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수아 기자) 전 세계가 기다린 '오징어 게임'의 두 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큰 기대만큼 국내외 호평과 혹평이 갈리고 있지만 '오징어 게임'만의 K-정서, 목숨을 건 대립은 강해졌다.
※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2021년 9월 17일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누적 시청 시간 22억 시간이라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운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리즈로, 3년 3개월 만에 돌아온 시즌2에 대한 글로벌의 뜨거운 관심은 당연하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기훈(이정재 분)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다.
초반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던 시즌1과 다르게 시즌2는 1, 2화를 이정재와 위하준, 그리고 새롭게 합류하게 된 박규영, 이진욱 등 인물의 서사를 풀어내는 데 사용한다.
이 때문에 시즌1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다소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특별출연했던 '딱지맨' 공유가 재등장해 사이코패스 연기를 선보일 뿐만 아니라 이정재와 직접적으로 대립하며 총을 이용한 '러시안룰렛' 게임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시즌1에서 죽어 가는 주변 사람들을 보며 끝까지 괴로워했던 이정재는 주최에 대한 복수, 456명의 참가자들을 구하기 위해 잔혹한 '오징어 게임'에 다시 뛰어든다.
다채로운 색감을 가진 동화적인 비주얼의 공간에서 순수해야 할 어린이들의 게임이, 상금 456억 원을 노리는 어른들을 만나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잔혹 게임이 되는 '오징어 게임'은 기본 설정은 유지하되 약간의 변화로 신선함을 더한다.
먼저 이정재는 낮아진 목소리 톤, 결의에 찬 눈빛과 리더십으로 시즌1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특히 관리본부를 공격하기 위한 총기 쟁탈에서 소수의 희생은 묵인하는 모습에서 잘 드러난다.
다음으로, 시즌1에서 과반수의 찬성이 있을 경우 게임이 완전히 중단됐던 시스템이 시즌2에서는 매 게임마다 속행 여부를 결정하는 'OX 투표'로 바뀌었다.
게임을 중단하면 그때까지 모인 상금을 인원수대로 나눠 가지는 룰. 삶을 갈망하는 X, 선택자들과 높아지는 상금의 욕심에 넘어간 O. 선택자들은 결국 서로를 죽이는 비극을 초래하며, 인간의 가장 밑바닥을 보여준다.
특히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 찬반 투표는 지난 3일 비상계엄 사태와 그 이후 진행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 등 대한민국의 현 시국과 맞아떨어진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또, 한국인들에겐 친숙하지만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해 성공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놀이도 빼놓을 수 없다.
대형 동작 감지 인형 '영희'가 술래인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로 시작해 익숙함을 챙겼고, 5인6각 5종 놀이(딱지치기, 비석치기, 공기놀이, 팽이치기, 제기차기)와 '둥글게 둥글게'가 새롭게 등장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징검다리까지 무려 5개의 게임이 진행됐던 시즌1에 비해 놀이 개수가 줄어들어 아쉬울 수 있지만 5종 놀이에서 진해진 K-정서를 느낄 수 있다.
6명씩 두 팀이 동시에 게임을 시작하면 대기 중인 나머지 인원들이 마치 자신의 경기인 것처럼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이때 신해철의 '그대에게'가 배경 음악으로 깔리면서 뭉클함을 자아낸다. 이에 통과하지 못한 팀들이 눈앞에서 죽는 장면이 비극을 극대화시킨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즌1에는 1번 '일남'(오영수)이 있었다면, 시즌2에는 프론트맨인 이병헌이 1번 '영일'로 게임에 참가해 이정재 옆에서 예측 불가능한 전개를 이끌어간다. 이는 내년 공개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사진=넷플릭스
김수아 기자 sakim424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