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이 2골을 터트리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손흥민은 24일(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에 위치한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TSG 1899 호펜하임과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전반 22분, 후반 32분 멀티골을 터뜨려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3분 만에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추가골은 손흥민이 맡았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매디슨이 중앙선 부근에서 투입한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을 때렸고, 볼은 몸을 던진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왼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시즌 9호골이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들어 호펜하임의 공세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고, 결국 후반 23분 안톤 스타흐의 추격골이 터지면서 호펜하임은 토트넘을 한 골 차로 압박했다.
도망가는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손흥민의 발끝이 또 한 번 반짝였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고 윌 랭크셔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토트넘은 후반 43분 호펜하임의 다비드 모크와에게 실점하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고 원정에서 3-2 승리를 챙겼다.
호펜하임전 승리로 4승2무1패, 승점 14로 6위가 된 토트넘은 16강 토너먼트 직행에 더욱 가까워졌다. 호펜하임은 1승3무3패, 승점 6으로 28위에 머무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UEFA는 이번 시즌부터 주관하는 클럽대항전 방식을 변경했다. 이전처럼 그룹을 나눠 조별리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 본선 진출 36개 팀을 포트로 분류한 뒤 무작위로 추첨해 8개팀과 홈앤드어웨이 승부를 통해 토너먼트에 직행하는 팀들을 나눈다. 36개팀들 중 1위부터 8위까지만 토너먼트로 직행한다. 9위부터 2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고, 그 아래 12팀은 탈락한다.
프리미어리그에 비중을 둔 토트넘은 1.5군으로 유로파리그에 임하면서 9위에 머물러있었으나 이날 승리로 6위까지 뛰어오르며 토너먼트 직행 가능성을 높였다.
경기가 끝나고 이날 2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을 승리로 이끈 손흥민에게 온갖 칭찬이 쏟아졌다. 특히 손흥민은 이날 프리미어리그 최초의 기록까지 작성했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밤 손흥민이 2골을 넣으면서 그는 지난 9시즌 동안 모든 대회에서 10골 이상 넣었다"라며 "2016-17시즌 이후 모든 대회에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한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됐다"라고 밝혔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데뷔 시즌인 2015-16시즌을 제외하고 나머지 9시즌 동안 모두 10골 이상 터트렸다.
프리미어리그에선 8시즌 연속 10골 터트렸다. 올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이 6골이라 잔여 경기에서 4골 이상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에서도 9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게 된다.
손흥민이 9시즌 연속 10골 이상 터트린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됐다는 건 그의 놀라운 충성심과 꾸준함을 보여준다. 다른 선수들이 중간에 다른 리그로 떠나거나 부상과 부진 등으로 기록을 이어가지 못하는 동안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꾸준히 득점을 터트리며 프리미어리그 최고 기록까지 작성했다.
팬들도 대기록을 작성한 손흥민에게 칭찬을 쏟아냈다.
이들은 SNS에서 댓글을 통해 "오늘 손흥민의 두 번째 골은 그의 폼이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좋지 않은 감독 밑에서 뛰면서 온갖 비난을 받았지만 훌륭한 기록을 세웠다", "제대로 활용하면 손흥민은 골을 넣는 기계이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에게 너무 무례했다. 폼은 일시적이지만 그의 클래스는 영구적이다"라고 밝혔다.
올시즌 손흥민은 힘겨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19경기에서 6골 6도움을 기록 중이고, 모든 대회에서 28경기 10골 7도움을 올렸다.
두 자릿수 득점에 프리미어리그 공격포인트도 10개를 넘겼지만 손흥민의 활약이 저조하다고 생각한 팬들은 그에게 온갖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 20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이 0-1로 뒤진 전반 중반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패스를 잡아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허무한 슛으로 동점 기회를 놓쳤다.
이후 손흥민을 17세 공격수 마이키 무어로 바꾸라는 요청이 적지 않았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20일 "무어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 이 10대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골에 기여했다.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돼 결국 졌지만 두 번이나 득점 과정에 관여하며 격차를 2-3으로 줄였다"며 쿨루세브스키의 후반 막판 첫 번째 만회골에 무어가 관여한 것도 주목한 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 대신 무어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팬들은 "무어가 선발로 나와야 한다", "무어는 항상 포스트 근처에 있어서 흐른 공을 줍는다. 손흥민은 있어야 할 때 절대 없다"는 등 무어가 선발로 뛰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손흥민은 호펜하임전 멀티골로 비판을 침묵시켰다. 손흥민이 호펜하임전을 시작으로 남은 경기에서도 많은 득점을 기록해 팬들의 지지를 되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