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의 절친이자 상대하기 가장 어려웠던 잉글랜드 국가대표 풀백 카일 워커가 이탈리아 무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AC밀란은 2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밀란이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된 임대로 맨체스터 시티의 축구선수 카일 워커를 영입하게 됐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맨체스터 시티로부터 워커를 임대 영입했다는 소식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이탈리아 축구 기자 잔루카 디 마르지오에 따르면, 워커의 임대는 일단 올 시즌까지이며 선택적 구매 옵션이 포함돼 있다. 구매 시 이적료는 500만 유로(약 75억원)다.
워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녕하세요! 밀란 팬 여러분. 밀란과 계약해 기쁘고 자랑스럽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구단이자 어린 시절부터 팔로우했던 구단이다. 합류하게 돼 영광이며 밀란 유니폼을 입고 빨리 일을 시작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난 내 커리어의 새 챕터와 이탈리아에서 내 가족과의 여정을 시작하길 정말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기장 안팎에서 나를 도와준 모든 분들에게 엄청난 감사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1990년생인 워커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2010년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2015년 여름 바이엘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 손흥민과 함께 두 시즌을 치르며 절친한 사이였던 그는 2017년 맨시티로 이적했다.
워커는 맨시티에서 무수히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이번 시즌까지 맨시티에서 319경기를 소화했고 프리미어리그 우승 6회, 그리고 2022-2023시즌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을 포함 총 17개의 트로피를 얻었다.
또한 워커는 '탈토트넘'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도 꼽힌다.
'탈토트넘'은 말 그대로 토트넘을 떠난 선수들이나 감독들을 묶어 지칭하는 말인데, 일반적으로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인물들이 토트넘에서 이적한 뒤 우승을 차지하는 경우 조명된다.
워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준수한 피지컬로 상대 빠른 공격수를 막아 세워 프리미어리그 내 최고의 풀백으로 손꼽혔다. 첼시 시절 프리미어리그를 정복했던 에당 아자르는 물론 팀 동료에서 적으로 워커를 상대했던 손흥민도 상대하기 어려운 수비수 중 한 명으로 꼽았다.
손흥민은 지난해 11월 유튜버 '감스트' 채널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직접 상대해 본 프리미어리그 선수 중 가장 어려웠던 수비진 4명을 정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손흥민은 이에 앤디 로버트슨, 버질 판데이크(이상 리버풀) 티아구 실바(당시 첼시), 그리고 워커를 꼽았다.
워커에 대해 손흥민은 "내 한때 동료였던 워커를 꼽았다. 너무 대단했고 같은 팀에 있었을 때 너무 좋았다. 다 뺏어주고 공격수에게 잘 전달해 줘서 너무 좋았다. 상대편으로 뛰다 보니 너무 힘들다. 붙을 때마다 재밌는 상황이 연출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워커에게도 결국 에이징 커브가 왔다. 나이를 먹어 스피드를 비롯한 전체적인 기량이 떨어진 워커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은 물론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선발로 출전하기 힘들어졌고, 축구 내적으로 부진을 겪는 와중에 외부에서 불륜으로 인한 사생활 논란까지 터지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에 힘들어하던 워커는 결국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이적을 요청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워커가 자신의 커리어 막바지에 해외에서 뛸 수 있는 선택지를 찾아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는 2년 전 우리가 트레블을 달성한 뒤에도 이적을 요청한 바 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워커를 원했지만, 구단에서 받은 제안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워커가 없었다면 지난 몇 년 동안 맨체스터 시티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그는 우리에게 없던 것을 더해줬다.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며 워커를 치켜세웠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워커는 이제 해외로 떠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나는 마음이 이곳(맨체스터 시티)에 있는 선수들과 뛰는 것을 더 선호한다. 워커는 새 팀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그가 수년간 우리를 위해 해준 일들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워커와의 이별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이후 워커의 이적은 빠르게 진행됐다. 풀백을 찾고 있던 이탈리아의 명문 밀란이 워커에게 접근했고, 합의도 빠르게 이뤄졌다. 영국 방송사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워커는 24일 밀란에 도착해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고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하루 만에 공식 발표가 나왔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AC밀란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