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의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선수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KIA는 22일 "2025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45명 중 투수 김사윤을 제외한 44명과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투수 곽도규, 윤영철, 황동하, 포수 한준수는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기록하게 됐다. 김도영은 팀 내 비 FA 재계약 대상자(외국인 선수 제외) 중 최고 연봉자가 됐다.
이번 연봉 협상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건 역시나 '정규시즌 MVP' 김도영이다. 김도영은 2024시즌 141경기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40도루 143득점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새 역사를 써 내려갔다. 4월 KBO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를 시작으로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KBO리그 역대 3번째 3할-30홈런-100타점-100득점, 단일 시즌 최다 득점 등 여러 기록을 만들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제 몫을 다했다. 5경기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홈런 5타점 3득점의 성적을 남겼으며, 5경기 동안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KIA는 그런 김도영에게 4년 차 최고 연봉을 안겼다. 김도영은 지난 시즌 연봉(1억원)보다 4억원 인상된 5억원에 계약을 완료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4년 차 연봉 최고액으로, 종전 4년 차 연봉 최고액인 2020년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당시 키움 히어로즈)의 3억 9000만원보다 1억 1000만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지난해 KIA 불펜의 한 축을 책임진 곽도규는 3300만원에서 무려 263.6%가 인상된 1억 2000만원에 사인해 구단 역대 투수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양현종(1억 2000만원→4억원), 2024년 최지민(3000만원→1억원)의 233.3%였다.
2023년 5순위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곽도규는 2024시즌 71경기 55⅔이닝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으로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4이닝 2승 무실점으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클로저' 정해영은 2024년 2억원에서 80% 오른 3억 6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끝냈다. 지난해 53경기 50⅔이닝 2승 3패 1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49를 올렸으며, 2024년 4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2세 8개월 1일의 나이로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종전 임창용 23세 10개월 10일)을 경신했다.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면서 '동일 구단 부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정해영의 아버지인 정회열 동원대 감독은 1993년 해태(현 KIA)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해 아들 정해영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황동하의 인상률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3500만원을 받은 황동하는 올해 1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4월 말부터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했으며, 25경기 103⅓이닝 5승 7패 평균자책점 4.44로 시즌을 마쳤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이 아닌 불펜투수로 2경기 등판해 1⅓이닝 무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김태군과 함께 안방을 책임진 한준수도 높은 인상률을 찍었다. 5000만원에서 180% 오른 1억 4000만원에 사인했다. 2018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한준수는 2024시즌 115경기 287타수 88안타 타율 0.307 7홈런 41타점 출루율 0.351 장타율 0.456으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KIA는 올겨울 경쟁균형세(샐러리캡)를 고려해 무리한 투자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통합 우승이라는 성과를 낸 만큼 최대한 많은 선수들의 가치를 인정하고자 했다. 재계약을 끝낸 44명 중 연봉이 인상된 선수는 33명, 동결된 선수는 6명, 삭감된 선수는 5명이다.
◆KIA 2025시즌 주요 연봉 재계약 대상자 현황
-김도영: 2024년 1억원→2025년 5억원, 400%
-곽도규: 2024년 3300만원→2025년 1억 2000만원, 263.6%
-황동하: 2024년 3500만원→2025년 1억원, 185.7%
-한준수: 2024년 5000만원→2025년 1억 4000만원, 180%
-김도현: 2024년 3500만원→2025년 9000만원, 157.1%
-최원준: 2024년 2억 2000만원→2025년 4억원, 81.8%
-정해영: 2024년 2억원→2025년 3억 6000만원, 80%
-전상현: 2024년 1억 7000만원→2025년 3억원, 76.5%
-박찬호: 2024년 3억원→2025년 4억 5000만원, 50%
-조상우: 2024년 3억 4000만원→2025년 4억원, 17.6%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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