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스페인 양대 명문으로 갈 것이란 소문을 한 방에 날렸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사실상 '종신 계약'을 체결했다.
맨시티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홀란과 재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무려 10년으로, 영국 언론에 따르면 2034년 6월에 끝난다. 실제론 9.5년 계약인 셈이다.
맨시티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24살 공격수 홀란을 지난 2022년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영입 후 약 2년 반 동안 함께했다"라고 말하며 그동안 홀란이 맨시티에서 이룬 업적을 소개했다.
경력 소개 후 홀란이 나서 대형 계약 소감을 말했다.
맨시티에 따르면 홀란은 "새로운 계약서에 서명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 이 위대한 구단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맨시티는 환상적인 사람들과 놀라운 팬들이 가득한 특별한 팀이다. 모든 사람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주는 최적의 환경이 구축돼 있다"고 맨시티의 분위기에 대한 만족감도 표현했다.
구단 구성원에 대한 존경도 표시했다. 홀란은 "난 펩 과르디올라 감독 , 코칭스태프, 우리 팀원들을 포함해 날 많이 도와준 구단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그들이 맨시티를 특별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더 노력할 것이다. 더 발전할 것이다. 성공하는 공격수가 되겠다. 이제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맨시티 선수"라고 새로운 마음가짐도 밝혔다.
엄청난 재계약이다. 홀란이 지금 같은 실력을 유지한다면 맨시티는 앞으로 약 10년간 주전 공격수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7일 자신의 개인 SNS를 통해 "이 계약은 9년 6개월 동안 유효하다. 맨시티의 기록적인 연봉이 될 것이며 2029년부터 유효한 매우 높은 금액인 바이아웃 조항이 있을 예정이다"라고 주장했다. 바이아웃 조항은 4년이 지나야 효력이 생긴다고 해석한 것이다.
바이아웃은 일정 액수를 지불하는 다른 구단이 선수와 선수의 현 소속 구단 사이 체결한 계약을 무효화, 구단의 허락 유무에 상관없이 해당 선수와 개인 협상을 할 수 있는 조항이다. 즉, 홀란을 영입하고 싶으면 4년 후 2029년에 바이아웃을 지불 하면 홀란과 협상해서 데려갈 순 있다. 그 금액이 굉장히 높다는 게 로마노의 주장이다.
홀란은 이번 계약을 통해 매주 50만 파운드, 즉 8억9000만원을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너스까지 합치면 2034년까지 5000억원을 무난히 받을 것이라는 게 '시티 엑스트라' 등 맨시티 관련 매체들의 주장이다.
홀란은 2000년생 노르웨이 국적 공격수다. 주로 스트라이커로 활약한다. 현역 시절 맨체스터 시티 전설이자 주장이었던 알프잉에 홀란의 차남이다. 집안에 이미 맨시티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
홀란은 지난 2006년 브뤼네 FK에 입단해 2015년 프로 데뷔까지 성공했다. 이후 오스트리아 레드불 잘츠부르크에서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와 3각 편대를 이루며 축구팬들에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2019년 12월 9일 독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 합류했다. 첫 독일 무대 입성이었다. 흔히 말하는 리그 적응기가 필요할 수도 있었지만 홀란은 예외였다. 이적 초기부터 기록을 달성하며 엄청난 폼을 보여줬다.
아우크스부르크 전에서 팀이 1-3로 패배로 몰리고 있을 때 홀란은 후반 11분 교체투입, 데뷔전을 치렀다. 단 3분 만에 제이든 산초의 도움을 받아 데뷔전 데뷔골을 터트렸다. 그러더니 후반 34분만 뛰고 '데뷔전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홀란은 이 해트트릭으로 분데스리가 데뷔전 해트트릭 최연소 2위에 올랐다. 게다가 선발 출전이 아닌 교체 출전으로 이뤄낸 기록이라 더 놀라울 따름이었다. 지금도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충격적인 데뷔전으로 남아있다.
이후 홀란은 2020년 1월 24일 쾰른 전에서도 교체 출전해 멀티골을 기록했다. 축구 한 경기 정규 시간이 90분인데 홀란은 90분도 뛰지 않고 5골이나 넣는 상상 이상의 파괴력을 자랑했다.
홀란은 2019-2020시즌 본인이 출전한 40번의 공식 경기에서 44득점 9도움이라는 믿을 수 없는 득점력을 기록했다.
한 시즌 반짝 빛을 보는 모습이 아니었다. 2020-2021시즌엔 41경기 뛰고 41득점 10도움을 기록했다. 1경기 평균 1골 넣는 괴력을 보여줬다.
이런 역대급 공격수를 유럽 빅클럽이 가만히 둘 리가 없었다. 수많은 명문 구단이 홀란에게 러브콜을 보냈고 그의 선택은 지금의 맨시티였다.
2022년 맨시티가 홀란을 품었다. 홀란은 역대급 커리어 하이를 갱신했다. 맨시티도 구단 역사상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홀란과 맨시티는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을 한 시즌에 모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맨시티 역사상 첫 UCL우승과 트레블이었다. 맨시티 첫 시즌부터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증명했다.
홀란은 많은 개인상도 받았다. 맨시티 이적 후 53경기 52득점 9도움을 기록했다. UCL 득점왕,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발롱도르 2위, 유러피언 골든슈,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등 많은 영광을 누렸다.
다만 최근엔 맨시티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자국 리그에서 21경기 10승 5무 6패(승점 35점)로 리그 6위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홀란은 16골을 넣으며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맨시티에게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그리고 맨시티와 홀란이 재계약을 체결했다.
홀란은 지난 1년간 스페인 양대산맥인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 이적설에 줄기차게 시달렸다. 홀란의 맨시티 계약에 바이아웃이 있으며 이를 이용해 두 팀이 노리고 있다는 게 소문의 핵심이었다. 이번에 9.5년 재계약을 통해 레알 혹은 바르셀로나로 갈 가능성에 쐐기를 박았다. 바이아웃 조항도 4년이나 뒤로 미뤄놨다.
맨시티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바쁘게 새로운 선수 영입에 힘쓰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맨시티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최근 "난 지난 여름 구단이 선수단 보강 계획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 더 이상 영입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상자가 급증하니 생각이 바꼈다. 아마 여름 이적시장에서 영입을 했어야 했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맨시티는 홀란 장기 재계약과 함께 스피드, 테크닉을 동시에 갖춘 이집트 공격수 오마르 마르무시를 영입할 태세다. 프랑스 랑스에서 뛰고 있는 우즈베키스탄 수비수 압두코디르 후사노프는 이미 맨체스터에 도착해 사인을 앞두고 있다.
자신=맨체스터 시티 공식 사이트 캡처 / 연합뉴스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