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시즌 롯데 자이언츠의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베테랑 내야수 노진혁(왼쪽)과 김민성.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작년에는 경쟁에서 밀렸다. 그래도 필요한 시기가 있을 거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2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대만으로 출국했다. 25일부터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장에서 다음달 21일까지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롯데는 1차 스프링캠프에 투수 20명, 포수 5명, 내야수 9명, 외야수 7명 등 총 41명의 선수들을 데려간다. 신인 중에는 1라운드에 지명된 좌완 영건 김태현과 박세현, 포수 박건우와 박재엽이 대만행 비행기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내야수 중에는 기존 주전 선수들 외에 2025 시즌을 앞두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전민재,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한태양, 2년차 이호준 등이 눈에 띈다.
반면 베테랑들은 대만이 아닌 국내에서 몸을 만든다. 1989년생 노진혁, 1988년생 김민성은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1군에서 나란히 부진했던 가운데 2025 시즌을 앞둔 내야진 경쟁에서 한 발 밀린 모양새다.
김태형(오른쪽)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군 스프링캠프지 대만으로 출국하기에 전 주장 전준우와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김태형 감독은 출국에 앞서 "(야수 쪽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젊은 선수들을 더 보고 싶었다. 노진혁, 김민성은 지난해 다 봤던 선수들"이라며 "두 사람은 어떻게 보면 작년에 경쟁에서 밀렸고, 본인들 자리를 찾지 못했다. (다른) 젊은 선수들은 바로 자리를 잡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노진혁은 지난해 73경기 타율 0.219(137타수 30안타) 2홈런 13타점 OPS 0.604의 성적표를 받았다. 김민성도 35경기 타율 0.200(70타수 14안타) 2홈런 8타점 OPS 0.678에 그쳤다. 리그 전체에 타고투저 경향이 강했던 점을 고려하면 타격에서는 두 사람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반면 젊은 야수들의 성장은 두드러졌다. 2002년생 나승엽은 121경기 타율 0.312(407타수 127안타) 7홈런 66타점 OPS 0.880으로 단숨에 롯데 주전 1루수를 꿰찼다.
2000년생 고승민은 120경기 타율 0.308(481타수 148안타) 6홈런 87타점 OPS 0.834의 성적을 기록, 단숨에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발돋움했다.
나승엽, 고승민 모두 2024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전급'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과감하게 기회를 부여했고, 두 사람이 나란히 유망주 껍질을 깨뜨렸다.
김태형 감독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2025 시즌 중 기회를 줄 만한 젊은 야수들의 잠재력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전민재, 이호준, 한태양 등이 후보다. 반대로 당장 노진혁, 김민성의 팀 내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다만 144경기의 긴 레이스를 잘 치르기 위해서는 베테랑들의 힘이 분명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진혁, 김민성이 겨우내 어떻게 몸을 만들었느냐에 따라 다음달 23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치르는 2차 스프링캠프 합류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태형 감독은 "노진혁, 김민성은 그래도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항상 필요할 때가 있다"며 "지금은 (1차 스프링캠프를) 같이 가는 것보다 2군에서 천천히 큰 그림을 그리면서 몸을 만들 때다"고 설명했다.
또 "일단 (1차 스프링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을 조금 더 지켜보고 판단한 이후에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캠프 때 다시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