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설영우의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가 네덜란드의 명문 PSV 에인트호번에 무릎을 꿇었다.
박지성,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에 이어 유럽 최고의 별들이 경쟁하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진출을 꿈꾸던 국가대표 풀백 설영우는 즈베즈다의 토너먼트행 실패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블라단 밀로예비치 감독이 이끄는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22일(한국시간) 스타디오 라지코 미틱에서 열린 PSV와의 2024-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7라운드에서 전반전에만 세 골을 실점한 뒤 후반전 두 골 따라갔지만 2-3으로 석패했다.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전체 31위로 떨어진 즈베즈다는 승점 3점을 추가해도 토너먼트 플레이오프권인 24위 안에 들지 못하게 되면서 다음 경기인 BSC 영 보이즈전의 결과와는 관계없이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승점 3점을 낚은 PSV는 순위표 16위까지 올라섰다. 아직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토너먼트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실하게 가까워진 PSV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특례 혜택을 받은 설영우는 최근 기초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PSV전에 선발 출전해 후반 26분 교체되어 나오기 전까지 71분여간 활약했다.
즈베즈다는 4-2-3-1 전형을 사용했다. 옴리 글레이저가 골문을 지켰고 설영우, 우로시 스파이치, 나세르 지가, 우로시 카비치가 백4를 구축했다. 티미 엘시니크와 라데 크루니치가 허리를 받쳤고 네마냐 라돈지치, 마르코 이바니치, 실라스가 2선에서 최전방의 셰리프 은디아예를 지원했다.
PSV도 4-2-3-1 전형을 꺼냈다. 왈테르 베니테스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마우루 주니오르, 올리비에 보스칼리, 라이언 플라밍고, 리처드 레데스마가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조이 페이르만과 예르디 스하우턴이 3선에 배치됐다. 노아 랑, 휘스 틸, 요한 바카요코가 뤽 더용과 함께 공격을 책임졌다.
전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PSV는 경기 초반부터 즈베즈다를 거세게 압박한 끝에 전반 17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세비야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PSV로 돌아온 구단의 레전드이자 베테랑 공격수 더용이 선제골을 뽑아내 팀에 리드를 안겼다.
전반 17분 페이르만이 코너킥에서 차 올린 공을 더용이 장기인 헤더로 마무리하면서 즈베즈다의 골망을 흔들었다. 더용이 골문과 꽤나 먼 거리에서 헤더를 시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즈베즈다 수비수들은 키가 190cm에 육박하는 더용의 공중 폭격을 막지 못했다.
전반 23분에도 더용의 헤더가 다시 한번 즈베즈다 골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반대편 코너킥에서 틸이 찬 공이 골문 쪽으로 향했고, 자리를 정확하게 잡은 더용이 머리로 이 공을 가볍게 돌려놓으며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즈베즈다는 좀처럼 반격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2선의 이바니치와 최전방의 은디아예가 분투했으나 소득이 없었다. 앞서 전반 13분 은디아예가 시도한 한 번의 슈팅이 전부였다.
수비도 PSV의 세트피스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전반 43분 플라밍고가 한 골을 더 추가해 즈베즈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앞서 더용의 선제골을 도왔던 페이르만의 날카로운 킥이 즈베즈다 골문 쪽으로 향했고, 글레이저 골키퍼가 공을 펀칭으로 걷어냈으나 멀리 가지 않았다. 이 공이 떨어지기 전 페널티지역 끝자락에 있던 플라밍고가 호쾌한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해 PSV 골문 상단 구석에 꽂아넣었다.
전반전부터 세 골을 실점하면서 패색이 짙어진 즈베즈다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러나 즈베즈다의 반격은 후반전부터 시작됐다.
PSV의 퇴장 변수가 반격의 시작이었다. 후반 5분 PSV의 세 번째 득점을 터트렸던 플라밍고가 라돈지치를 막는 과정에서 반칙을 범했는데, 이것이 완벽한 득점 기회였다고 판단한 주심은 비디오판독(VAR) 끝에 플라밍고에게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적 우위를 점한 즈베즈다는 2선 공격수들을 앞세워 반격을 시도했다. 몇 차례 날카로운 역습 끝에 후반 26분 마침내 만회골을 만들어냈다. 공격에 가담한 지가의 크로스가 문전으로 침투하는 은디아예에게 정확하게 배달됐고, 은디아예가 노 마크 찬스에서 침착한 헤더로 연결해 한 골 만회했다.
즈베즈다는 설영우와 실라스를 대신해 안드리야 막시모비치와 브루노 두아르테를 투입해 공격의 고삐를 당겼고, PSV는 베셀 쿤을 내보내 수비를 강화, 굳히기에 나섰다.
즈베즈다가 한 골 차로 추격했다. 후반 32분 이바니치가 코너킥에서 올린 공을 지가가 강력한 헤더로 이어가 즈베즈다의 두 번째 골을 터트렸다. 격차가 한 골로 좁혀지자 다급해진 PSV는 레데스마를 릭 카스드로프로 교체해 다시 한번 수비에 교체카드를 투자했다.
즈베즈다는 후반 38분 밀손을 내보내며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PSV는 아르만도 오비스포와 리카르도 페피 교체로 맞섰고, 결국 즈베즈다는 한 골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패배하고 말았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1승만 거둔 즈베즈다는 이번에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시즌 6패째를 기록했다. 즈베즈다는 오는 30일 BSC 영 보이즈와의 챔피언스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게 목표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