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불법촬영 혐의에 따른 재판을 받고 선고 공판을 눈 앞에 둔 전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가 교체 투입 후 멀티골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022년 프랑스 보르드를 퇴단하면서 떨어졌던 골 감각이 최근 부활하고 있다.
알라니아스포르는 15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알라니아에 있는 알라니야 오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지안테프와의 2024-2025시즌 쉬페르리그 16라운드 홈 경기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교체 멤버로 명단에 든 황의조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8분 교체 출전했다. 그는 후반 43분과 45분 연달아 득점포를 터뜨려 맹활약했다.
첫 골 장면은 황의조의 장기가 발휘된 순간이다. 후방에서 롱패스가 넘어갔는데 상대 박스로 공이 흘렀다. 수비와 골키퍼가 공을 미루는 사이 황의조가 달려들어 소유권을 가져갔다.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온 사이, 황의조는 빈 골문에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추가시간이 접어든 시점엔 오른쪽에서 역습이 시작됐다. 동료가 왼발로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했고 반대편에 있던 황의조는 그 공을 지키고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두 번째 득점에 성공했다.
황의조가 2골을 터트리며 3-0 완승을 거둔 알라니아스포르는 승점 3점을 추가해 14위(4승 5무 6패·승점 17)로 두 계단 상승했다. 가지안테프는 11위(승점 18)에 머물렀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선발로 5경기, 교체로 5경기를 뛰었다. 출전시간이 398분에 불과한데 5골을 넣었다. 90분으로 환산하면 경기당 한 골 이상의 폭발적인 골 감각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던 황의조는 성남FC 유스 출신으로 2013년 K리그1에 데뷔했다. 2017년까지 성남에서 K리그1, K리그2를 거치며 성남 통산 140경기 35골 8도움을 기록했다.
이후 황의조는 J1리그 감바 오사카로 이적해 통산 71경기 31골 7도움을 기록하며 일본에서도 활약을 이어갔다. 그는 2019년 여름 프랑스 리그1에 있던 지롱댕 보로도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황의조는 2020-2021시즌과 2021-2022시즌, 두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리그1에서도 뛰어난 스트라이커 중 하나로 거듭났다.
더불어 황의조는 지난 2022년 여름 노팅엄 포레스트로 이적하며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뒤, 곧바로 올림피아코스(그리스)로 임대 이적했다. 하지만 적응에 실패했고 FC서울로 다시 단기 임대를 왔다.
이후 노리치 시티(잉글랜드), 알란야스포르(튀르키예) 임대를 거친 황의조는 이번 여름 결국 노팅엄을 떠나 알란야스포르로 완전 이적했다.
황의조는 알라니아스포르에서 1년째 활약 중이다. 지난 2023-2024시즌 후반기에 알라니아스포르에 임대로 이적한 그는 후반기 초반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하다가 4월이 돼서야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리그 후반기에 1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찍었고 올여름 알라니아스포르로 완전이적했다.
알라니아스포르 영구 이적 후 황의조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11경기 출전해 442분만 소화했지만 가디안테프전 멀티골을 포함해 5골 1도움을 올리면서 녹슬지 않은 킬러 감각을 뽐냈다.
한편 황의조의 멀티골이 주목 받는 또다른 이유는 그가 여성들과의 성관계 불법 촬영 혐의를 얼마 전 한국 법정에서 시인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앞서 지난 10월 A매치 브레이크 때 귀국한 뒤 같은 달 16일 첫 공판기일에서 그간 부인했던 불법촬영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에 같은 취지의 의견서도 제출했다.
황의조가 혐의를 인정함에 따라 곧바로 결심 절차가 진행됐고 검찰은 황의조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5년간의 취업제한 명령도 부과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의조는 "내 잘못으로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를 드린다. 나를 아껴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여성 중 한 명은 황의조와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외치며 엄벌을 촉구하고 있어 황의조 입장에선 상당히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
황의조는 이미 이번 사건으로 지난해 11월 대한축구협회에서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상태다.
황의조의 선고기일은 오는 18일로 잡혔다. 형이 확정되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선고공판 기일이 남은 만큼 소속팀 알라니아스포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는 형식적으론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다.
사진=알라니아스포르, 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