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김민재를 떠나보낸 뒤 한국 선수를 다시 영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던 구단이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여서 이번 손흥민 이적설도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나폴리 사령탑인 안토니오 콘테 감독과 이미 한솥밥을 먹은 인연도 있다. 나폴리 입장에서도 손흥민을 데려올 수 있다면 그라운드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적지 않은 영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나폴리는 영입 1순위 후보가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남부까지 먼 거리를 날아와 뛸 수준급 선수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나폴리가 선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다.
나폴리가 영입 대상으로 우선 찍은 선수 역시 같은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매체가 나폴리의 손흥민 구애 작전을 주장해 화제다.
이탈리아 매체 '울티메 칼치오 나폴리'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손흥민은 나폴리 영입 리스트에 있다. 나폴리는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대체자를 알아보고 있다"며 "손흥민의 놀라운 이적도 제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깜짝 놀랄 만한 주장이다. 크바라츠헬리아와 손흥민의 주포지션이 왼쪽 날개로 겹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PSG)로 떠난 크바라츠헬리아의 공백을 손흥민이 채운다는 예상은 쉽게 하긴 어렵다.
일단 나폴리는 PSG에서 7000만 유로(1060억원)의 이적료를 받아 장전해 놓은 상태다.
당장 왼쪽 날개 보강이라는 숙제가 떨어진 상황에서 같은 포지션의 손흥민이 영입 대상자에 오른 것이다.
'울티메 칼치오 나폴리'는 "콘테 감독이 시즌 초 나폴리가 세리에A 선두에 오를 것이란 확신이 없었지만 바로 이길 수 있는 팀은 원했다"며 "하지만 콘테 감독이 원했던 선수가 모두 나폴리에 온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나폴리는 이탈리아 최고 명장인 콘테 감독을 데려온 뒤 선수 보강에서 심혈을 기울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드필더 스콧 맥토미니, 첼시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프리미어리그를 떠나 나폴리 유니폼을 입었다. 이탈리아 국가대표인 토리노 수비수 알레산드로 부온조르노도 나폴리에 합류했다.
하지만 출혈도 심했다. 지난해 여름 세리에A 득점왕 출신 빅터 오시멘이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로 떠났다. 크바라츠헬리아도 PSG도 떠났다.
매체는 이어 "콘테는 왼쪽 날개 빈 곳을 손흥민으로 대체하려는 미친 생각을 갖고 있다"며 "나폴리도 적절한 공격수를 공격수를 최단 시간 내에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이름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인 토트넘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2024-2025시즌 도중 두 차례 당한 허벅지 뒤근육 부상으로 프리미어리그 4경기를 건너뛰는 악재를 맞은 가운데 전체적인 골결정력도 떨어졌다는 평가다.
탈장 수술 뒤 컨디션을 회복한 지난 시즌엔 17골 10도움을 기록하고 웃었으나 이번 시즌엔 하락세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8경기 6골 6도움을 기록하는 중이다.
특히 지난 20일 에버턴과의 원정 경기 직후엔 많은 비판을 받았다. 토트넘이 0-1로 뒤진 전반 중반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패스를 잡아 결정적인 일대일 기회를 잡았지만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허무한 슛으로 동점 기회를 놓쳤다.
이후 손흥민을 17세 공격수 마이키 무어로 바꾸라는 요청이 적지 않다.
영국 매체 TBR풋볼은 20일 "무어의 여정은 이제 막 시작에 불과하다. 이 10대 선수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골에 기여했다.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돼 결국 졌지만 두 번이나 득점 과정에 관여하며 격차를 2-3으로 줄였다"며 쿨루세브스키의 후반 막판 첫 번째 만회골에 무어가 관여한 것도 주목한 뒤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 대신 무어가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손흥민 클래스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플레이메이커로 보직을 바꿨나란 생각이 들 만큼 다양한 침투패스로 답답한 토트넘 공격의 물꼬를 트고 있다.
사실 공격수가 골을 넣을 수도 있고 놓칠 수도 있다. 손흥민이 득점에 실패하면 바로 이슈가 되는 게 요즘 토트넘 팬들의 자화상이다.
콘테 감독은 지난 2021년 10월 위기의 토트넘을 구하기 위해 부임, 2021-2022시즌 4강 안으로 팀을 이끌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도록 했다. 해당 시즌 손흥민도 생애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라 골든 부트를 받았다.
다음 시즌인 2022-2023시즌에도 초반 승승장구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인 2023년 2월부터 문제가 생겼다. 팀의 경기력 자체가 급추락하면서 FA컵에서 2부 구단에 패하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하위권 구단에 참패하는 등 팀이 급격히 가라앉았다.
콘테 감독은 2023년 3월 A매치 기간에 이탈리아로 가더니 토트넘 구단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콘테 감독이 A매치 기간에 도망치듯 나왔고 그에게 감사를 표시하는 선수들이 잘 보이질 않았음에도 손흥민은 SNS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A매치 기간 중 "감독님 사임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이후 콘테 감독이 1년여 공백기 거쳐 잡은 나폴리에서 월드클래스 측면 공격수가 이적을 선택하자 손흥민이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소식이 나온 것이다.
다만 나폴리가 손흥민을 영입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즌 중반이어서 주장을 맡고 있는 손흥민이 다른 팀으로 갈 이유가 전혀 없다. 런던에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로 가는 것도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그림이다.
연봉도 손흥민은 180억원에 달하는데 나폴리 입장에선 크바라츠헬리아 판매로 돈을 벌었다고 해도 구단 내부적으로 굉장히 비싼 액수다.
물론 손흥민 영입에 성공할 경우, 마케팅 가치가 뛰어나 나폴리에 입단한 이후 유니폼 등 구단 용품이 적지 않게 팔릴 것으로 보여 연봉 보전이 가능할 순 있다.
나폴리는 수비수 김민재를 데리고 있다가 지난 2023년 7월 이적료 5000만 유로에 바이에른 뮌헨으로 내다판 뒤 또 다른 한국 선수 영입을 위해 노력했다.
이강인과 황인범 등이 나폴리 지역 신문에 등장했다. 한국 선수들의 기량이 좋고, 스폰서 확보 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나폴리는 아르헨티나 국가대표인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맨유에서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적료도 5000만 유로를 책정했다.
다만 가르나초가 나폴리로 가고 싶어할지는 의문이다. 런던 연고 첼시가 뛰어들었기 때문에 나폴리로 가지 않을 확률이 높아진 상태다.
레프트윙 포지션이 계속 비게 되면 꼭 올 겨울이 아니어도 나폴리가 손흥민을 완전 배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연합뉴스 / 토트넘 홋스퍼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