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이 또 졌다. 강등권 팀에 홈에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이젠 토트넘의 강등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틀을 쉬고 경기에 나선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가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7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졌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맨유 레전드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지휘하는 레스터 시티에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최근 프리미어리그 성적이 꼴이 아니다. 최근 리그 4연패를 당했고, 7경기에서 1무 6패를 기록 중이다. 리버풀, 아스널 같은 강팀은 물론이고 이날 레스터 시티에 패했으며 역시 강등권인 울버햄프턴과도 비겼다.
토트넘은 승점 24에서 머물면서 리그 20개 팀 중 15위에서 제자리걸음 했다.
강등권인 18위 울버햄프턴(승점 16)과는 승점 8차에 불과하다.
레스터시티(승점 17)는 토트넘을 제물 삼아 리그 7연패 치욕에서 탈출했다. 울버햄프턴을 제치며 강등권에서도 벗어났다.
토트넘은 4-3-3 전형을 꺼냈다. 안토니 킨스키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가 수비라인에서 호흡했다.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마타르 사르, 루카스 베리발이 중원을 구축했다.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전방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레스터 시티는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야쿠프 스톨라르치크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빅토르 크리스티안센, 야니크 베스테르고르, 바우트 파스, 제임스 저스틴이 백4를 구축했다. 부바카라 수마레와 해리 윙크스가 허리를 받쳤고 바비 데코르도바 레이드, 빌랄 엘카누스, 조던 아예우가 2선에서 최전방의 제이미 바디를 지원했다.
직전 경기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호펜하임과의 원정 경기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건재를 알렸던 손흥민은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뒤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공을 몰고 들어간 뒤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강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반대쪽 골대 구석을 노렸으나 몸을 날린 골키퍼가 손끝으로 쳐내 무위에 그쳤다.
전반 32분에는 왼쪽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로 차올린 공이 크로스바에 맞고 나와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전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했으나 경기가 끝날 때까지 그라운드를 뛰며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축구 통계 전문 풋몹은 손흥민에게 오른쪽 수비수 포로(8.4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7.6을 줬다.
지난 24일 호펜하임전을 치르고 이틀을 쉰 토트넘은 전반 33분 오른쪽 측면 포로의 얼리 크로스에 맞춰 문전으로 쇄도한 히샬리송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어 앞서 나갔다.
토트넘의 리드는 오래 가지 못했다.
후반 초반 원정팀의 몰아치기 공격에 순식간에 두 골을 내준 것이다.
후반 시작 직후 레스터시티가 주도권을 잡고 몰아쳤고, 후반 1분 만에 레스터 시티의 '리빙 레전드' 공격수 바디에게 만회 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보비 리드가 문전을 향해 낮게 찔러 줬고,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가 제대로 쳐내지 못한 공을 바디가 왼발로 마무리했다.
바디는 득점 뒤 토트넘 관중석을 향해 자신의 소매에 있던 프리미어리그 로고를 가리킨 뒤 손가락으로 1을 들어보이고, 이후 토트넘 관중을 향해 손가락으로 0을 만들어 보이는 세리머니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레스터 시티가 2015-2016시즌 프리미어리그 깜짝 우승한 것을 알리면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는 점을 비꼬았다.
그런 조롱을 당하면서도 토트넘은 3분 뒤 한누스에게 역전 골까지 헌납했다.
토트넘은 레스터 시티의 강한 전방 압박에 수비 진영에서 공을 빼앗겼고, 공을 잡은 한누스가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단 4분 만에 신세가 뒤바뀐 토트넘은 히샬리송과 사르를 빼고 세르히오 레길론과 마이키 무어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후반 13분 쿨루세브스키가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고 오른쪽 페널티 지역에서 절호의 슈팅 찬스를 잡았으나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된 뒤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득점엔 실패했다.
후반 35분을 전후해 레스터시티가 교체 카드를 활용해 골문을 잠그기 시작했고, 추가 득점에 실패한 토트넘은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경기 후 손흥민은 "너무 괴롭다.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며 "하프타임에는 이기고 있었는데 짧은 시간에 두 골을 실점했을 때 더욱 괴로웠다. 매우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조금 어설펐던 것 같다.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전반적인 것들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라며 선수들의 집중력이 부족했음을 꼬집었다.
손흥민은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골을 허용해 승점 3을 얻지 못한 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돌아봤다.
강등권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생긴 토트넘의 상황을 놓고는 "너무 많이 졌다. 하지만 아직 경기가 남았고, 여러 선수가 (부상에서) 돌아올 것"이라며 "다른 말 없이 승점 3을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