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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 지도했던 포옛, 큰 그림 그린다…"전북 정체성 정립 중→ACLT 우승해 ACLE 진출" [방콕 인터뷰]

기사입력 2025.01.26 09:50 / 기사수정 2025.01.26 09:50



(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역대급 이룸값을 자랑하는 우루과이 출신 거스 포엣 전북 현대 감독이 지난 시즌 상처를 입은 구단의 점진적인 발전을 다짐했다.

지난 25일 태국 방콕 근교의 전북 선수단 숙소에서 만난 포옛 감독은 1시간 가량 열정적인 인터뷰로 전북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해 12월 전북에 부임한 포옛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로 전북 왕조 시절로의 복귀를 다짐했다. 전북은 1월 초 후아 힌에서 첫 전지 훈련을 시작했고 지난 23일 방콕으로 옮겨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선수 생활과 지도자 생활을 모두 경험한 포옛 감독은 이후 AEK아테네(그리스), 레알 베티스(스페인), 상하이 선화(중국), 지롱댕 보르도(프랑스),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칠레), 그리스 대표팀을 거쳐 전북 감독으로 왔다. 



포옛은 당장 이번 시즌 K리그1 우승을 장담할 수는 없다면서도 마이클 킴 디렉터와 함께 장기적으로 전북의 구단 정체성을 만들어가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하며 청사진을 그리는 중임을 알렸다.

이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2(ACLT)를 우승하고 싶다. 전북에게 없는 새로운 트로피를 안기고 싶다"며 "우리가 참여하는 대회가 여러 가지다. 다 우승에 도전해야 하지만, 이번에 주된 목표는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게 현실적인 팀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ACLT 우승팀에 주어지는 ACLE 티켓을 노렸다.

다음은 포옛 감독의 일문일답.

-전지훈련 성과와 선수들 몸 상태는 어떤가.

변화하는 걸 통제하려고 한다. 이전과 많이 다를 것이고 계획을 갖고 있고 매일 확인하면서 이것에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수들의 반응은 지금까지 환상적이다.

며칠 정도는 훈련이 힘들어서 선수들이 어려워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럽고 선수들의 자세에 만족한다. 좋은 점은 이제 우리가 서로 알고 어떤 계획을 세우더라도 쉬워질 거라는 점이다.



-힘든 훈련이 이어졌는데 목적은.

다시 최고가 되기 위해 훈련을 강도 높게 진행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 작년 성적이 좋지 않아서 하나만 바꾼다면 쉬울 것이다. 하지만 여러 요인이 있어서 부진했다고 생각한다. 우선 개선해야 할 점도 있지만, 다른 개선점도 많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건 그저 다음 달만 바라보고 하는 게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 발전해 나가는 점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우리가 원하는 건 기초 체력이다. 다른 파트는 경기장에서 보이는 점들이고 그것이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어느 구단은 3개월 정도면 되고 어떤 구단은 6개월이 걸릴 것이다. 저희가 원하는 수준 도달하기 위해선 구단마다 달라서 소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선수의 체력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강도 높게 운동하면서 큰 근육 부상이 없다. 나 개인적으로는 강도 높은지 잘 모르겠다.



-여러 나라에서 지도자 생활을 해봤는데 한국 선수들에게 보이는 특징이나 수준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기술이 뛰어나고 다른 구단에선 공격수와 수비수의 퀄리티 차이가 보였는데 전북은 포지션별로 퀄리티 차이가 크지 않다. 선수들이 훈련이나 연습경기 때 몰입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렇다고 지도했던 다른 팀이 좋지 않았다는 건 아니다.

소통도 잘 되고 있다. 선수들도 감독을 알아가려고 하고 나도 선수들을 알아가려고 한다. 외국인이기 때문에 통역에게 많이 의지하면서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통역이 연기를 해야 하고 그런 걸 강요하고 싶지 않다.

예를 들어 내가 화가 나서 세게 말해도 통역이 그만큼 세게 말하기를 원하진 않는다. 통역의 역할은 다르다. 통역이 하는 말만 들어도 선수들이 잘 알아들을 거라고 생각한다.

선수 개개인의 특성도 차차 알아가야 한다. 선수가 아닌 사람으로서의 한국인의 특성에 대해서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해하는 수준은 나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선수들은 수준이 너무 좋고 나쁜 말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좋은 캠프를 보내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2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경기 플랜이 나왔나.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뛴다. 지난해 감독이 리그 순위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13일(포트FC전)에 최고의 팀으로, 그리고 16일(K리그1 개막전)에 최고의 팀으로 나선다.

