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우승후보 1순위 토트넘이 무너지고 있다.
손흥민의 첫 트로피 소망이 쉽지 않다는 게 증명되고 있다.
손흥민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3연속 무승 수렁에 빠졌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베팅업체 우승 확률 1순위로 거의 만장일치 몰표를 받았으나 실제론 그렇지 않다. 일단 8강 안에 드는 것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호주 출신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13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유로파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레인저스와 1-1로 비겼다.
토트넘은 초반 3연승을 달렸으나 이후 승리를 챙기지 못하고 있다.
4차전에서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에 2-3으로 패하더니 AS로마(이탈리아), 레인저스와 연달아 비겼다.
그러는 사이 36개 팀 중 3위였던 순위로 9위까지 내려왔다.
UEFA는 이번 시즌부터 주관하는 클럽대항전 방식을 변경했다. 이전처럼 그룹을 나눠 조별리그 형식으로 진행하는 게 아닌 본선 진출 36개 팀을 포트로 분류한 뒤 무작위로 추첨해 8개팀과 홈앤드어웨이 승부를 통해 토너먼트에 직행하는 팀들을 나눈다. 36개팀들 중 1위부터 8위까지만 토너먼트로 직행한다. 9위부터 24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고, 그 아래 12팀은 탈락한다.
당장은 상위 8개 팀에 주어지는 16강 직행 티켓도 위태롭게 됐다.
토트넘의 부진은 유로파리그로 그치지 않는다. 정규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지난달 24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둔 뒤로는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이날 토트넘은 4-3-3 전형으로 나섰다. 굴리에모 비카리오가 수술대에 올라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키퍼를 맡았으며 데스티니 우도기, 라두 드라구신, 아치 그레이, 페드로 포로가 수비를 구축했다. 중원은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제임스 매디슨이 맡았다. 측면 공격에 티모 베르너와 브레넌 존슨이 포진했다. 손흥민이 스트라이커로 나섰다.
레프트윙이 아니라 최전방에 선발 출격한 손흥민은 후반 스트라이커 도미니크 솔란케가 교체로 들어가면서 원래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위치를 바꿨으나 무기력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전반 11분 매디슨의 페널티지역 왼쪽 컷백 패스를 왼발에 갖다댔으나 매디슨 연결을 예상하지 못했는지 슛이 약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흘렀다.
슛의 강도가 셌어도 득점이 가능했던 순간이었다.
이후엔 슈팅 없이 전후반 추가시간 포함 90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손흥민은 올 시즌 정규리그 4골 4도움, 유로파리그 1골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적지에서 하마터면 패할 뻔했다. 전반 39분 베르너가 왼쪽에서 넘긴 땅볼 크로스를 브레넌 존슨이 문전에서 왼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힌 게 전반전 유일한 유효슈팅이었다.
레인저스는 결국 후반 2분 함자 이가마네의 골로 달아났다.
제임스 태버니어가 절묘한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이가마네가 왼발 발리 슛으로 마무리하면서 토트넘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 들어 이번 시즌 컨디션이 좋은 솔란케와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나란히 집어넣었는데 둘이 동점포를 합작해 간신히 충격패를 막았다.
오른쪽에서 솔란케가 패스를 넘기자 최근 유럽 정상급 플레이메이커로 거듭난 쿨루세브스키가 골 지역 정면에서 왼발 슛으로 홈팀 골문 오른쪽을 흔들어 1-1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이후 역전을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실점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레인저스는 후반 40분 시리엘 데서르스가 수비수 둘을 제치고서 날린 슈팅이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은 독일 호펜하임, 스웨덴 엘프스보리 등과 리그 페이즈 두 경기를 내년 1월에 남겨두고 있다. 두 팀이 각각 26위와 24위로 하위권이어서 토트넘이 우세할 것으로 보이는데 2연승을 챙겨야 16강 진출을 위한 플레이오프를 치르지 않아도 된다. 토트넘이 우승후보 자존심을 계속 구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