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수많은 비판과 폭죽 난동도 손흥민을 막을 순 없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에 위치한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페이즈 7차전, 호펜하임과 맞대결에서 3-2로 승리했다.
1점 차 아슬아슬한 승리였다. 토트넘의 3골 중 혼자 2골을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끈 건 명불허전 '캡틴' 손흥민이었다.
엄청난 '대기록'이 작성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토트넘과 호펜하임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지난 9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10골 이상을 넣은 선수"라고 알렸다. 또 매체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선수 중 2016-2017시즌부터 매 시즌 10골 이상을 넣은 첫 선수가 됐다"고 밝혔다.
손흥민의 향후 유럽축구연맹(UEFA) 대회 득점은 곧 역사다. 스포츠 통계 매체 '옵타'는 "손흥민은 개인 통산 유럽 대회 29골을 득점했다.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 득점 2위인 가마다 다이치(14골)보다 두 배 이상 앞서는 기록이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UEFA 대회에서 득점할 때마다 아시아 축구사로 새로 쓰는 셈이다.
손흥민은 레버쿠젠 시절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3골을 넣었다. 이어 토트넘에서 챔피언스리그 15골, 유로파리그 10골, 콘퍼런스리그 1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손흥민의 이번 대기록 작성 과정에선 유독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팀의 역대급 부진과 이번 호펜하임전 선수단 숙소에서 새벽 폭죽 소음 방해가 있었다.
먼저 최근 토트넘은 직전까지 연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2경기 7승 3무 12패 승점 24를 기록, 15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03-2004시즌 14위 이후 최저 성적으로 마칠 위기에 처했다.
토트넘은 승리가 간절한 상황이었다. 단단히 각오를 마친 후 호펜하임 원정을 왔다. 그런데 숙소 밖에서 폭죽이 터지기 시작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잠을 잘 수 없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23일 "토트넘 선수단이 호펜하임과 유로파리그 경기를 앞두고 새벽 2시 호텔 밖 불꽃놀이 때문에 방해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약 5분 동안 폭죽은 계속 터졌다. 소수 멤버들은 이런 상황에도 잠을 이어서 잤다. 그러나 대다수는 수면 방해를 받았다. 구단 관계자들은 원정팀이 올 경우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한다"며 토트넘이 홈팬들의 '무력 시위'에 고통받았음을 알렸다. 한편으론 홈팬들이 치졸한 직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호펜하임 팬들의 '무력 시위'도 손흥민을 막을 수 없었다. 승리에 목말라하는 팬들을 위해 잠을 설치고도 두 골이나 넣어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손흥민의 득점은 모두 중요한 순간에 터졌다. 전반 22분 토트넘이 상대 공격 수비 후 역습을 시작했다. 제임스 매디슨이 로빙 패스로 침투를 시도하는 손흥민에게 공을 넘겼다. 손흥민은 이를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선수 맞는 등 행운도 섞였지만 어쨌든 토트넘이 2-0으로 여유있게 앞서가는 득점이 됐다.
손흥민의 추가골은 상대 추격 의지를 무너뜨렸다. 후반 32분 상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공을 잡았다. 개인 드리블로 상대 수비 압박을 벗겨낸 후 왼발로 슈팅했다. 그대로 골대 안으로 들어가 3-1로 다시 점수 격차를 벌렸다.
최종 스코어는 3-2였다. 한 골 차이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멀티골이 없었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손흥민은 호펜하임전 선발 출전해 멀티골을 기록했다. 후반 33분까지 총 78분 활약 후 교체됐다.
당연히 '최고의 선수' 또한 손흥민이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8.9를 매겼다. 양 팀 통틀어 최고점이었고 실제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또한 손흥민에게 평점 8.7을 줬다. 물론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점수였다.
세부 기록을 살펴보면 슈팅, 패스 모두 일품이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경기 슈팅 정확도 67%를 보여줬다. 또 상대 페널티박스에서 9번 공을 잡았다. 드리블 성공률은 33% 기록했다.
결정력 만큼 패스에 흠이 없었다. 손흥민은 25번 패스를 시도해 24번 성공, 96% 성공률을 드러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번 호펜하임전 양 팀 통틀어 가장 높은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손흥은 올 시즌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이번 경기전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카라바오컵(리그컵) 1골, 유로파리그에서 1골을 기록 중이었다. 여기에 호펜하임전 멀티골로 자신의 시즌 10호골을 기록했다. 지나달 열린 AS로마(이탈리아)와의 페널티킥 득점 이후 한 달 만에 터진 유로파리그 득점이었다.
손흥민 덕분에 토트넘은 유로파리그 토너먼트 16강 직행 가능성이 높아졌다.
토트넘은 이번 호펜하임전 결과로 4승 2무 1패(승점 14)가 되면서 6위로 뛰어올랐다. 리그페이즈의 마지막 8차전까지 앞으로 1경기 남았다.
최종 순위 8위 안으로 마감하면 토트넘은 16강에 직행할 수 있다. 8위 안에 들지 못하더라도 9~24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 티켓은 확정지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반드시 8위 이내 진입을 해야한다. 토트넘은 지금 부상병동으로 일정 추가는 부담스럽다.
토트넘은 23일 기준으로 브레넌 존슨, 크리스티안 로메로, 데스티니 우도기, 도미니크 솔란케, 벤 포스터, 굴리엘모 비카리오, 미키 판 더 펜, 로드리구 벤탕쿠르, 티모 베르너, 윌송 오도베르, 이브 비수마, 파페 마타르 사르까지 공식 부상자만 12명이다. 전력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2경기가 추가되면 절망적인 일정이 된다. 반드시 토너먼트 직행 티켓을 손에 넣어야한다.
일단 토트넘이 드디어 승리했다. 또 손흥민의 득점포도 터졌다. 최고의 사기충전 요소다.
토트넘은 이제 다시 리그에 집중할 시간이다. 토트넘은 다가오는 26일 오후 11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레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 365 SCORES / 데일리 메일 공식 사이트 캡처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