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통의동, 최원영 기자) 후보 단일화 결렬 이유를 공개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42) 후보는 26일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소재의 한 카페에서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몇몇 후보 간 단일화 논의에도 합의를 이루지 못한 이유를 밝혔다.
먼저 유 후보는 "오늘(26일) 공식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 재밌고 설렌다. 19일간의 선거 운동 기간 체육인 여러분께 '기호 3번 유승민'을 각인시키고, 내가 왜 체육회장이 돼야 하는지 진정성을 전달해 보려 한다"며 "지칠 틈도, 걱정할 틈도 없다. 오직 체육계만 바라보며 뛰겠다. 많은 분들이 (단일화라는) 한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후보 면면을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열었다.
이번 선거에는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BYN블랙야크그룹 회장), 오주영 전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까지 6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앞서 지난 17일 강신욱 후보, 유승민 후보,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만나 단일화에 관해 논의했다. 이어 22일에는 유 후보가 불참했고, 강태선 후보 측 인사가 참석해 회동을 가졌다. 이후 박창범 후보가 강신욱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하며 후보 등록을 포기했고, 안상수 후보는 막판 불출마를 선언했다.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은 채 6파전 구도가 됐다.
유 후보는 "처음부터 단일화를 생각하고 도전한 것은 아니다. 내 마음속엔 온통 '체육인을 위한 민원 해결사가 되자', '가장 앞장서서 체육인들을 보호하자', '체육의 가치를 높이자'는 목표와 꿈, 열정뿐이었다"며 "단일화는 선거의 전략적인 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나도 기분 좋게 단일화 협상에 임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이견이 있어 잘 되지 않았다. 지금의 나는 머릿속에서 '단일화'를 과감하게 지웠다"며 "처음의 그 마음과 열정 그대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 체육을 만들기 위해 도전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결렬의 결정적인 이유를 물었다. 유 후보는 "단일화를 추진했던 후보님들 모두 훌륭한 면면을 갖고 계신다. 정말 깊은 대화도 나눠봤다. 그분들께서 그리고자 하는 미래에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고, 체육회와 체육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데도 동의했다"며 "그런데 나는 체육인이다. 그래서 공정하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을 만한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다. 그 방식에서 후보님들과 이견이 있어 단일화가 최종적으로 결렬됐다"고 설명했다.
어떤 방식을 제안했던 것일까. 유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 외에는 다양한 체육인들이 인정할 만한 결과를 도출해내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후보자들께서는 그 방식에 동의하지 않으셨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현재 단일화 가능성이 굉장히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단일화 방식이 누구나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만한 방법이라면 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다"며 "19일이라는 기간은 나의 정책과 비전을 알리기에도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다. 지금 단일화에 집중한다면 체육인들께 내 진심을 전달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커피전문점에서 지지자들과 승리를 다짐하며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후 질의응답 과정에서 '나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왔다. 유 후보는 이번 선거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젊다. 그는 "사실 단일화 방식을 제안했을 때 내 나이가 화두가 됐다. 어떠한 방식이 아닌 나이에 관련된 제안을 받았다"며 "'아직도 나이에 대한 편견이 있는가'라는 물음표가 생겼다. 더 이상 단일화 논의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논의 과정에서 '젊으니까 다음이 있잖아', '젊으니까 안 통할 거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난 둘 다 반대다.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폭이 넓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8년간 행정가로 지내며 수많은 나이대의 분들과 수만번 대화했다. 이제 나이로 평가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본다. 이런 구시대적 사고부터 바뀌어야 체육회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 후보는 "나이가 아닌 그 사람의 능력과 열정, 비전, 정책을 봐야 한다. 난 오히려 내 차별점이 나이, 경험, 실행력이라 생각한다"며 "대한탁구협회장으로서 약속했던 5개의 공약을 모두 지켰고 추가 공약까지 수행했다. 계속해서 귀를 열어 체육계의 이야기를 듣고, 꼭 실행하겠다. 또한 나보다 현장 경험이 많은 후보는 없을 것이라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유 후보는 6대 핵심 공약으로 ▲지방체육회 및 종목단체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 및 지도자 '스포츠 커넥트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