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투수 김택연이 지난 24일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근한 기자) 두산 베어스 '19살 괴물 신인왕' 투수 김택연이 입단 2년 차 시즌 준비에 나선다.
김택연은 신인왕 도전을 위한 조언에 대해 "계단의 끝이 어딘지 모르고 달려야 한다"라는 의미 있는 말을 건넸다.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 단정 짓지 않고 야구 선수로서 성장에만 매진하는 김택연이라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김택연은 2024년 데뷔 시즌부터 자신의 진가를 증명했다.
그는 시즌 중반 마무리 보직을 맡아 18년 만에 고졸 신인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종전 기록 16세이브)를 달성했다. 2024시즌 60경기(65이닝)에 등판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 2.08, 78탈삼진, 31볼넷, WHIP 1.26으로 맹활약했다.
당연히 2024년 신인왕은 김택연 몫이었다. 2022년 정철원 이후 2년 만에 베어스 출신 신인왕으로 올라선 김택연은 2025시즌 연봉 1억 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는 고졸 2년 차 최고 연봉 타이기록(2021시즌 KT 위즈 소형준)이다. 게다가 김택연은 366.7% 연봉 상승으로 베어스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인상률 신기록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7년 김재환의 300%(5000만원→2억원)였다.
이렇게 행복한 비시즌을 보낸 김택연은 지난 24일 2025시즌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길에 올랐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오른 것 자체가 또 영광이고, 항상 내 자리는 없다는 생각 아래 경쟁에 임하려고 한다. 또 입단 동기 7명이 함께 1군 캠프로 떠나서 더 의미 있고 신기하다. 모두 다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2025시즌 신인 투수 홍민규가 1군 캠프에 합류하면서 김택연은 입단 2년 차에 투수조 막내에서 탈출했다.
김택연은 여전히 자신이 막내라고 생각하며 홍민규를 돕겠다고 강조했다.
김택연은 "(홍)민규가 왔어도 계속 내가 막내라고 생각하면서 도와주고 함께 움직이려고 한다. 민규에게 모든 걸 맡겼다가 실수한다면 내가 혼나야 한다. 물통도 호주 캠프에서는 2개라 같이 들어줄 것"이라며 "민규가 쉬는 날에 무얼하냐고 물어봐서 푹 쉰다고 답했다. 훈련 첫 턴을 하면 아마 힘들어서 못 나갈 거다(웃음). 또 나중에 쉬는 날 동물원에 다 같이 가자고 말했다"라며 미소 지었다.
김택연은 신인왕에 도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김택연은 "너무 신인왕 목표만 바라보고 가면 자기 걸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먼저 열심히 해야 한다. 또 결과를 보지 말고 달리는 게 중요한 듯싶다. 자기가 달리는 계단의 끝이 어딘지 모르고 달리는 게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목소릴 높였다.
김택연은 구단 기록을 갈아치운 자신의 연봉 인상률에 대해서도 방심하지 않겠단 뜻을 거듭 밝혔다.
김택연은 "한 번 연봉이 올랐다고 계속 오르는 게 아니다. 내년에도 더 오를 수 있도록 방심하지 말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 불펜 투수는 3년 동안 계속 잘하는 게 어렵다는 얘기가 많더라. 2년 차 징크스 이런 것도 생각 안 하려고 한다. 똑같이 1년 차 시즌이고 항상 경쟁해야 한단 마인드로 캠프 훈련에 임할 것"이라고 입술을 굳게 깨물었다.
김택연의 이번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는 스플리터 장착이다. 김택연은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속구 구위를 살릴 결정구로 스플리터를 선택했다.
김택연은 "일단 스프링캠프로 가서 스플리터를 많이 던질 계획이다. 구단에서 트랙맨 장비를 가져가기에 데이터를 보면서 조금씩 수정하려고 한다. 스플리터를 원할 때 던질 수 있고, 존 안과 바깥으로 뺄 수 있는 정도만 되도 속구와 시너지 효과가 확실히 클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택연에게 스플리터 영감을 준 선수 가운데 한 명은 야마모토 요시노부(LA 다저스)다. 김택연은 야마모토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에게 스플리터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었다.
김택연은 "개인적으로 야마모토 선수의 스플리터를 유심히 살펴봤다. 일본 투수들은 스플리터를 던지는 방법도 확실히 다르다고 느껴졌다. 일본 투수들과 훈련하고 돌아온 (이)영하 형한테도 조언을 구했다. 지난해 발라조빅 선수에게도 그립을 물어봤고, 이번에 새로 오는 외국인 투수들에게도 조언을 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년 차 시즌 김택연이 가장 바라는 건 건강한 풀타임 시즌이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면 세이브왕 경쟁 기회도 올 수 있다는 게 김택연의 자신감이다.
김택연은 "지난해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다 보니까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깨달았다. 올해도 결국 안 다치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세이브는 나 혼자뿐만 아니라 모든 팀원이 도와줘야 이룰 수 있는 기록이다. 물론 풀타임 시즌을 뛰면서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세이브 타이틀에 도전할 기회가 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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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