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故 김수미가 41년간 쓴 일기와 자필 탄원서가 공개된다.
12일 도서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출간됐다.
해당 도서는 한국의 여배우이자 글쓰기를 좋아했던 고 김수미의 일상이 담긴 일기를 엮었으며, 30대 젊은 나이였던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의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을 담았다.
고인은 일기를 통해 80년대부터 90년대를 거쳐 요즘의 시대상까지 두루 반영하며 한 여자의 억척스러운 일생과 고민, 고뇌를 보여준다.
출판사 측은 "교정은 최소한으로만 진행했고, 일기 속 내용을 덜어내거나 자르지 않고 그대로 엮었다. 또한, 일기 외에도 작가가 작성한 짤막한 칼럼 원고들, 단편글을 해당 연도에 모두 함께 구성하고 미디어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방송가 이야기를 그대로 실어 사람 김수미를 책에 담고자 했다"라고 안내했다.
고 김수미는 연기에 대한 갈망과 고뇌부터 경제적인 어려움, 가정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부터 고통과 위기까지 모두 담았다. 도서에도 고인이 세상을 떠나기 전 작성한 자필 탄원서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
김수미는 자필 탄원서를 통해 "피고에게 아무 의심없이 회사의 운영을 맡겼고 어련히 잘 해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믿고 있다가 결국 오늘 같은 사태를 맞고 말았다", "저희 모자에게 고소 취하를 계속 요구하면서 안 해주면 언론에 망신을 주겠다고 협박을 해왔다", "거부하자 결국 이틀 전에 저희 모자를 맞고소하고 즉시 언론에 제보하여 거의 모든 언론에서 김수미 횡령이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등의 내용을 밝혔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배우인 며느리 서효림을 언급하기도 한 김수미는 "연예인 가족이라는 어려움은 늘 겪어왔다. 배우는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주는 공인이기도 하다는 점 때문에 늘 조심하고 참고 견디고 바보 같은 생각을 해왔다"고 덧붙이기도.
그는 일기로도 "이 책이 출간된 후 제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다"면서도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 그리고 청소년들에게 제가 지금 이 나이에, 이 위치에 있기까지 제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어서"라고 출간 결심 배경을 밝혔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사람들과 청소년에게 그간 살아온 삶의 철학을 알려주고 싶다고도 전했다.
고인의 일기에는 말년에 앓았던 공황장애도 언급된다. "숨 막힘의 고통은 어떤 약으로도 치유할 수 없다", "공황장애, 숨이 턱턱 막힌다" 등의 일기 내용이 눈길을 끈다.
가족은 고인이 마지막으로 모습을 비췄던 홈쇼핑 방송을 언급하며 "회사의 압박에 출연한 것이 가슴 아프다"라고 밝혔다. 또한 김수미가 말년에 겪었던 고통을 옆에서 지켜봐 온 만큼 안타까운 마음에 일기를 공개했다며 책 인세는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한편,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도서출판 용감한 까치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