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들의 아쉬움을 손흥민이 풀 수 있을까.
손흥민이 스페인 라리가 명문 구단으로 진출할 수 있다는 보도가 다시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 FC바르셀로나는 아니지만 라리가 3대 명문으로 꼽히며 이번 시즌 라리가 1위로 올라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줄기차게 러브콜을 보내는 모양새다. 팬들도 소식이 나오자마자 환영일색이다. 우승 트로피를 위해서 이젠 토트넘을 떠날 때가 됐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
공신력은 낮지만 스페인 축구 이적시장에서 널리 읽히는 '피차헤스'가 이 소식을 전했다.
피차헤스는 20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슈퍼스타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계약할 수 있다"며 "슈퍼스타는 손흥민이다. 내년 6월 소속팀과 계약이 끝나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커트오프사이드도 21일 "라리가 빅클럽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토트넘 스타를 위해 헐값 이적을 계획하고 있다"며 "토트넘 홋스퍼 공격수 손흥민이 북런던을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며 "32세인 손흥민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타깃이며 앞으로 몇 달 안에 영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영국 더하드태클은 "아틀레티코는 내년 여름 자유계약을 통해 손흥민 영입할 모든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손흥민은 매 시즌 강해졌고, 리그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됐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없기 때문에 아틀레티코는 손흥민이 이적을 결정한다면 최고 수준에서 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손흥민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보도는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 9월 손흥민 대리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단과 비공식 접촉을 했다는 보도를 피차헤스가 내놓은 적이 있다.
당시 매체는 "아틀레티코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 가장 바쁘게 움직인 팀 중 하나"라면서 "훌리안 알바레스를 데려온 구단은 스쿼드 강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여러 이름이 떠오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빼어난 선수 중 하나가 바로 손흥민"이라며 아시아 최고의 스타 이동 가능성을 알렸다.
매체는 특히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그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32살이 됐으나 최고 수준에서 변함 없이 훌륭한 기량을 펼치고 있다"며 "무엇보다 2025년에 계약기간이 끝난다. 이적시장이 제공할 좋은 기회 중 하나다. 손흥민은 지금까지 토트넘과 계약 연장을 맺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차헤스는 특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단과 손흥민 에이전트 사이 접촉이 이미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피차헤스는 "비록 비공식적이지만 대화도 오갔다"고 못을 박았다. 단순 이적설이 아니라 이적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음을 알린 셈이다.
손흥민은 내년 1월1일부터 보스만 룰 적용받아 전세계 모든 구단들과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새해를 앞두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설이 다시 나온 게 예사롭지 않다.
손흥민이 입단할 경우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공격수 앙투안 그리즈만이 자연스럽게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로 갈 것이라 내다봤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1903년 창단했으며 스페인 라리가에서 11번 우승한 명문 구단이다. 가장 최근 우승한 시즌은 2020-2021시즌이다. 스페인 FA컵인 코파델레이 트로피도 10번 들어올렸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도 3번 차지했다. 60년 넘게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을 하지 못하고 있는 토트넘보다는 우승 경력에서 확실히 앞선다.
이번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킬리안 음바페를 데려왔고 FC바르셀로나도 '제2의 메시'로 불리는 라민 야말이 쑥쑥 성장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실제론 잘 버티고 있다.
2024-2025시즌에도 바르셀로나, 레알과 각축을 벌이고 있다. 22일 기존 리그 선두였던 바르셀로나를 2-1로 제압하면서 승점 41을 찍고 단독 선두가 됐다. 바르셀로나(승점 38), 레알 마드리드(승점 37)를 제쳤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36개 팀 중 11위를 달리면서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하다.
손흥민 입장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몇년 계약을 할지는 모르지만 UEFA 챔피언스리그에 꾸준히 출전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다. 이번 시즌 포함 토트넘은 지난 두 시즌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아틀레티코 이적설에 휩싸인 이유는 토트넘과 1년 남은 계약 갱신 여부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 입단 뒤 두 차례 재계약을 체결했고 지금 계약서 만료가 오는 2025년이다. 토트넘은 현 계약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디 애슬레틱 등 영국 사정에 능통한 언론은 토트넘이 이 옵션을 이미 실행,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기간이 2026년 6월로 늘어날 것이라 보도하고 있지만 토트넘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토트넘 팬들은 지난 시즌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며 건재를 알린 손흥민이 아직 2~3년 더 전성기를 누릴 수 있다며 토트넘 구단에 옵션 실행이 아닌 새로운 재계약을 요구하는 실정이다. 현재 180억원 안팎인 손흥민의 연봉도 250억원 이상은 돼야 마땅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손흥민이 실력은 물론 아시아 축구의 아이콘으로 인정받는 등 마케팅 가치도 뛰어나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아직 토트넘은 묵묵부답이다. 그런 상황에서 지난여름 중동 이적설이 흘러나오더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어 FC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PSG, 갈라타사라이, 바이에른 뮌헨을 거쳐 다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가능성이 나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한국 시장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해엔 한국을 방문, 팀K리그, 맨시티와 연달아 내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선수들 유니폼에 한글 이름이 새겨져 팀에 한국 선수가 없음에도 많은 박수를 받았다.
관건은 토트넘에서 이제 10년째 접어든 손흥민의 충성심이다. 토트넘에 잔류하면 구단 레전드 대우를 받을 수 있지만 아틀레티코로 가면 몇 년 뛰고 은퇴한 뒤 잊혀지는 선수가 된다는 점에서도 현역 생활 이후를 생각하면 토트넘 잔류 추진이 나을 수 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이전에도 한국 축구를 수놓았던 공격수들과 연결된 적이 있었다. 오래 전부터 한국 선수들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기아차가 메인스폰서를 맡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입단으로 이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엔 손흥민과 인연 맺을지 주목된다.
앞서 안정환이 독일 월드컵 직후인 지난 2006년 8월 독일 뒤스부르크를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갈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진 적이 있다. 협상이 거의 다 됐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결국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고, 한국인 라리가 진출 2호도 무산됐다(1호는 레알 소시에다드 이천수).
2011년엔 프랑스 AS모나코에서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던 박주영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랭피크 리옹, PSG와 함께 행선지 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박주영은 결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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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