13일 챔피언스리그 경기는 완벽할 것이다. 변명이 없다. 변명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여기서 13일 7시 경기 이후 인천에 다음 날 오전에 떨어진다. 전주로 3시간 이동하고 오후에 도착한다. 토요일 훈련을 진행하고 일요일 경기를 한다. K리그 개막전이 문제다.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하면서 초반 일정이 촘촘해 누구를 선발로 선택할지 신중해야 한다. 13일 경기 때 6명 빼고 개막전에 뛰고 그렇게 고정적으로 숫자 변화를 생각할 수 없다.

초반부터 한 주에 2경기씩 치러야 해서 선발 명단을 잘 결정해야 하고 초반 경기에 결과를 내야 하는 필요성도 있다. 누구를 선발로 선택할지 많이 고민하고 있다.

가장 잘 준비된 선수를 내보내야 하겠지만 로테이션해야 하는 점도 있다. 종합적으로 본 다음에 13일 경기부터 선수 선택에 좋은 결정을 할 것이다. 13일 경기 결과가 좋으면 굳이 변화를 가져갈 필요가 없다. 결과가 안 좋으면 경기 상황, 플레이, 회복, 그리고 내 감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무조건적인 변화를 주는 게 아니라 종합적인 고려로 결정해 선수 선택을 할 것이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 중요해 피트니스 코치와 상의를 많이 해야 한다. 의견을 듣고 상의 후에 선수별로 상황을 고려해 멤버 구상을 할 것이다.



-전북이기 때문에 바로 우승을 바로 도전해야 하는데 압박감은 없나.

난 그런 압박감을 정말 좋아한다. 압박 없이 축구는 아무것도 아니다. 난 이기고자 하는 압박감을 좋아하지, 작년의 그런 압박감을 느끼고 싶지 않다.

좋은 점은 팬들에게 솔직할 거라는 것이다. 시즌 시작 후 2~3개월 지나야 뭐라고 말할 수 있지만, 계획은 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 우승에 도전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작년보다는 개선될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선수단에서 보강하고 싶은 포지션이 있다면.

마이클 킴 디렉터와 잘 협업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디렉터한테 선수를 요구하고 있다. 팀의 정신적인 측면이 작년에 안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손상된 점이 있다.

우리는 곧바로 선발로 뛸 수 있는 선수들을 원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주전급을 4~5명을 영입했는데 그것은 지난 시즌 선발과 비교해 절반 정도의 변화가 있다. 새로운 선수들의 아드레날린이 기존에 정신적으로 손상됐던 선수들을 케어하고 지난 시즌 기억을 잊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마이클 킴 디렉터와 선수 영입에 대해 경기장 밖에서 계속 일하고 있고 새로운 선수가 들어와서 안 좋았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을 기대하고 있고 그런 점에서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 난 여러 선수를 더 영입할 거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다음 주까지 챔피언스리그 명단을 제출해야 해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해 꾸준히 영입을 시도하고 있다.

어떤 포지션인지는 말하지 않겠다. 그렇게 말하면 영입하려는 쪽에서 이적료를 높게 부를 것이다. 함구하도록 하겠다.



-최근 K리그에선 성공한 외국인 감독이 많지 않은데 자신의 것에 집중할 것인가, 다른 환경을 분석할 것인가.

지금은 전지훈련이어서 100% 우리에 집중하고 있다. 연습 경기를 하는 상대도 어떤 시스템, 포지션을 갖고 있는지 분석을 크게 하지 않는다. 시즌에 들어가면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상대가 어떤 경기, 포지션을 하는지 봐야 한다.

개막이 다가오고 있으니 천천히 분석하고 있다. 포트 경기를 봤는데 이제 상대의 특성, 경기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이클과 구단의 게임 모델을 만들고 있다. 축구를 이해하는 방식이나 철학, 미래를 그려가고 있다. 이런 게 정착될 때가 내가 있을 때 혹은 다음 감독 때일 수 있다. 구단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외국인 감독이 나 혼자여서 내가 뭔가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도 한국 축구를 배워야 하고 돕고 싶다.

개인적으로 전북 선수 중 4~5명이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뛰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한국 축구의 판도를 바꾸려는 생각은 아니고 겸손한 자세로 배우겠다.

-선수단 운영에 대해 어떤 점을 중점을 두고 있나.

