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1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 종료 후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2024년 메이저리그 챔피언 자리에 오른 LA 다저스가 트로피를 얻은 대가로 거액의 사치세를 부과하게 됐다.
'AP통신'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21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협회과 확정한 2024 시즌 메이저리그 사치세 부과 대장을 입수해 공개했다.
2024 시즌 사치세를 부과 대상은 총 9개 구단이다. 다저스는 이 중에서도 1억 3000만 달러(약 1884억 원)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부과됐다.
다저스는 2023 시즌을 마친 뒤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를 계약기간 10년, 총액 7억 달러(약 1조 146억 원)에 영입한 게 시작이었다.
다저스는 이어 일본프로야구(NPB)를 평정한 1998년생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계약기간 12년, 총액 3억 2500만 달러(약 4710억 원)를 안겨주면서 데려왔다.
지난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6년 만에 LA 다저스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본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 사진 연합뉴스
다저스는 기존 선수들의 연봉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축에 속했다. 오타니, 야마모토,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을 줄줄이 데려오면서 막대한 사치세 부과가 불가피했다.
오타니가 계약기간 대부분의 연봉을 뒤늦게 이자 없이 받는 지급유예를 구단에 먼저 제안, 다저스의 사치세 부담을 줄여줬음에도 1억 달러가 넘는 청구서를 받았다.
다저스가 이처럼 막대한 사치세를 감수한 건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망 때문이었다. 2023 시즌 디비전 시리즈에서 포스트시즌을 마감, 가뜩이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가을바보' 이미지가 더 굳어졌다.
다저스는 2020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당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규시즌을 60경기만 치르는 미니 시즌으로 치러진 까닭에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정상적인 페넌트레이스, 포스트시즌을 모두 거친 월드시리즈 우승은 1988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다저스는 다행히 돈은 돈대로 쓰고, 트로피를 들지 못하는 비극을 피했다. 투자의 결실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돌아왔다. 비싼 값인 건 분명하지만 돈만으로 살 수 없는 게 트로피이기도 하다.
다저스는 2024 시즌 연봉 총액으로 3억 5300만 달러(약 5116억 원)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치세까지 더하면 6960억 원을 쓴 셈이다.
갑부 구단주 스티브 코헨이 지원하는 뉴욕 메츠도 9710만 달러(약 1407억 원)의 사치세를 내게 됐다. 뉴욕 양키스 6250만 달러(약 906억 원), 필라델피아 필리스 1440만 달러(약 208억 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1400만 달러(약 203억 원), 텍사스 레인저스 1080만 달러(약 156억 원), 휴스턴 애스트로스 650만 달러(약 94억 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240만 달러(약 34억 원), 시카고 컵스 57만 달러(약 8억 2000만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메이저리그의 사치세는 리그 균형 발전을 위해 지난 1997년 최초로 도입됐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잠시 폐지되기도 했지만 2003년 제도 정비를 거쳐 다시 부활했다.
2024 시즌 구단 총연봉 제한액 2억 3700만 달러(약 3435억 원)을 초과한 9개 구단은 초과 액수와 연도에 따라 차등 적용한 사치세 고지서를 받았다.
올해 9개 구단에 부과된 사치세 총액 3억 1130만달러(약 4천512억원)는 사치세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고액이다. 웬만한 S급 FA 선수 1명을 영입할 수 있는 금액이기도 하다.
과거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타 선수를 싹쓸이 했던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는 현재까지 누적 사치세가 가장 많다. 무려 4억 5200만 달러(약 6551억 원)를 사치세로 지출했다.
다저스도 만만치 않다. 2003년 이후 총 3억 5000만 달러(약 5073억 원)가 사치세로 나갔다. 탄탄한 팬층과 막대한 중계권료, 마케팅 수익을 바탕으로 매년 화끈하게 지갑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