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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GP우승한 페텔의 독주, 언제까지 지속?

기사입력 2011.10.17 07:32 / 기사수정 2011.10.17 10:4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올 시즌 포뮬러 원(이하 F1으로 표기) 16번째 라운드인 코리아 그랑프리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즌 9승을 올리며 올 시즌 월드챔피언에 등극한 세바스티안 페텔(24, 독일, 레드불레이싱)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조심스럽게 이변도 점쳐졌다. 결선이 열리는 16일, 전남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 소나기가 잠시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다. 또한, 전날 열린 예선에서 폴포지션을 차지한 이는 페텔이 아닌 루이스 해밀턴(26, 영국, 맥라렌)이었다.

해밀턴은 14일 열린 연습주행에서도 가장 좋은 기록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다. 반면, 페텔은 예선 2위를 기록하며 올 시즌 13번째 폴포지션을 놓쳤다. 페텔은 올해 무려 12번 폴포지션을 차지하며 이 부분 역대 1위인 14회(나이젤 만젠 : 영국)에 근접해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도 '기우'에 불과했다. 결선에 나선 페텔은 첫 바퀴에서 순식간에 선두인 해밀턴을 추월했다.

초반 스타트에 대해 페텔은 "스타트는 완벽하진 않았다. 처음에 출발하고 포메이션을 잡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래서 맥라렌(해밀턴) 뒤에서 시작했는데 긴 스트레이트 구간 달릴 때 레이스와 격차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주행구간에서 앞서나간 페텔은 이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초반부터 치고나가 독주를 펼치는 페텔의 레이스가 이번 대회에서도 진행됐다. 올 시즌 10승을 올린 페텔은 개인통산 F1 그랑프리 20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페텔은 "결선이 열린 날은 아주 완벽했다. 타이어 전략도 잘 맞아 떨어졌다. 연습주행 때는 꽤 어려웠지만 토요일 예선부터는 좀 좋아졌고 레이스에서는 거의 완벽했다. 결선에서 내 차를 운전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두 번째 피트스톱하기 전에 나는 루이스와 거리를 벌려놓았다. 그리고 이 후 내 머신은 완벽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페텔은 예선전에서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사용하지 않고 소프트타이어를 고집했다. 슈퍼소프트타이어는 접지력이 강해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내구성이 약해 오래 사용할 수 없는 단점도 있다.



페텔은 예선에서 슈퍼소프트타이어를 아꼈고 결국, 결선에서 이를 사용해 승부를 결정지었다.

국제자동차연맹(FIA) 규정에 따르면 F1에 출전하는 모든 머신은 예선에서 총 3세트(1세트 4개)의 타이어를 사용할 수 있다. 결선에서는 이 타이어들에 3세트가 포함된 총 6세트로 서킷 55랩(바퀴)을 주행해야 한다. 결선에서 사용되는 6세트는 프라임타이어 3세트와 옵션용 타이어 3세트로 나눠진다.

각 팀은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 프라임 타이어 3세트와 옵션용 타이어 3세트를 배정받는다. 결선을 대비해 슈퍼소프트타이어를 아껴둔 레드불레이싱의 전략은 적중했고 페텔의 독주는 현실로 나타났다.

페텔은 결선에서 옵션용인 슈퍼소프트타이어로 시작했고 16랩에서 피트타임을 가질 때, 똑같은 슈퍼소프트타이어로 교체했다. 단 두 차례만 피트스탑을 하면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을 질주한 페텔은 2위 그룹을 크게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 지점에 도착했다.

지난해 코리아 그랑프리는 우천 속에서 진행됐다. 페텔은 후반 레이스까지 선두로 달렸지만 엔진에 이상이 생기면서 기권을 선언하고 말았다. 이번에도 잠시 빗줄기가 내리는 듯 했지만 지난해처럼 수중전은 펼쳐지지 않았다. 페텔을 흔들 수 있는 변수는 아무 것도 발생하지 않았고 '이변'의 가능성은 점점 낮아졌다.

지난해 2010 시즌을 앞두고 'F1의 대부'인 버니 애클레스톤 포뮬러원 매니지먼트(FOM) 회장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페텔을 손꼽았다. 전 시즌 챔피언인 젠슨 버튼(31, 영국, 맥라렌)과 'F1의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루이스 해밀턴, 그리고 '슈마허 시대'를 종식시킨 페르난도 알론소(30, 스페인, 페라리)도 아닌 페텔을 꼽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애클레스톤 회장은 "페텔은 그 누구보다 재능이 많고 아직 어리지만 챔피언에 등극할 준비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그리고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페텔은 23세 4개월의 나이로 월드챔피언에 등극해 23세 10개월로 월드챔피언에 오른 해밀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리고 레드불레이싱의 최신 머신인 'RB7'을 타기 시작한 올해부터 '지존'에 등극했다. 'F1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아드리안 뉴이 레드불레이싱 테크니컬 디렉터가 개발한 이 머신은 페텔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줬다.

페텔이 독주를 펼칠 수 있었던 원인은 대부분 구간에서 최고의 속력을 올렸기 때문이다. 페텔은 "팀에서 라디오로 내가 빠른 랩타임을 세우지 못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것은 장난이었고 나중에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가장 빠른 랩 타임을 내는 것은 내 자존심에 관한 문제지 실제로 중요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페텔은 최고의 속력은 물론,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은 지녔다. 여기에 최강의 머신인 RB7마저 갖추면서 최강의 반열에 올라섰다.

이러한 점을 볼 때, 당분간 페텔의 독주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페텔이 실수를 하지 않고 머신이 고장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다. 

페텔은 국내 팬들 앞에서도 우승을 하며 손가락을 치켜세우는 세리머니를 보여줬다. 시즌 10승을 올린 페텔은 남은 3개 대회(인도, 아부다비 브라질)를 모두 휩쓸 경우, '황제' 미하엘 슈마허(42, 독일, 메르세데스)가 보유하고 있는 한 시즌 최다승(13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사진 = 세바스티안 페텔, F1 코리아 (C) F1 조직위원회 제공]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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