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캡틴' 손흥민(32)이 멀티골을 폭발한 토트넘(잉글랜드)이 호펜하임(독일)을 꺾고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16강 직행 티켓 확보의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 2024-2025 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두 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3-2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리그 페이즈에서 승점 14를 기록하며 16강 직행권(1~8위) 확보에 파란불이 켜졌다.
UEFA는 이번 시즌부터 주관하는 클럽대항전 방식을 변경했다. 이전처럼 그룹을 나눠 조별리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 본선 진출 36개 팀을 포트로 분류한 뒤 무작위로 추첨해 8개팀과 홈앤드어웨이 승부를 통해 토너먼트에 직행하는 팀들을 나눈다. 36개팀들 중 1위부터 8위까지만 토너먼트로 직행한다. 9위부터 2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고, 그 아래 12팀은 탈락한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스웨덴 구단 엘프스보리와 홈에서 리그 페이즈 최종 8차전을 치르게 된다. 이 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16강 직행 티켓을 확정짓는다.
이날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34분 교체될 때까지 2골을 쏟아내며 시즌 9~10호골을 작성, 2016-2017시즌부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기쁨을 맛봤다.
특히 이번 시즌 팀 성적 부진과 맞물려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낳은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에서 이번 시즌 자신의 두 번째 멀티골을 작성하며 '월드 클래스 골잡이'의 품위를 뽐냈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시즌 2라운드 홈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낸 적이 있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브랜던 오스틴 골키퍼를 비롯해 페드로 포로,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은 루카스 베리발,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이 지켰다. 측면에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자리잡았다. 최전방에 히샬리송이 출격했다.
토트넘은 베스트11을 제외한 벤치 명단에 10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할 만큼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어려움에 처했다.
꼭 이겨야 16강 직행이 보이는 상황에서 전반 3분 만에 선제골을 얻었다.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매디슨은 오른쪽 수비수 페드로 포로의 장거리 패스를 상대 수비 뒷공간 파고들어 침착하게 볼 트래핑한 뒤 오른발로 차 넣어 1-0을 만들었다.
추가골은 손흥민이 맡았다.
손흥민은 전반 22분 매디슨이 중앙선 부근에서 투입한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지역 왼쪽으로 파고든 뒤 왼발 슈팅을 때렸고, 볼은 몸을 던진 수비수의 몸에 맞고 굴절되며 왼쪽 골대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시즌 9호골이었다.
전반을 2-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들어 호펜하임의 공세에 여러 차례 위기를 맞으며 결국 추격골을 내줬다. 후반 9분 안드레이 크라마리치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온 호펜하임은 후반 19분에는 토트넘 골대 정면에서 공중볼 경합을 펼치던 막스 뫼어슈테트가 넘어져 페널티킥 득점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주심은 페널티킥 직전 '온 필드 리뷰'에 나섰고, 판독 결과 반칙이 아닌 것으로 판정이 뒤집히며 페널티킥은 취소됐다.
결국 호펜하임은 후반 23분 안톤 스타흐의 추격골이 터지면서 토트넘을 한 골 차로 압박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홈팀의 의지가 큰 상황에서 도망가는 득점이 필요했는데 손흥민이 이번엔 오른발이 불을 뿜으며 결승포를 쏘아올렸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을 완성했다.
이 경기의 결승골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4분 자신의 임무를 완성하고 윌 랭크셔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토트넘은 후반 43분 호펜하임의 다비드 모크와에게 실점하며 위기를 맞는 듯했지만 더는 실점하지 않고 원정에서 3-2 승리를 챙겼다.
경기가 끝난 뒤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7을 줬다. 1골 1도움을 기록한 제임스 매디슨이 평점 8.5로 손흥민의 뒤를 이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벤탄쿠르, 매디슨과 더불어 가장 높은 평점 8을 부여했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뛰어난 질주를 보여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득점으로 보상받았다. 토트넘이 필요로 했던 멀티골이었다"라고 칭찬했다.
손흥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선배들은 주인 의식을, 어린 선수들은 뛰어난 책임감을 보여줬다"고 승리를 자축했다.
그는 특히 "힘든 경기였지만 올바른 결과를 얻으려면 올바르게 경기를 해야만 한다. 곧바로 다음 경기가 다가온다. 가자!"라고 강조했다.
손흥민은 26일 오후 11시 예정된 레스터 시티와의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를 준비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6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9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10골-10도움을 노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