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버밍엄 시티의 핵심 미드필더로 백승호가 한 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자책골로 상대에게 리드를 내줬으나 이후 동료의 결승골을 돕는 결정적인 패스로 어시스트를 쌓으면서 소속팀 버밍엄의 2-1 역전승을 이끈 것이다. 결과적으로 백승호는 경기에서 나온 세 골 중 두 골에 관여한 셈이 됐다.
백승호의 소속팀 버밍엄 시티는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반즐리에 위치한 오크웰에서 열린 반즐리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리그 원(3부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제이 스탠스필드의 멀티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얻은 버밍엄(승점 39)은 선두 위콤비 원더러스, 2위 렉섬(이상 승점 40)의 뒤를 맹추격했다. 위콤비는 18경기, 렉섬은 19경기를 치렀지만 버밍엄은 17경기만을 소화한 상태이기 때문에 버밍엄이 향후 두 경기에서 추가로 승점을 확보한다면 리그 선두로 치고 올라갈 여지도 있다.
또한 버밍엄은 이날 승리로 리그 3연승, 잉글랜드 FA컵 포함 공식경기 4연승을 내달리며 최고의 분위기를 유지했다. 버밍엄의 분위기를 끌어올린 데에는 반즐리전 역전승도 한몫 했다.
버밍엄 이적 후 줄곧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는 백승호는 반즐리전에도 선발 출전해 일본인 미드필더 이와타 도모키와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축구통계매체 '폿몹'에 따르면 백승호는 패스 성공률 74%(35회 중 26회 성공), 공격 지역 패스 3회, 크로스 성공 2회(100%), 태클 성공 1회(100%), 클리어링 2회, 리커버리 3회, 경합 성공 5회 등을 기록하며 살림꾼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반즐리전은 백승호가 천당과 지옥을 오간 경기이기도 했다.
백승호는 0의 균형이 깨지지 않은 채 돌입한 후반전 초반 골문 앞에서 상대의 헤더를 머리로 걷어내면서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으나, 이후 자책골을 기록해 상대에게 리드를 허용했다.
후반 13분 반즐리의 공격수 스테픈 험프리스가 버밍엄의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버밍엄 수비수 벤 데이비스를 상대로 돌파에 성공한 뒤 문전으로 낮게 깔아찬 공이 백승호에게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백승호도 어쩔 수 없는 실점이었다.
선제 실점한 버밍엄은 다행히 2분 만에 스탠스필드의 동점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백승호 입장에서는 천만다행이었다.
백승호는 후반 34분경 장기인 날카로운 킥으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버밍엄의 코너킥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차 올린 공이 반즐리 수비진을 지나쳐 골문 반대편으로 향했고, 수비와의 경합을 이겨내면서 뛰어 들어간 스탠스필드가 이를 밀어 넣어 역전골을 터트렸다. 백승호의 정교한 킥과 스탠스필드의 집중력이 만들어낸 역전골이었다.
백승호는 예상치 못한 자책골로 잠시 흔들렸으나 결국 결승골을 도우면서 자신이 왜 버밍엄의 핵심으로 뛰고 있는지 증명했다. 백승호는 이번 시즌 치른 리그 1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대부분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고, 지금까지 두 개의 어시스트를 쌓았다.
사진=버밍엄시티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