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최근 일본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구보 다케후사(24)을 향한 일부 발렌시아 팬들의 인종차별성 발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속팀인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는 곧바로 성명서를 냈다.
레알 소시에다드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발렌시아 팬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퍼부은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성명문을 시작했다.
이후 "우리는 그런 발언들은 발렌시아 클럽 전체를 대표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축구와 스포츠 안에서 경멸적이고 모욕적이며 증오를 조장하는 팬들은 용납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경기가 끝난 후 즉시 라리가 사무국에 이런 점을 고발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발생할 경우 즉시 고발 처리할 것이다. 모두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성명문을 마무리했다.
이번 사건은 레알 소시에다드가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메스타야의 에스타디오 데 마스타야에서 열린 발렌시와와의 2024-2025 라리가 20라운드에서 0-1로 패배한 경기 도중 일어났다.
경기 도중 교체 투입을 준비하던 구보 다케후사와 안데르 바레네체아(23)를 향해, 경기장을 찾은 발렌시아의 일부 관중이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이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관중석에서 구보를 향해 "치노(아시아인 모두를 중국인으로 가리키는 인종차별적 언어)! 눈이나 뜨고 뛰어! 너는 중국인이야!"라고 외치는 말이 들린다.
일본인 국가대표 출신 선수에게 중국인이라고 하면서 눈이 작은 아시아인의 특징을 꼬집은 전형적인 인종차별적 언어를 내뱉은 것이다.
또 영상에는 공격수 바레네체아에게도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적인 단어가 담긴 언어를 내뱉는 과격한 발언이 그대로 담겼다.
이 외에도 바스크 지방 출신인 미드필더 오야르사발에게는 "ETA(바스크 민족 독립을 주장하던 단체, 무력시위를 하기도 했다) 놈! 폭탄범 XX! 그러면서 스페인에 빌붙어 사냐! 폭탄이 터져 네 머리가 터졌으면 좋겠어!" 라고 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 같은 행위가 알려지면서 발렌시아 구단 역시 구단 SNS를 통해 "이러한 행동은 축구장 안이든 밖이든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협회가 내리는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의 서포터 중 누구라도 이러한 발언을 하는 것이 확인 된다면 엄격한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인의 전 소속팀이기도 한 발렌시아의 팬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 화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바로 2년 전, 발렌시아 팬들이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해 "원숭이"이라고 외쳐 논란이 됐다. 인종차별 행위를 한 발렌시아 홈 팬 3명은 지난 해 6월 스페인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과 2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한 때 이강인의 전 소속팀인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함께 뛰었던 동료이자 친구 사이이던 구보는 일본 축구가 가장 기대하는 핵심 공격 자원 중 하나이다.
이강인과 구보는 각각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아시아 축구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선수라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다.
구보는 지난 2022년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에 입단해 데뷔 시즌 리그에서만 35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자리를 꿰찼다. 또 9골과 4도움을 기록 소시에다드의 공격 에이스로 부상했다.
2023-2024시즌엔 시즌 41경기 출전했고 7골 5도움을 올렸다. 이 시즌 말에는 잠시 후보로 밀린 기간도 있었다. 이번 시즌에는 2024-2025시즌 20경기 4골 0도움을 기록 중이다.
레알 소시에다드 역시 2024-2025 라리가 정규 순위 7위에 안착하며 순항 중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 패배를 통해 시즌 성적 8승 4무 8패 승점 28점에서 머무르게 됐다.
이에 반해 올 시즌 부진으로 리그 취하위였던 발렌시아는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시즌 3번째 승리를 거두며 최하위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홈 팬들의 이러한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한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며 추후 리그에서의 여러움은 계속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