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엄상백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이제는 '한화 이글스' 엄상백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 지금껏 가져왔던 책임감과는 또 다를 책임감. 엄상백은 이번 시즌 목표로 자신이 도달한 적 해본 적 없는 숫자를 얘기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지난 22일 시즌 준비를 위해 1차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출국을 앞두고 만난 엄상백은 "아직 뭔가 얼떨떨하기도 하고, 실감이 나지는 않는 것 같다. 훈련하면서 계속 지내다 보면 '아 내가 이제 여기에 소속됐구나' 느낄 것 같다"고 전했다.
2024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엄상백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34억원, 연봉 총액 32억 5000만원, 옵션 11억 5000만원 등 최대 78억원에 한화와 계약하며 이적했다. 지난해까지 통산 305경기 764⅓이닝을 소화 45승44패, 28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4.82를 기록했고, 2024시즌에는 개인 최다 156⅔이닝과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의 성적을 냈다.
엄상백 영입 당시 한화는 "구단 내부적으로 선발투수 뎁스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져 빠르게 영입을 결정하고 움직일 수 있었다"며 "엄상백의 합류로 기존 선발진과의 시너지는 물론 젊은 선발자원의 육성 계획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엄상백이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이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할 시즌, 엄상백은 이번 겨울 "평상시와 똑같이 하려고 노력은 했는데, 아무래도 이사도 다니고 해야 하다 보니까 그 전보다는 조금은 떨어지게 한 것 같다. 그래도 캠프를 원래 가던 것보다 열흘 정도 일찍 가서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모든 게 새롭다. 엄상백은 새 팀에서 새 유니폼을 입고, 새 홈구장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엄상백은 "설렘도 있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그 걱정을 덜어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항상 매년 똑같다. 항상 걱정인데, 경기를 하다 보면 그 걱정이 해소되고 그렇게 한 시즌이 끝나고, 또 시즌을 시작하고 반복하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엄상백과 심우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한화는 엄상백의 영입으로 보다 안정된 선발진 구축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한화에서 규정 이닝을 소화한 투수는 메이저리그에서 KBO리그로 복귀한 류현진이 유일했다. 문동주가 111⅓이닝으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던졌으나 시즌 초반과 막바지 부상 여파로 신인상을 받았던 2023시즌보다 경기수와 이닝수가 적었다.
한화가 선발 엄상백에게 기대하는 부분은 명확하고, 엄상백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엄상백은 어느 정도 해야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첫 번째로 이닝을 많이 던져야 할 것 같다. 승이라는 건 던지다 보면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닝을 많이 먹으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묻자 엄상백의 답은 "작년만큼은 던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150~160이닝 정도가 되지 않을까"였다.
꾸준함이 곧 무기다. 엄상백은 "먹는 것도 조절을 해야 하고, 웨이트 트레이닝도 많이 해야 한다. 캠프 때는 일찍 일어나고, 밥도 국내에서 먹는 것과 달라서 체중이 제일 많이 빠지는 것 같다. 4kg 정도는 그냥 빠지더라. 시즌 때 되면 입맛도 없고, 안 먹게 되더라. 체력이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먹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화가 엄상백을 영입한 건 2025 FA 시장이 열린 뒤 가장 먼저 내야수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의 계약을 맺은 바로 그 이튿날이었다. KT 위즈에서 한화로 동시에 이적. 두 선수가 같은 팀에서 같은 팀으로 나란히 팀을 옮기는, 흔치는 않은 장면이다. 엄상백은 "여태까지 우리가 해오던 야구라는 게 있지 않나. 그걸로 우리를 영입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해왔던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한화 이글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멜버른으로 출국했다. 한화 엄상백과 심우준이 출국 수속을 밟고 있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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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