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이탈리아와 AS로마의 전설적인 미드필더 다니엘레 데 로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합류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매체 '풋볼 이탈리아'는 21일(한국시간) "다니엘레 데 로시는 과거 알렉스 퍼거슨 경에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라고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데 로시는 로마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2001년 로마 1군에 데뷔했고, 2019년 팀을 떠날 때까지 18년 동안 로마 유니폼을 입고 헌신했다. 구단 최고 레전드 프란체스코 토티가 은퇴한 후 로마의 왕자라는 칭호를 물려 받은 또다른 레전드 중 한 명이다.
18년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616경기에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다 출전 기록 2위에 올랐으며 이 기간 동안 63골을 넣었다. 2007년과 2008년 코파 이탈리아 2연패를 경험했고, 2007년에는 수페르코파 이탈리아 우승컵도 들어올렸다.
이탈리아 축구대표팀에서도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데 로시는 A매치 117경기를 뛰는 동안 토티, 시모네 페로타 등 로마 동료들과 함께 2006 독일 월드컵 우승을 경험했다.
정상급 미드필더였던 데 로시는 현역 시절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관심을 받은 적이 있다.
2013년 여름 전설적인 지도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데이비드 모예스를 선임한 맨유는 데 로시 영입을 추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당시 맨유는 로마가 정한 마감 시한이 지난 뒤 제의를 보내면서 영입에 실패했다.
이후 데 로시는 '코리엘레 델로 스포르트'에서 "맨체스터에 가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갔으면 자살했을 것"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데 로시는 맨유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로마를 떠나 퍼거슨 감독이 이끄는 맨유에서 뛰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매체에 따르면 데 로시는 "난 어렸을 때 영국 축구를 봤고, 맨유를 좋아했다"라며 "영국에 갈 뻔했는데, 로마를 떠난다면 영국이 내 첫 번째 선택지였다. 다른 팀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영국 최고의 클럽이라고 인정한 건 맨유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2006 독일 월드컵 기간 때 퍼거슨 감독과 만나 맨유 이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데 로시는 "2006 월드컵 기간 중 공항에 있었는데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전화로 불렀다"라며 "그는 날 작은 방으로 데려갔고, 그 방에 알렉스 퍼거슨 경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3분 정도 대화했는데 그때 난 '네,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고 싶었다"라며 "내가 어렸을 때 맨유는 정말 대단한 팀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퍼거슨 감독은 데 로시를 설득하는데 실패했다. 이후 맨유는 데 로시 대신 당시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던 마이클 캐릭을 영입했다.
시간이 흘러 맨유는 퍼거슨 감독이 은퇴한 후 다시 한번 데 로시 영입을 시도했지만, 로마가 정한 마감 시한을 지키지 못하면서 두 번의 영입 시도 모두 실패로 끝났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