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대회 남자 1500m 결승, 1위로 경기를 끝낸 박지원이 시상식에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박지원(서울시청)이 2024-202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투어에서 처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3차대회 남자 1500m 정상에 오르며 이번 시즌 반등을 알렸다.
박지원은 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6초776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2위 윌리엄 단지누(캐나다·2분16초808)와의 격차는 0.032초에 불과했다. 박지원과 함께 결승에 출전한 장성우(고려대)는 2분17초197로 4위를 차지했다. 2분17초186을 찍은 홈링크 쑨 롱(중국)에 불과 0.011초 뒤져 메달을 놓쳤다.
쇼트트랙 월드투어는 지난시즌까지 치러진 쇼트트랙 월드컵을 개편한 대회다. 매 대회마다 남여 모두 개인종목 3개 종목 중 한 개 종목이 1~2차 레이스로 두 번 치러졌으나 월드투어에선 폐지됐다. 6차례 대회에서 남여 가장 성적 좋은 선수에게 수여됐던 크리스털 글로브는 올해 개인은 물론 가장 성적 우수한 나라에도 주어진다.
지난 시즌 월드컵 종합 1위를 의미하는 숫자 '1'이 새겨진 헬멧을 쓰고 경기에 나선 박지원은 경기 시작 후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폈다. 중위권을 유지하다가 4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를 공략해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다. 이후 속도를 점점 끌어올렸고, 단지누의 추격을 뿌리치고 1위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대회 남자 1500m 결승, 박지원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박지원은 2022-2023시즌, 2023-2024시즌까지 월드컵 시리즈 종합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크리스털 글로브를 수상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1차대회(캐나다)에 이어 2차대회(캐나다)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1차대회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2차대회 남자 계주 5000m에서 은메달을 만든 게 전부였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던 박지원은 자신의 주종목에서 뒤늦게 시즌 첫 금메달을 만들며 아쉬움을 만회했다. 박지원은 이번 시즌 월드투어보다는 내년 2월에 열리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이어 3월에 벌어지는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에 초점을 두고 있다.
박지원은 이어진 남자 500m 결승에서는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4위로 출발한 박지원은 좀처럼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결국 5명의 선수 중에서 40초516으로 가장 늦게 레이스를 마쳤다. 홈 팬들의 성원을 받은 쑨롱(중국·40초155), 스티븐 뒤부아(캐나다·40초289)가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메달은 헝가리에서 귀화해 두 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2018 평창 올림픽 및 2022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류 샤오앙이 40초342를 기록하며 챙겼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대회 여자 1000m 결승, 최민정이 함께 동메달을 획득한 커린 스토더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연합뉴스
여자 쇼트트랙 에이스 최민정(성남시청)은 여자 1000m 결승에 출전해 1분29초777를 기록, 다나에 블레(캐나다·1분29초678), 잔드라 펠제부르(네덜란드·1분29초717)에 이어 동메달을 차지했다. 커린 스토더드(미국)와 1000분의 1초 단위까지 똑같아 함께 동메달을 차지했다.
최민정은 레이스 초반 2위로 달리다가 벨제부르에게 2위를 내줬으나 다시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5바퀴 반을 남기고 코트니 사로(캐나다)와 벨제부르에게 밀리면서 4위까지 내려앉았다.
레이스 후반 3위로 달리던 최민정은 아웃코스를 공략했으나 치고 올라가지 못했고, 스케이트 날을 내밀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종료 후 사진 판독이 진행됐고, 최민정과 스토더드가 동시에 경기를 끝내면서 두 선수 모두 메달을 받았다.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투어 3차대회 여자 1000m 결승, 최민정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AP 연합뉴스
여자 계주 3000m 결승에 출전한 최민정, 김길리(성남시청), 노도희(화성시청), 심석희(서울시청)는 4분17초746으로 캐나다(4분10초948)에 이어 2위로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중국 선수가 레이스 후반 폴란드 선수와 충돌하면서 넘어졌고, 통증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러면서 심판진이 폴란드에 페널티를 부여한 뒤 재경기를 진행했다.
한국은 메달 획득 여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 심석희가 레이스 후반 중국 선수와 충돌하면서 넘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캐나다에 이어 2위로 경기를 끝낸 뒤 심판진의 판정을 기다렸다. 여러 차례 해당 장면을 살핀 심판진은 중국의 페널티를 선언했다. 중국 선수가 무리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었다고 판단했다. 폴란드와 중국이 연이어 실격당하면서 4분39초492에 그친 카자흐스탄이 어부지리 동메달을 챙겼다.
한국은 남자 계주 5000m 준결승에선 장성우, 김태성(서울시청), 박장혁(스포츠토토), 박지원으로 팀을 꾸려 6분50초50으로 조 2위를 기록했다. 조 1위 캐나다(6분49초110)와 함께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한국은 혼성 계주 2000m에서도 중국, 미국, 폴란드와 함께 결승에 올라 월드 투어 이 종목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결승엔 한국, 캐나다 외에 네덜란드와 중국이 진출했다. 남자 1000m와 여자 500m, 여자 1500m, 남자 5000m 계주, 혼성 2000m 계주 등 나머지 종목 결승은 8일에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다.
사진=AP/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