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0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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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위면 뭐하나…"역사적 아픔 간과" 반복되는 비하·왜곡 논란 [엑's 이슈]

기사입력 2025.01.06 19:50



(엑스포츠뉴스 윤현지 기자) 글로벌 1위를 이어가고 있는 한국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역사·문화 왜곡 및 비하에 대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오징어 게임2' 중 월남전과 관련한 대사가 등장하며 베트남의 불매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다.

극 중 해병대 출신이라고 밝힌 대호(강하늘 분)는 "제가 2대 독자라 엄마가 누나들하고 집 안에서만 놀게 했었다"고 말한다. 같은 해병대 출신으로 유대감을 느낀 정배(이서환)은 "2대 독자를 해병대 보냈어? 그렇게 귀한 아들을?"이라며 깜짝 놀라고 대호는 "좀 남자다워지라고 아버지가 보내셨다. 아버지가 월남전 참전 용사"라고 답한다.

이에 대해서 베트남 시청자들은 해당 장면이 월남전 당시의 한국군을 긍정적으로 묘사했으며 역사적 아픔을 간과했다는 반응이다. 한 베트남 매체는 '오징어 게임2'이 영화법을 어겼는지 심의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해당 대사를 한 이서환은 인터뷰를 통해 "오해"라며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다는 게 훌륭하다는 표현인데, 월남전이 훌륭하다는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 장면을 보면서 '2대 독자를 해병대에 보냈으니 훌륭한 분이구나'하고 넘어가는데 베트남분들은 그게 마음이 아플 수 있다"라며 "책임을 느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외 역사 및 문화를 고려하지 않고 계속 왜곡, 비하를 했다는 논란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3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에는 세계적인 스타가 된 옐로팬츠(안재홍)가 중동 국가를 배제하고 월드투어를 진행했고, 그에 사우디 왕실이 티켓 2장을 달라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장면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시청자들은 "왕실을 모욕했다", "우리 문화권을 비하하는 게 아니냐"며 분노를 표출했다. 

당시 '닭강정'의 이병헌 감독은 해당 설정에 대해 "당시 이 각본을 쓸 때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명한 분이 한국에 오셔서 한국 반응이 좋을 때였다. 이런 사람들까지 (옐로팬츠를 위해) 티켓팅을 한다는 게 표현이 되면 옐로팬츠가 대단한 사람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었다"라며 비하의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JTBC 드라마 '킹더랜드' 역시 아랍 문화 왜곡과 관련한 논란에 휩싸였다. VIP로 등장한 사미르(아누팜)가 바람둥이에 음주와 유흥을 즐기는 인물로 묘사된 것.

제작진 측은 "가상의 설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극 중 '아랍 왕자'라는 대사와 아랍어를 사용하는 장면도 나왔기 때문에 타당한 해명이 되지 못했다. 

결국 "타 문화에 대한 이해와 경험, 배려가 부족했음을 통감하며 앞으로 다양한 문화권 시청자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라며 클럽 장면 삭제 등 문제 장면을 수정했다. 



이 밖에도 ENA '보라! 데보라'에서는 외모를 가꾸고 치장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라고 이야기하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자기 배설물 위에 누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누군가는 한 컵의 물을 받아서 반만 마시고, 나머지 반으로는 세수를 했다. 유리 조각으로 식판 뒤에 얼굴을 보면서 면도도 했다. 그리고 살아남았다"고 말해 논란이 일어났다. 

아우슈비츠 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집단 학살한 비극의 장소로, 민감하게 다뤄야 할 역사적 공간을 외모 치장의 중요성의 예시로 들기에는 부적합했다. '보라! 데보라' 측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시각으로 언급했어야했는데, 신중하고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했다"고 사과하며 해당 장면을 다시보기에서 삭제했다. 

'오징어 게임2'는 넷플릭스 시리즈 부문 글로벌 TOP 10 1위(미국, 프랑스, 멕시코, 영국, 홍콩, 터키 등 총 93개국 전 세계 차트 1위)를 기록했으며 첫 주 시청 시간은 4억 8천760만 시간으로 시즌1의 첫 주 시청 시간을 넘겼다. 

갈수록 한국 작품이 글로벌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더욱 철저한 자료조사 및 문화 다양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넷플릭스, JTBC, ENA

윤현지 기자 yhj@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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