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민혁 언제 뛰어?…토트넘, FA컵 32강서 난적 애스턴 빌라와 원정 격돌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제대로 된 적수를 만났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64강전에서 5부리그 팀과 연장전까지 치르는 졸전 끝에 힘겹게 승리한 토트넘이 32강에선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4위를 차지,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애스턴 빌라와 격돌하게 됐다.

토트넘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상대다. 다만 이번 시즌 첫 대결에선 완승을 거둔 적이 있어 자신감을 갖고 싸우면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손흥민과 양민혁의 소속팀인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이뤄진 2024-2025 FA컵 4라운드(32강) 대진 추첨 결과, 같은 프리미어리그 팀은 애스턴 빌라와 붙게 됐다.

경기 장소는 애스턴 빌라 홈 구장인 빌라파크로 결정돼 토트넘은 원정을 떠난다. 경기 일자와 시간은 2월8일을 낀 주말에 열릴 예정이다. 정확한 날짜와 킥오프 시간은 추후 확정된다.

토트넘 입장에선 대진 추첨 운이 두 번 오진 않은 셈이 됐다.



앞서 토트넘은 지난 12일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FA컵 64강 원정 경기에서 5부리그에 해당하는 내셔널리그 소속 탬워스와 전·후반을 0-0으로 비긴 뒤 이어진 연장전에서 손흥민과 데얀 쿨루세브스키, 제드 스펜스 등 주전급 선수들이 3명 투입된 끝에 3골을 터트리고 3-0으로 이겼다.

스코어는 완승이지만 토트넘이 정규시간 90분 내내 끌려다녔다는 점을 고려하면 팬들에게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특히 5부리그는 세미프로여서, 탬워스 선수들 중엔 샌드위치 업체 사장, 벽돌 기술자, 금융 상담사, 아카데미 코치 등 본업이 따로 있는 '파트 타임'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경기장도 4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인조잔디 구장이었다. 관중들이 서서 보는 입석까지 있을 정도였다.

상대가 5부 팀이고 경기장 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이번 시즌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에 애를 먹고 있는 토트넘은 손흥민, 쿨루세브스키, 도미니크 솔란케 등 1군 핵심 선수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대거 제외했다.



그러나 손흥민 등을 대신해 들어간 선수들이 슛 찬스를 놓치는 등 부진을 거듭하면서 승부가 연장전으로 흐르자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손흥민을 집어넣으면서 마지막 승부수를 걸었다.

비시즌 국내에 머무를 때 조기축구팀과 인조잔디 구장에서 곧잘 경기를 하든 손흥민은 이날도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인조잔디 환경에 개의치 않고 부지런히 뛰었다.

결국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2분 쿨루세브스키의 추가골을 도와 올 시즌 공식전 7호 도움(7골)을 기록하고 팀 승리에 기여했다. 연장 전반 11분에 나온 자책골로 시발점은 손흥민의 허를 찌르는 프리킥이었다.

32강엔 프리미어리그 구단이 총 17개 팀 진출했다. 아스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브렌트퍼드 등 3개 팀이 64강에서 미끄러져 4회전에 진출하지 못했다. 영국의 추운 날씨로 64강전 일부 경기가 연기돼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2부 구단은 최대 8개 팀이 32강에 오른다. 4부리그 돈캐스터 로버스도 64강에서 2부 헐시티를 누르고 32강에 합류했다.

그런 가운데 토트넘은 1부 상위권 구단과 격돌, 16강 티켓을 제대로 다투게 됐다.



애스턴 빌라는 11일 안방에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4라운드에 진출했다.

토트넘이 애스턴 빌라와 FA컵에서 맞붙는 것은 2017년 1월에 열린 2016-2017시즌 3라운드 이후 처음이다. 당시 토트넘은 벤 데이비스와 손흥민의 득점으로 2-0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선 지난해 11월 한 차례 만나 토트넘이 4-1로 역전승했다. 당시 A매치를 마치고 소속팀으로 돌아간 손흥민이 동점골을 도운 바 있다.

한편, 토트넘이 32강에서 난적을 만나면서 지난해 K리그1에서 '영플레이어'를 수상하고 토트넘으로 넘어간 양민혁의 이번시즌 토트넘 1군 데뷔전 출격은 더욱 불투명하게 됐다.

양민혁은 5부 탬워스전에서 선발 혹은 교체 출전을 통한 1군 데뷔가 예상됐으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아예 명단에서 빼버렸다. 애스턴 빌라는 강팀이기 때문에 양민혁 입장에선 더욱 출전 기회를 잡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프리미어리그 역시 토트넘이 12위에 그치고 있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어린 선수들을 쓸 입장이 아니다. 리그컵은 이미 4강까지 올라 우승을 위한 총력전이 필요하다. 이달 말 두 차례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두 경기는 등록이 아직 안 돼 뛸 수 없다.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이 뛰는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프턴은 챔피언십(2부) 소속 블랙번 로버스와 원정 경기로 16강행을 노린다. 챔피언십 배준호가 뛰는 스토크 시티는 같은 2부 팀인 카디프 시티와 32강에서 만난다.

백승호가 뛰는 리그1(3부)의 버밍엄 시티는 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한편, 이번 대진 추첨에선 지난 시즌 우승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가 뤼트 판 니스텔로이 감독이 지휘하는 레스터 시티와 32강에서 맞닥뜨려 시선을 모을 전망이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지난해 10월 맨유가 에릭 텐 하흐 전 감독을 해임한 뒤 임시 지휘봉을 잡아 4경기에서 3승 1무를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 맨유 수석코치였던 판 니스텔로이는 임시 감독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후 후벵 아모림 정식 감독이 부임했고,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어떻게든 맨유에서 잔류해보려고 했으나 맨유 구단이 결단을 내려 그와 결별했다.

이후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이번 시즌 승격팀이자 강등권인 레스터 시티 감독으로 와서 선수들을 이끄는 중이다. 자신이 얼마 전 지도했던 친정팀과 외나무다리 대결을 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