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방콕, 김정현 기자) "앞으로 그랬듯이 계속해서 나는 운동장에서 달릴 것이다. 나를 믿어주는 분들한테 이제 보답을 해드려야죠."
지난 24일(한국시간) 태국 방콕 근교의 전북 구단 숙소에서 만난 최철순은 살이 이전보다 빠진 모습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포옛 감독의 강훈에 체지방이 약간 빠졌다고 했다.
1987년생으로 올해 38세가 되는 최철순은 지난 2006년 전북 입단 이후 어느 덧 열아홉 번째 시즌을 맞이했다. 상주 상무(2012~2014)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전북에서만 뛴 그는 3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최철순은 전북 통산 497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전북 왕조 시절을 함께 한 장본인으로 리그 우승만 무려 아홉번을 달성했다. 특히 두 차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2006, 2016)도 함께 하며 전북의 왕조DNA를 간직한 장본인이다.
지난 2024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지며 위기를 맞았던 전북은 거스 포옛 감독 선임으로 다시 왕조 도약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최철순 역시 30대 후반의 베테랑이지만, 새 시즌에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활약을 예고했다.
다음은 최철순의 일문일답.
-체지방 관리가 촘촘하다고 들었는데 이전과 비교하면 어떤가.
나는 조금 빠졌다. 원래 (체지방이) 많은데 원래 계속 유지하려고 했다. 나는 체중 같은 경우에는 스무 살 때부터 70kg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 괜찮았다. 체지방이 좀 있는 편인데 체지방으로 재니까 빨간색(위험) 정도까지는 아니고 그나마 다행히 노란색 정도에 있다.
-30대 후반이어서 체지방 관리가 더 힘든 것 같은데.
힘들긴 하다. 스태프들이 신경도 써주시는 것 같다. 빼기 어렵다는 거를 더 잘 아시는 것 같다. (감독님도) 워낙 경험이 많다 보니 그런 것도 이야기해 주시고 저희가 ‘서른 후반부터는 그래도 빼기 힘드니까 그래도 조절해야 한다’ 그런 느낌으로 들었다.
-훈련에서 조절해 주기도 하는지.
훈련은 똑같이 시키신다. 나도 똑같이 (다른 선수들처럼) 다 하고 있다. 나는 너무 좋은 것 같다.
-처음 경험해 보는 감독님인데 어떤 스타일인가.
엄청 꼼꼼하고 섬세한 스타일 같으시고 내가 여기에 엄청나게 오래 있었지만, 상당히 성실하신 것 같다. 아침에도 일찍 나오신다. 내가 제일 일찍 나오는데 나보다 더 먼저 움직이시는 분은 거의 처음 보는 것 같다.
-보통 오전 훈련이 있을 때 몇 시에 일어나나.
나는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 내가 방 쓰고 있는 (강)상윤이가 많이 불편할 거다. 내가 거의 6시~6시 반 정도 일어난다. 또 일찍 자는 편인데 상윤이도 그나마 일찍 자는 편이어서 그나마 괜찮은 것 같다.
(강상윤과 방 쓰니) 너무 좋더라. 나이가 30대 후반임에도 불구하고 (강)상윤이한테 배우는 것도 있다. 요즘 어린 선수들이 몸 관리를 엄청 잘 한다. 옛날 선수들보다 확실히 몸 관리를 잘하는 것 같다.
-강상윤에게 배운 점이 있다면.
운동 시작하기 전에 꼭 스트레칭이나 보강 훈련을 하고 운동한다. 또 아침에 일어나서 약도 잘 챙겨 먹는 것 같다. (영양제도 그런가?) 그렇다. 잘 챙겨 먹는다. 나는 와이프가 잘 챙겨줘서 상윤이 먹을 때, 같이 먹고 있다.
-2006년 전북 입단 후 전북에서 20년 가까이 몸담고 있다.
좋은 것 같다. 힘들 때도 있었지만, 믿음이라는 걸 주는 것에 대해 나는 되게 행복한 선수인 것 같고 항상 나를 믿어주시는 구단이라든지, 팬들이라든지 가족들 모두 되게 고마움을 많이 느끼고 있다. 또 힘들 때 그런 믿음이 많이 생각나는 것 같다.
