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9회말 KIA 정해영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에도 정해영에게 마무리투수를 맡길 것으로 보인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근 엑스포츠뉴스와의 통화에서 "(마무리투수에 관해) 틀 자체를 깨고 싶진 않은 것 같다. 지난해의 틀에서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밝혔다.
2020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정해영은 2021년부터 팀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했다. 데뷔 첫 시즌을 포함해 통산 271경기 259⅔이닝 18승 22패 13홀드 121세이브 평균자책점 2.81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해 4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2세 8개월 1일의 나이로 KBO리그 최연소 100세이브 기록(종전 임창용 23세 10개월 10일)을 경신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즌 31세이브로 이 부문 1위에 오르면서 데뷔 후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수상했다. 팀의 통합 우승에 힘을 보태면서 '동일 구단 부자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만들기도 했다. 정해영의 아버지인 정회열 동원대 감독은 1993년 해태(현 KIA)의 주전 포수로 활약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고, 지난해 아들 정해영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KIA 정해영이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키움 히어로즈가 2024 스프링 캠프를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키움 조상우가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통합 2연패를 바라보는 KIA는 올해에도 정해영의 활약에 기대를 건다. 다만 고민이 한 가지 있었다.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조상우가 합류하면서 KIA로선 둘 중 누구를 마무리투수로 활용할지 결정해야 했다.
KIA는 지난해 12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키움에 내주면서 조상우를 영입했다. FA(자유계약)로 떠난 장현식(LG 트윈스)의 공백을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1994년생 우완투수인 조상우는 상인천중-대전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3년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1군 통산 343경기 419⅓이닝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 평균자책점 3.11의 성적을 남겼으며, 군 전역 후 첫 시즌이었던 지난해에는 44경기 39⅔이닝 1패 9홀드 6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마크했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8회초 2사 만루 KIA 정해영이 삼성 이재현을 내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시킨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포수 김태군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24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이범호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일단 사령탑은 변화를 주지 않을 생각이다. 이 감독은 "정해영 선수가 우리 팀에서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만큼 이 틀 자체를 깨고 싶진 않은 것 같다"며 "그 틀을 깨면 조상우 선수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고, 정해영 선수도 기분이 좀 그럴 수 있다. 투수코치와 상의한 뒤 진행하겠지만, 웬만하면 큰 틀은 바꾸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해영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서는 좀 더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는 게 사령탑의 이야기다. 이범호 감독은 "좋은 투수들이 많고, 필승조로 쓸 수 있는 선수가 많다. 그 선수들이 부상 없이 차근차근 과정을 밟아가면 상황별로 좀 더 유리한 선수를 활용하고, 뒤로 갈수록 타자들에게 유리한 투수를 체크하면서 선수를 기용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감독은 "마무리투수를 제외하면 6~8회에는 상황에 맞게 투수를 써야 한다"며 "우선 미국에 가서 조상우 선수가 던지는 걸 봐야 하고, 다른 투수들의 상태도 지켜봐야 한다. 시범경기에 들어가는 시점부터 어떻게 투수진을 꾸릴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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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