스태프들이 누가 좋고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우리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누가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선수 시절에도 선수단에 중요한 선수들, 중요하지 않은 선수들과 어떻게 소통했는지 알고 있다. 감독, 디렉터, 통역이 각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경기는 선수들이 만들어가기 때문에 선수들이 핵심이 될 것이다. 그런 부분에서 선수들을 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난 훈련시키고 설득시키고 준비시킨다. 하지만 결국 경기를 하는 건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매 경기가 다르고 매 행동이 경기 중에 다 다르다.. 수천 가지 행동이 벌어진다.

경기장 안에서 직접 판단해야 한다. 그런 부분을 설득시키고 이해시키려고 노력한다.



-K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할 팀들을 파악했나.

아직 안 했다. 그저 몇 경기만 봤다. 분석하지 않았다. 분석은 집중해서 파악하는 것이다. 그건 하지 않았다.

울산, 포항 등이 다른 팀과 어떻게 했는지 보긴 했지만, 분석하지 않았다. 선수 특성, 플레이 등을 집중해서 보지 않았다. 상대해야 하는 팀이어서 그래도 전반적으로 봤다.

지난해 서울과 울산 경기를 봤다. 0-0이었던 것 같은데 경기 속도가 전북과 울산전을 비교했을 때 같았다. 전북은 울산을 2-0으로 이겼다. 이는 리그 전반적으로 팀과 상관없이 템포, 강도가 비슷하다. 기술적인 부분도 평준화가 됐다.

그래서 디테일의 차이가 중요하다. 시스템, 조직력, 정체성, 특별한 선수들, 정신력이 그것이다.

-전북 최근의 상황을 보면 감독에 대한 상처가 커서 안정적으로 오랜 시간 한 명이 이끌어가길 바라는데.

흥미로운 질문이다. 난 충성심이 있다. 하지만 변화가 있었는데 그것은 축구의 일부분이다.

클럽 이름을 말하지 않겠다. 도중에 더 좋은 조건의 구단에서 좋은 제안을 했다. 어려운 결정을 했고 기존 구단에 남기로 했다. 2개월 후에 그 구단을 나오게 됐다.

뭐가 맞고 틀린 결정인지는 모른다. 아주 개인적인 일이다.

지금 전북에 와서 기쁘고 계약도 좋지만 그렇다고 전북이 제안한 금전적인 조건이 좋았던 게 아니다. 전북의 자부심을 보고 왔다. 런던에서 마이클 킴 디렉터, 이도현 단장과의 미팅이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전북을 골랐다. 이제 축구는 소통이 정말 중요하다.

서로 이해가 잘 되어야 행동하고 부차적인 설명 없이 일이 잘 돌아간다. 예를 들어 구단이 개막 하루 전에 9번 스트라이커를 말도 없이 진행하면 감독 입장에선 용납할 수 없다. 소통이 중요하다. 나쁜 소식이더라도 솔직하게 말해줘야 한다. 가끔 큰 제안이 오면 나쁜 소식이거나 힘들더라도 숨기지 말고, 바로 말해 주길 바란다.

그리스 대표팀에선 2년 계약이었다. 개인적으로 재계약을 하고 싶었는데 협회가 사단을 바꾸려고 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난 사단을 바꿀 수 없었다.

레알 베티스에선 구단과 소통이 잘되지 않았고 AEK아테네에서도 좋은 성과가 났지만, 회장이 작별을 전했다. 어쩔 수 없다. 나는 나고 다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다.

1~2년 있다가 자주 옮겼지만, 순전히 계약 문제다. 양쪽이 모두 원해야 하는 게 계약인데 때로 원하지 않아서 나갈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구단에서 결별을 통보했다. 계약 기간이 있지만 리스크를 감수하고 진행하는 것이다. 다년 계약을 해도 성적에 따라 또 달라진다.



-아시아 무대에서 전북의 경쟁력을 어떻게 보나.

난 ACLT를 우승하고 싶다. 트로피가 오면 리그, 코리아컵도 있고 챔피언스리그 트로피도 있는데 새로운 대회 트로피를 추가하고 싶다.

우리가 참여하는 대회가 여러 가지고 다 우승에 도전해야 하지만, 이번에 주된 목표는 다음 시즌 엘리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그게 현실적인 팀의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리그를 우승하길 원하지만, 작년에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고 여기서 바로 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건 쉽지 않다.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도전하겠다고 최선을 다할 거라고 말할 수 있다.

브라이턴에서 첫 감독직을 했을 때 첫 시즌 잔류를 목표로 하고 승격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수정해 갔다. 전북은 현실적으로 엘리트 리그 참가를 목표로 하고 리그 우승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들 수 있다. 다음 시즌에 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



사진=방콕, 김정현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 전북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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