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황인범과 배준호의 뒤를 이어 '대전의 아들'로 불리는 유망주 윤도영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들과 연결되고 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윤도영을 노리는 구단들은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클럽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 애스턴 빌라다.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22라운드 기준 브라이턴은 리그 9위, 빌라는 8위에 위치해 있다.
높은 공신력을 자랑하는 글로벌 스포츠 언론 '디 애슬레틱' 소속이자 브라이턴 관련 소식에 정통한 앤디 네일러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매체를 통해 "브라이턴이 한국의 유망주 윤도영 영입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네일러는 "윤도영은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K리그1 대전 하나(대전하나시티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며 "그는 19경기에 출전해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또한 9월 아시안컵 예선에서 20세 이하(U-20) 대표팀 소속으로 4경기에 출전해 2골을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도영은 1월 이적시장이 열리고 강원FC를 떠나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한 양민혁과 함께 한국에서 미래가 밝은 유망주로 평가된다"며 "브라이턴은 종종 미래를 위해 1월 이적시장을 통해 전 세계의 젊은 선수들을 영입한다"고 덧붙였다.
영국의 일간지 '미러'는 브라이턴 외에도 빌라가 윤도영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뒀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브라이턴과 애스턴 빌라가 윤도영을 영입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최근 몇 주 동안 윤도영의 이적 가능성을 두고 논의가 이뤄졌다"며 "윤도영의 에이전트가 애스턴 빌라 훈련장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대전하나시티즌 유스인 충남기계공고 출신 윤도영은 날카로운 왼발과 드리블 돌파 능력이 장점인 측면 공격수다. 지난해 1월 대전과 준프로 계약을 맺었고, 5월 울산HD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하면서 구단 최연소 출전 기록을 경신하며 이름을 알렸고, 전반기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여준 덕에 지난 8월 17세의 나이에 구단과 프로 계약을 체결했다.
연령별 국제 대회에서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17세 이하(U-17) 대표팀 시절 변성환 현 수원 삼성 감독의 지도 아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에서 4골을 터트리며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고, 이어진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세 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대표팀에 발탁돼 2025 AFC U-20 아시안컵 예선에서 2골을 넣는 등 한국의 전승 본선 진출에 기여하며 또다시 재능을 입증했다. 소속팀과 국제 무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이 매 시즌 상위권을 위협하는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이 윤도영에게 관심을 보인 배경이다.
작년 여름 토트넘에 입단한 양민혁이나 최근 벨기에 명문 헹크로 이적한 포항 스틸러스 출신 김명준에 이어 또 다른 재능이 해외 구단, 그것도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윤도영이 곧장 브라이턴이나 빌라로 직행하는 것이 괜찮은 선택이 될지는 의문이다.
브라이턴과 빌라가 윤도영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은 데에는 그만큼 윤도영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다는 이유가 있겠지만, 윤도영이 당장 브라이턴이나 빌라에서 출전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토트넘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양민혁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한 '수준 차이'를 떠나 브라이턴과 빌라에는 뛰어난 측면 자원들이 포진하고 있어 윤도영에게 기회가 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현재 브라이턴의 오른쪽 측면에는 솔리 마치, 얀쿠바 민테, 브루얀 그루다 등이 주전과 후보를 오가며 경쟁 중이고, 브라이턴이 기대하는 유망주 파쿤도 부오나노테는 레스터 시티에서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고 있다.
또한 윤도영의 이적설은 전한 네일러의 말처럼 브라이턴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유망주들을 영입해 이른바 복권처럼 '긁어보는' 팀으로 유명한데, 이런 이유로 윤도영이 브라이턴에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 브라이턴에서 기회를 받지 못했던 몇몇 유망주들과 같은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빌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윤도영은 빌라로 이적할 경우 모건 로저스, 도니엘 말런, 에밀리아노 부엔디아 등 프로 경력이 풍부한 선수들과 경쟁해야 한다. 또한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양쪽 측면에 중앙 미드필더 출신들을 배치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어 윤도영처럼 전문 측면 공격수들이 살아남으려면 더욱 튀어야 한다.
당장 지난해 K리그에서 12골 6도움을 기록하며 역대급 데뷔 시즌을 보낸 양민혁조차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곳이 프리미어리그다. 심지어 양민혁의 소속팀 토트넘은 손흥민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 공격진이 부상으로 사실상 전멸한 상태임에도 적응 등을 이유로 양민혁을 아직 기용하지 않고 있다.
물론 곧장 프리미어리그 구단으로 이적하면 시야도 넓어지고 배울 점들이 많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경험의 측면을 고려한다면 같은 대전 출신 선배인 배준호(스토크 시티)처럼 하부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뒤 더 높은 무대를 노리는 것도 충분히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윤도영은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2006년생으로 18세, 즉 '나이가 깡패'인 시기라는 점에서 경험을 축적할 기회와 시간이 많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박지성과 손흥민 등 유럽에서 성공 가도를 열어젖힌 전현직 스타플레이어들도 중간 단계를 거쳤다. 박지성은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을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갔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 등 독일 구단에서 활약한 뒤 토트넘에 2015년 입단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