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이 25일 현대건설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KOVO
(엑스포츠뉴스 장충, 최원영 기자) "포히트처럼 보였다고, 비디오 판독을 받아줘야 했던 것 같다고 말하더라."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3라운드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32-34 18-25 21-25)으로 패했다.
13연패 늪에 빠졌다. 구단 역사상 최다 연패 타이기록이다. 2005년 12월 11일~2006년 1월 25일에 이어 19시즌 만에 13연패를 떠안았다. 승점 6점(1승16패)으로 여전히 최하위다.
그런데 경기 중 문제의 장면이 있었다.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강력하게 항의했지만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울분을 토했다.
상황은 이랬다. 현대건설이 세트스코어 2-0으로 앞선 뒤 맞이한 3세트. GS칼텍스가 16-15로 우세하던 상황서 공이 현대건설 진영으로 넘어갔다. 블로킹을 뜬 후 내려온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양효진 손에 공이 먼저 맞았다. 접촉 당시 양효진의 손은 네트 상단 밑에 있었다.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의 디그 후 이다현이 언더핸드 패스로 이단 연결에 나섰다. 정지윤의 강스파이크와 동시에 오픈 득점이 됐다.
GS칼텍스는 곧바로 포히트 관련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양효진의 터치가 블로킹이 아닌, 수비 과정에서 네트 밑에서 일어난 정상적인 첫 번째 터치고, 이 경우 양효진-모마-이다현-정지윤까지 네 차례 터치가 되기 때문에 상대의 포히트 범실이라고 판단했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이 25일 현대건설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KOVO
하지만 GS칼텍스의 비디오 판독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권대진 부심은 "포히트는 미들(Mid-Rally·중간랠리 비디오 판독)이다. 포히트는 미들로 보기로 했다"는 말만 반복했다. 중간랠리 비디오 판독은 올 시즌 처음 도입됐다. '랠리 중 심판이 판정하지 않은 반칙에 대해 팀은 즉시 판독을 요청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영택 감독은 포히트의 경우 마지막 네 번째 터치 후에야 범실이 성립되고 판독 신청이 가능한데, 정지윤의 스파이크와 동시에 득점이 난 상황에서 어떻게 중간에 끊고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냐고 되물었다. 정지윤의 터치 전까지는 포히트가 아니라 중간랠리 비디오 판독을 진행해도 소용없는 상황이었다. 이 감독은 그렇다면 대체 어느 타이밍에 판독을 신청했어야 하느냐고 질문했다.
권 부심은 계속해서 "무슨 말인지 안다. 하지만 포히트는 미들이다"고 되풀이하다 "그건 (이 규정의) 맹점인데, (버저를 누르는 게) 늦었어요"라고 말했다. 강주희 주심은 이 감독과 GS칼텍스 팀에 각각 옐로카드를 줬다.
경기 후 이 감독은 해당 상황에 관해 심판진에 다시 질의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포히트에 대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다. 부심이 '포히트는 무조건 중간랠리 판독으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하며 판독 요청을 받아줄 수 없다고 하더라"며 "마지막에 정지윤 선수가 공을 때리기 전까지는 아무런 반칙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중간랠리로 끊을 수 없었다"고 해당 상황을 돌아봤다.
이 감독은 "심판은 그 상황을 정상적인 플레이라 보고 공격득점을 인정했는데, 우리는 (양효진의) 터치 상황으로 인해 포히트라고 판단해 버저를 눌렀다"며 "볼 데드 후 버저를 눌러 중간랠리 판독을 받아줄 수 없다고 하길래, 그 상황에서 대체 언제 버저를 눌러 판독을 신청해야 하는지 물었더니 계속 똑같이 '포히트는 중간랠리로 하기로 했다'는 말만 돌아왔다"고 부연했다.
강주희 주심이 25일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경기에서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에게 옐로카드를 주고 있다. KOVO
이어 "(항의) 도중 심판위원-경기위원석에서 비디오 판독을 받아줘야 한다고 말하더라. 그런데 항의 상황에서 내가 옐로카드를 받아 이제는 판독을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 관해 강주희 주심은 GS칼텍스 구단에 "감독에게 경고를 준 뒤 판독을 받아주면 이미 준 경고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우린 양효진 선수가 전위에서 한 터치가 블로킹이 아닌 수비라고 봤다. 블로킹은 아니었다. 심판진도 (포히트라고) 충분히 판정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답답하다"며 "정지윤 선수가 때린 공이 정말 찰나의 순간 날아가 바로 득점이 됐는데 내가 버저를 들고 있었어도 그 타이밍엔 바로 못 누르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게임 종료 후 이 감독의 질의에서, 심판진은 '포히트'임을 인정했을까. 이 감독은 "경기감독관이 '포히트처럼 보였기 때문에 판독을 받아주는 게 맞지 않았나'라고 이야기했다"며 "물론 그 비디오 판독으로 우리가 점수를 가져왔다고 해도 승리했을 것이라 장담할 순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심판진이 판독을 받아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감독은 "경기감독관 등이 '이럴 땐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지 않나. 이번엔 무조건 (판독 신청을) 받아줬어야 하는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사후 판독을 하겠다고 하는데 경기가 다 끝난 마당에 그게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어 "질의 과정에서 계속 내게 '무슨 말인지 알겠다. 안타깝다'고 이야기하더라. 진짜 안타까운 것 맞나, 나는 잘 모르겠다"며 "우리 선수들, 코칭스태프, 그리고 우리 팬들이 제일 안타깝다. 내게 '안타깝지만 규정이 그렇다'고 하는 건 잘못된 대답이 아닌가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 이영택 감독이 25일 현대건설전에서 심판진에 항의하고 있다. KOVO
사진=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