-이 팀에 계속 남아야겠다는 믿음을 받은 순간이 있다면.
계약해 주실 때 그런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웃음) 나는 항상 전주성을 찾아오시는 팬들이 사이드에서 응원해 주시는 소리가 가끔 들리는데 그럴 때 '아, 내가 이 팀에 있기를 자 했다'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좋은 축구를 많이 보여드리고 싶은데 아직 그렇게 못하는 게 좀 많이 아쉬운 것 같다.
-입단 후 가장 어려웠던 시즌을 보냈다. 돌아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쉽지 않았던 시즌이었던 것 같다.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고 사람들도 많이 바뀌고 그 안에서 또 축구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다 고생을 많이 한 것 같다.
그래도 빠르게 구단에서 겨울에 정리를 해서 올 시즌을 준비할 수 있도록 마련해주셔서 올 시즌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보답해 드려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오랜 시간 전북에 있었던 만큼 현재 선수단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점이 있다면.
내 생각만 말씀드리자면 운동장에서 더 파이터 기질이 있는 선수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많이 아쉬워하고 경기에 대해서 만족하기보다 ‘어떻게 더 발전해야 될까’ 이렇게 생각하는 선수들이랑 또 경기장에서 싸워줄 수 있는 그런 선수들, 그런 조화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
꼭 공을 잘 차는 선수만이 아닌 뛰어주고 희생해 주고 헌신해 주는 그런 선수들까지 조화를 잘 맞춰야 팀이 아마 강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 선수단에서 그런 기질이 제인 보이는 선수는.
옛날 선수긴 하지만 (김)태환이가 제일 파이팅넘치는 선수다. 또 (박)진섭이라든지 되게 성실한 (한)국영이라든지 이렇게 성실한 선수들이 엄청 많다. 그런 선수들이 팀에 엄청나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많이 생각하고 있다.
이제 진짜 (득점을) 해결해 주는 선수만 만들어진다면 훨씬 더 좋은 시너지가 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지난 시즌 N팀(B팀)을 경험하면서 계속 1군에만 있는 선수는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작년에 엄청난 고생도 많이 했고 마음의 상처도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될지 고민도 많이 했고 그렇게 했는데 올해 들어오니까 기회가 이렇게 와서 전지훈련도 오게 됐다. 내가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 다 보여 드리고 힘닿는 데까지 다 쏟는 게 마지막 목표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재계약 이후 그런 상황을 맞아 아쉬움이 있었나.
그래도 믿음을 받으면서 축구하고 싶은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겠다고 생각하고 준비를 했는데 그런 점에서 많이 아쉬웠다. 앞으로 그랬듯이 계속해서 나는 운동장에서 달릴 것이다. 나를 믿어주는 분들한테 이제 보답을 해드려야죠.
-B팀으로 뛰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2에 참가하며 새로운 첫 대회를 우승할 기회도 있다.
항상 준비하고 있다. 작년에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이 올라가려고 어떻게든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것도 하나의 대회로서 선수들에게 되게 중요한 커리어가 될 거고 앞으로도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함을 잃지 않고 경기장에 나가서 보여드리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모습인 것 같다.
-올 시즌 개인 목표는.
최대한 운동장에 많이 나가는 게 목표다. 항상 매년 10경기씩 목표로 잡고 있긴 하지만, 그걸 넘어설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고 정말 잘 해보고 싶다. 올해 또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경기력으로 믿음을 보답할 수 있게 내가 노력해야 될 것 같다.
-팀은 어떤 목표로 준비하고 있나.
일단 새 감독님께서 새로운 축구를 만들고 계시니까 그거에 대해 많이 도움을 드리려고 하고 있다. 선수들이 감독님을 믿고 저희가 그런 감독님의 축구에 많이 응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이 우리가 밑에 있었으니까 다시 그걸 발판 삼아 올라갈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전북 팬들에게 한 마디한다면.
일단 전주성에 많이 찾아 주셔서, 항상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저희 좋은 선수 많으니, 축구를 즐겨주셨으면 좋겠고 나 같은 경우 믿음에 보답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전북 제공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