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1사 1루 한화 주현상이 키움 김혜성의 타구를 병살 처리 후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주현상이 지난 시즌의 활약을 보상 받았다. 무려 1억 4000만원 상승, 투수 전향을 하지 않았다면 야구를 그만뒀을 수도 있다고 말했던 주현상은 이제 한화 투수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가 됐다.
한화는 지난 21일 2025년 재계약자 59명 대상 연봉 협상을 완료했다. 주현상은 지난해 연봉 1억 1000만원에서 127.27%인 1억 4000만원이 인상되며 2억 5000만원에 사인했다. FA 선수와 외국인 선수, 군보류 선수를 제외한 선수 중 노시환(3억 5000만원)에 이은 연봉 2위, 투수 중에서는 1위에 자리했다.
29일 오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한화 주현상이 역투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2015 2차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4순위 지명을 받고 내야수로 입단한 주현상은 2015년 개막전이었던 3월 28일 목동 넥센전, 김태균의 대주자로 처음 1군 무대를 밟았다. 수비는 3루를 봤고, 타석에서도 들어섰으나 초구 뜬공으로 돌아섰다. 그리고 데뷔 시즌 103경기에 나서며 나름대로 기회를 받았으나 타율 0.210. 이듬해에는 1군 출전 15경기에 그쳤다.
그리고 투수 전향을 결심한 주현상은 2021년, 자신의 두 번째 데뷔전을 치렀다. 4월 8일 인천 SSG전, 13-0으로 앞서있던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데뷔 등판 상대는 '빅리그 출신' 추신수. 주현상은 과감하게 직구를 던졌고, 추신수도 배트를 돌렸다. 결과는 중견수 뜬공. 이날 주현상은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투수로서의 1군 커리어를 시작했다.
18일 오후 충북 청주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9회초 한화 주현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주현상은 투수 데뷔 첫 해인 2021시즌부터 43경기 50⅓이닝을 소화하며 마운드 적응을 끝냈다. 평균자책점 3.58, 2승2패, 4홀드로 의미있는 기록도 남겼다. 2022시즌에도 49경기 55⅓이닝을 소화하며 꾸준히 경기에 나섰고, 평균자책점은 6.83을 기록, 1패, 3홀드와 1세이브를 올렸다.
그리고 주현상은 2023시즌 투수로서 한 단계를 더 올라선다. 55경기 59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96을 작성, 2승2패 12홀드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홀드를 기록했다. 한화 불펜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시즌이 끝난 뒤 주현상의 연봉은 5800만원에서 1억 1000만원으로 90%가 올랐다.
주현상이 등판하는 시점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점점 더 중요한 순간으로 바뀌었고, 그는 압박감이 점차 가중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보란 듯이 이겨냈다. 시즌 초반 클로저였던 박상원의 부진으로 마무리 중책을 맡게 된 주현상은 기다렸다는 듯 어려움 없이 경기를 끝내고 팀의 승리를 완성했다.
지난해 주현상은 65경기에 나서 71⅓이닝을 소화, 8승4패, 2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한화에서는 2019년 정우람(26세이브) 이후 5년 만에 나온 20세이브 이상 기록.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0.84로 1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리그에서 유일하게 0점대를 기록했고, BB/9(경기당 볼넷 허용) 1.01, 피안타율 0.206 등 세부 지표에서도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가 됐음을 실감할 수 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주현상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지난 22일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한 주현상은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겼는데, 결혼을 하고 나서부터 연봉이 많이 오른 것 같아서 뿌듯하고 좋다. 그만큼 책임감도 생긴다"고 소감을 전했다.
비시즌에는 류현진과 함께 일본 오키나와에서 몸을 만들었다. 주현상은 "12월에 바로 대전에서 운동을 시작했고, 1월에 현진이 형이랑 같이 운동했는데, 여태까지 비시즌에 운동한 것 중에 제일 많이 한 것 같다"고 돌아본 그는 "준비는 잘 된 것 같다. 캠프에서도 잘 준비해서 좋은 시작을 하고 싶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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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