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자랑스럽다."
손흥민이 새해 초에 자신의 거취 논란에 대한 종지부를 찍었다. 올여름 유료 이적으로 다른 팀에 갈 가능성은 있지만 외신들이 거론한 것처럼 자유계약(FA) 신분 취득을 통한 이동은 거의 무산됐다.
토트넘과 현 계약 1년 연장을 확인한 손흥민은 토트넘에 대한 자부심을 얘기했다. "좋은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돌아오는 봄이면 팬들에게 기쁜 소식 줄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다.
FA시장이 열리자마자 치솟던 손흥민의 주가는 그의 계약 연장 활성화로 일단 급락했다.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계약기간을 1년 더 늘렸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에 대한 계약 연장 옵션을 행사한다. 계약은 이제 2026년 여름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2015년 8월 토트넘에 입단하며 EPL에 진출한 손흥민은 이번 계약 기간을 포함하면 11년 동안 토트넘 유니폼을 입게 된다.
토트넘 소속으로 통산 공식전 431경기에 출전해 169골을 넣은 손흥민은 구단 통산 득점 4위에 오를 정도로 토트넘에서 굵직한 족적을 남기고 있다. 마침 손흥민이 스페인 라리가 명문 구단 FC바르셀로나로 이적할 수 있다는 보도가 크게 불거져 화제가 된 상황에서 토트넘이 손흥민과의 동행 1년 연장을 알렸다.
격동의 하루였다. 7일 오전만 해도 영국과 스페인 유력지들이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 가능성을 크게 보도했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가 이전 자유계약 체결 선수들의 선례를 따라 손흥민에게도 2년 계약을 제안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스페인 매체를 통해서만 나돌던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FA 이적 가능성은 새해 영국 언론도 가세하면서 유럽 축구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 6일 영국을 대표하는 대중지이자 지난해 2월 한국 축구대표팀의 내분을 단독 보도해 시선을 끌었던 매체 '더 선'이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 가능성을 다루면서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영국에 상륙했다.
더선은 6일 "돈이 없는 바르셀로나가 FA로 대형 이적을 노리고 있다. 손흥민을 충격적으로 쫓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선은 "2021년에 가장 최근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마지막 해를 맞게 됐다. 그는 1월 이적시장이 열리면서 해외 구단과 자유롭게 사전 계약을 위한 협상에 열려있다"라고 전했다.
더선과 함께 타블로이드지로 유명한 데일리 메일도 같은 소식을 전했다. 데일리 메일은 손흥민이 1월에 바르셀로나와 계약을 마칠 수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1월부터 다른 구단과 다음 시즌인 2025-2026시즌 입단을 전제로 자유롭게 협상하고 도장까지 찍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는 토트넘과 계약에서 난제에 부딪힌 손흥민을 검토하고 있다"며 "FA 영입을 추진한다. 바르셀로나는 이번 달 손흥민과 사전 계약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알렸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바르셀로나는 자유계약(FA) 선수가 될 4명에게 관심이 있다"며 "바르셀로나 이끄는 한지 플리크 감독은 내년 여름 선수단을 개편하려고 한다. 6월 말 현 소속팀과 계약이 만료될 4명에게 관심을 드러냈다. 조나단 타, 요수아 키미히, 레로이 자네, 그리고 손흥민"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영국 '데일리 메일'은 더욱 직설적으로 손흥민이 1월부터 바르셀로나와 협상을 시작해 속전속결로 끝낼 수 있다고 했다.
영국 유력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7일에 손흥민이 바르셀로나와 연결됐다. 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스페인 최상위권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손흥민 측이 바르셀로나에 입단 역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보도는 한국시간 7일 오후 7시 토트넘의 1년 연장 옵션 공식 발표로 모두 옛날 일이 됐다.
토트넘 공식 발표해 따라 올 1월부터 보스만 룰 대상이 된 손흥민과 계약하겠다는 여러 빅클럽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특히 6~7일 바르셀로나 이적설이 크게 불거져 팬들의 기대감을 키웠으나 이젠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 바르셀로나는 샐러리캡 위반에 따른 재정 문제가 불거져 손흥민을 이적료 주고 영입하긴 어렵다.
스페인 매체들은 지난달부터 이미 손흥민과 바르셀로나의 연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손흥민 측 대리인이 바르셀로나를 만났다고도 했다.
특히 성장이 더딘 공격수 둘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고, 이를 손흥민 연봉으로 돌리겠다는 게 내용까지 소개했다.
스페인 매체 '엘골디히탈'은 지난달 3일 "바르셀로나는 손흥민에게 공격수 둘을 팔아 연봉 대겠다는 구상을 알렸다"고 했다.
바르셀로나 단장을 맡고 있는 세계적인 2선 공격수 출신 데쿠 단장이 손흥민 영입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기본 몸값이 4500만 유로(약 654억원·현재 577억원)에 달하는 한국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고 했다.
다만 바르셀로나 재정이 넉넉치 않은 만큼 이적료가 없어야 33살 손흥민의 이적이 가능했는데 새해가 되고 7일 지나서야 토트넘의 옵션 활성화가 확정되면서 '엘골디히탈'의 구상 자체가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엘골디히탈'은 지난달 손흥민의 바르셀로나 이적설을 설명하면서 "사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며 손흥민과 계약은 쉽지 않다"며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의 계약은 2025년 6월 30일까지지만 손흥민 측근과 가까운 소식통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과 재계약에 동의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데쿠 디렉터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믿고 있다"면서 손흥민의 '공짜 영입'이 올 여름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바르셀로나가 예측한다고 주장했으나 토트넘은 1년 옵션 행사로 답했다.
이밖에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상 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이상 튀르키예) 등이 다음 행선지 후보로 거론됐으나 일단 손흥민은 내년 여름까지는 토트넘 선수로 계속 그라운드를 누비게 됐다.
손흥민은 계약 연장이 확정된 뒤 구단과의 인터뷰를 통해 토트넘 주장으로서 반등을 다짐했다. 토트넘이 1년의 기회를 더 준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정말 기쁘다. 토트넘이란 구단에서 지낸 10년이라는 기간이 정말 좋았다"고 지난 2015년 입단 이후를 되돌아 본 손흥민은 "1년을 더 보낼 수 있어 자랑스럽다. 주장으로 정말 많은 책임감을 갖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 속해 있는 팀은 어릴적 모든 아이들이 꿈꾸는 팀이다. 주장을 맡은 순간부터 더 많은 발전을 이루고 선수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행동을 많이 생각했다"고 밝혔다.
"토트넘을 항상 사랑한다"는 손흥민은 "좋지 않은 시기를 겪을 때마다 드는 생각은, 바닥을 찍으면 다시 반등하는 시간이 온다는 뜻이다. 현 상황도 그렇다. 무조건 좋은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며 올시즌 목표로하는 트로피를 다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리그컵,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토트넘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