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두산 곽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근한 기자) 2024년 두산 베어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유일하게 시즌 내내 생존했던 소년가장이 있었다. 바로 '토종 우완 에이스' 곽빈이었다. 데뷔 첫 다승왕 등극에도 곽빈은 2024년을 되돌아봤을 때 너무 외롭고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2025년 곽빈은 외롭지 않아야 한다.
곽빈은 2024시즌 30경기(167.2이닝)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 4.24, 154탈삼진, 76볼넷, WHIP 1.30, 퀄리티 스타트 17차례를 기록했다. 곽빈은 2023시즌(12승)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달성으로 베어스 토종 에이스로서 위치를 확고히 했다.
무엇보다 곽빈은 2024시즌 홀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두산은 2024시즌 초반부터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 등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했다. 거기에 최승용, 최준호 등 토종 선발 영건까지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곽빈에 쏠리는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곽빈은 2024시즌 종료 뒤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발탁돼 쉬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다.
지난 24일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지난해 정말 감사한 시간을 보냈지만, 솔직히 외롭고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수들이 빠지고 혼자 있을 때 나까지 무너지면 안 된단 생각에 너무 힘들었다"며 "끝나고 보니까 동료들끼리 같이 잘했다면 우리 팀이 더 높이 올라갔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컸다. 지난해보다는 올해 덜 외로울 것"이라며 고갤 끄덕였다.
곽빈의 기대대로 두산은 2025시즌 새 외국인 선발 투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현직 메이저리그 선발 자원이었던 좌완 콜 어빈과 함께 또 다른 좌완 잭 로그까지 합류해 두산 선발 로테이션을 꽉 채울 계획이다. 거기에 최승용과 최준호 등 젊은 선발 자원들까지 최상의 컨디션으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곽빈은 "훈련소를 다녀와서 비시즌 운동할 시간이 촉박했는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 이제 지난해 다승왕 결과는 잊고 다치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스프링캠프에 나서려고 한다"며 목소릴 높였다.
26일 오후 서울 신천동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 시상식'에 참석한 두산 곽빈이 승리상 수상 소감을 전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두산 곽빈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항상 곽빈의 발목을 잡는 건 기복 있는 투구였다. 특히 경기 초반 제구 불안은 곽빈에게 가장 큰 숙제다.
곽빈은 "제구가 결국 문제다. 김지용 코치님이 지난해 '한 경기에 볼넷 3개를 주면 아웃 카운트 3개를 잡을 기회를 날린 거고 6이닝 던질 걸 5이닝밖에 못 던지는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공감이 갔다. 쓸데 없는 볼을 줄여야 한다"며 "투수가 유리한 1회에 항상 자신감이 있는 편인데 내 마음대로 공이 안 들어간다. 겁을 먹어서 볼넷을 주는 게 아니라 존으로 던지고 싶은데 안 들어가는 거라 나도 정말 답답하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도 해법을 찾아가야 하는 게 프로의 숙명이다. 곽빈은 후배인 이의리(KIA 타이거즈)와도 한 시간 넘게 통화하면서 제구 개선 해결책을 고민하고 있다.
곽빈은 "우리 팀에선 투구 메커니즘을 얘기하는 파트너가 (최)원준이 형이다. 원준이 형이 이번에 미국 트레이닝 센터를 다녀오면서 정말 많은 걸 배웠더라. 호주에 가서도 더 많이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며 "이의리 선수와도 1시간 넘게 영상 통화를 하면서 야구 얘길 나눈다. 약간 제구가 없는 투구 유형이 비슷하다 보니까 서로 잘 맞는다(웃음). 이의리 선수도 야구 연구를 정말 많이 하더라. 후배인데도 보고 배울 점이 많다"라며 전했다.
곽빈은 2025시즌 다승왕 2연패보다는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 소화를 다시 목표로 꼽았다. 그리고 2026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에 대한 욕심도 내비쳤다.
곽빈은 "다승왕 관련한 올해 목표는 없다. 그저 선발 로테이션만 안 거르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다면 다른 좋은 결과를 따라올 것"이라며 "2025시즌을 잘 마치고 내년 WBC 출전 욕심도 당연히 있다. 2년 전 WBC 대회에서 안 좋은 결과로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엔 최고의 전력으로 임해서 한국 야구 인기를 다시 올릴 수 있는 결과를 만들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를 위해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두산 곽빈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고아라 기자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포스트시즌'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곽빈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인천공항, 고아라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