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SSG 랜더스가 음주운전 전과 논란 속에 선임된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을 철회했다. 자진 사퇴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 반발 여론에 떠밀려 KBO 징계 결론 전 상황을 정리한 분위기다.
SSG 구단은 24일 박정태 퓨처스 감독 자진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SSG 구단은 박 감독과 관련 사항으로 면담을 진행했고 팬, 선수단, KBO리그 등 다각적인 부분에 대한 고심 끝에 박 감독의 자진 사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은 지난해 12월 31일 SSG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됐다. SSG 구단은 선임 당시 "박정태 퓨처스 감독이 선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선수별 육성 솔루션을 제시하고, 투지와 끈기의 육성 문화를 선수단에 불어넣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선임 뒤 음주운전 논란에 다시 휩싸였다. 박 감독은 2019년 1월 음주운전, 시내버스 기사 운전 방해 및 운전자 폭행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박 감독의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 전과가 드러나 더 큰 여론의 질책이 쏟아졌다. KBO는 2022년 음주운전 관련 처벌 강화 차원에서 상벌 규정을 개정해 면허정지시 70경기 출장정지, 면허취소시 1년 실격처분, 2회 음주운전시 5년 실격처분, 3회 이상 음주운전시 영구 실격처분 제재를 부과한다.
이렇게 음주운전 논란뿐만 아니라 박 감독은 SSG 구단주 보좌역 겸 육성 총괄로 선임된 추신수와 외삼촌-조카 관계라는 점까지 논란을 빚었다. SSG 구단은 추신수 구단주 보좌와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 시점에 대해 이례적인 공식 해명을 하면서 친인척 논란 불씨를 꺼뜨리고자 했다.
결국, KBO는 1월 세 차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박 감독을 두고 소급 적용 징계를 검토했다. KBO는 2022년 KBO리그 복귀를 시도하던 강정호를 두고 세 차례 음주운전 전과를 들어 선수 계약 승인을 하지 않았다. 강정호는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2016년 세 번째 음주운전에 적발됐다. 당시 KBO는 야구 규약 제44조 제4항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선수와의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들었다.
KBO는 박정태 퓨처스 감독에도 음주운전 관련 징계를 검토했다. 1월 말까지 KBO 징계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SG 구단이 먼저 박 감독 자진 사퇴 소식을 알리면서 KBO도 고민을 덜었다. KBO 징계 발표를 앞두고 일부 다른 구단의 반발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선 강정호 사례를 고려해 박정태 감독 징계에도 동일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단 논리였다.
결국, SSG 구단은 애초 논란이 클 수밖에 없었던 박정태 퓨처스 감독 선임으로 더 큰 혼란에 휩싸였다. 당장 25일부터 시작하는 퓨처스팀 스프링캠프 훈련을 앞둔 가운데 선수단을 이끌 감독을 급하게 새로 선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편, 박 감독은 구단을 통해 "선임 이후 팬분들과 야구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으로 복귀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와 관련된 문제로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드리고 싶지 않다. 향후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 자진 사퇴의 변을 알렸다.
SSG 구단도 "이번 퓨처스 감독 선임과 관련해 팬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향후 구단은 KBO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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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