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던 정현이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암만 미네랄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이었던 정현이 국제테니스연맹(ITF) 암만 미네랄 대회 단식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세계랭킹 1104위 정현은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421위 영국의 자일스 핫세를 2-0(6-1 6-2)으로 이겼다.
정현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지난 2019년 8월 남자프로테니스(ATP) 청두 인터내셔널 챌린저 이후 5년 5개월 만에 국제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정현은 앞서 이번 대회 8강에서 격돌한 세계랭킹 207위 앙투안 에스코피에를 2-0(6-2 6-2)으로 완파하면서 돌풍을 예고했다. 이어 4강에서 만난 세계랭킹 1112위 호주의 체이스 퍼거슨까지 2-1(6-4 3-6 6-2)로 물리치고 결승에 안착했다.
정현은 기세를 몰아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자일스 핫세에게 완승을 거두면서 길고 긴 슬럼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던 정현이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암만 미네랄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정현은 지난 2018년 호주오픈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세계랭킹도 19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월드클래스'급 경기력을 뽐내기도 했다.
정현은 하지만 이후 잦은 부상 속에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 2023년 6월 윔블던 예선 2회전 탈락 이후에도 부상에 신음하면서 1년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정현은 이를 악물고 재활에 매진한 끝에 몸 상태를 회복했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열린 퓨쳐스 대회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성인 남자 테니스 국제 대회는 크게 4대 메이저 대회와 ATP 투어, ATP 챌린저, ITF 퓨처스 순으로 등급이 나뉜다.
정현이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 암만 미네랄 대회는 성인 남자 테니스 국제 대회 중 가장 등급이 낮은 퓨처스에 해당한다. ITF는 최근 '퓨처스'라는 용어를 쓰는 대신 대회 총상금 규모에 따라 월드투어 'M25'와 'M15' 등급으로 대회 수준을 구분하고 있다. 이번 암만 미네랄 대회는 M25 등급으로 열렸다.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단식 4강에 진출했던 정현이 5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암만 미네랄 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 연합뉴스
정현은 정규 투어 대회 우승은 아직 경험이 없다. 지난 2017년 만 20세 이하 선수들이 겨루는 넥스트 젠 파이널스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단식 기준으로 챌린저에서 9회 우승, 퓨처스에서는 이번 암만 미네랄 대회까지 5회 우승을 차지했다.
정현은 이번 암만 미네랄 대회 우승으로 큰 폭의 세계 랭킹 상승이 예상된다. 단숨에 700위권까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정현이 조금 더 세계 랭킹 포인트를 쌓는다면 100∼300위 선수들이 본선에 뛰는 챌린저 무대에도 자력으로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