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대가족' 양우석 감독이 따스한 가족 코미디로 스크린에 복귀한 이유를 밝혔다.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대가족'을 연출한 양우석 감독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영화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분)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가족 코미디다.
양우석 감독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림사건 변론 과정과 민주화 투쟁을 배경으로 한 '변호인'을 연출했으며 남북 관계와 한반도 외 관계 등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생각을 불러일으킨 '강철비', '강철비2'를 연출했다.
그리고 확 바뀐 색깔의 영화 '대가족'으로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앞서 3일 늦은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국회는 4일 오전 1시 경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대통령에게 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가결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4일 오전 추가 담화를 통해 "바로 국무회의를 통해 국회의 요구를 수용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며 계엄 해제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양우석 감독은 저는 사건을 심플하게 법률적으로 해석했다. 군인까지 내려와 질서 수습할 일일까 싶더라"며 "계엄군 해제 시킬 수 있는 인원은 국회의 1/2이다. 몇십 년 전 일 생각하면서 내가 알고 있기로 절반 이상의 국회의원이 동의하면 바로 해제인데 이걸 왜 했지하는 의아함이 있었다"고 솔직히 밝혔다.
그는 "그래서 걱정하지 말라고, 늦어도 3일 안에 원상복귀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저만 느낀 건 아니고 많은 분들이 느꼈다. 군인들이 여기서 내려와 질서 유지할 일이 없었다고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며 "어제 화산 폭발하거나 지진은 확실히 없었던 거죠?"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양우석 감독은 "사실 '대가족'이 '변호인', '강철비'보다 더 무거운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변호인', '강철비'는 특수한 상황이다. 21세기 우리에게 발생하지 않을 상황이다. 그런데 어제 일어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모든 가족은 데면데면하고 어색한 그런 모습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없는 사람은 없다. 비록 혼자라도 가족 있었으니 내가 있는 거다"라며 "가족은 모두에게 공감되는 소재다. 이 지점이 제일 무거웠다. 가족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제 복귀 평균 주기가 4년이라 감독끼리는 절 올림픽 감독, 월드컵 감독이라고 놀린다"고 복귀에 대해 언급하며 "이럴 때일수록 영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비상계엄) 이슈가 생기면 저희도 국민이고, 다 놀라고 당황하고 피로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지금 TV가 너무 좋아졌지만 극장에 온다는 건 추억이다. 이 추억을 잊어가고 있는데 극장에서는 옆 사람과 같이 보고 느끼고 웃고 심지어 울기도 한다. 누군가와 같이 한다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라며 "극장에 오시는 경험으로 이런 상황에 대한 복잡함이나 피로감을 씻으시면 어떨까 싶다"는 진심을 전했다.
양우석 감독은 "사실 지난 10년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를 하자고 스스로 규정했다"며 "'변호인'은 웹툰 시나리오로 개발했던 거다. '변호인'은 그분의 이야기지만, 사실 본질적으로 법조인이 법 안지키는 사람에게 법 지키라고 하는 이야기의 압축이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변호인'을 연출했던 건 IMF 세대 때 청소년기를 보낸 사람들이 막 세상에 나올 때라서다. 이분들이 세상에서 살아남고 순응해야한다는 게 많아 잘못된 것에 대해 항의하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기획했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강철비'는 당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이야기였다. 당시 전 북한이 무기를 만들면 반드시 전쟁이 난다고 봤다. 그럼 당연히 한반도 전체가 영향을 받으니 그걸로 영화가 주는 이야기를 만들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걸 시뮬레이션 처럼 보여드린 거다. '강철비2'도 연장선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는 지금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풍족해졌다고는 하지만 그 어느때보다 가정 만들기 힘든 세상이 됐다"며 "인간이 가장 보수적으로 변하는 게 가족 관련이다. 지난 한 세대, 두 세대 동안 이 땅에서 벌어진 가족의 형태, 의미, 가족 간 관계 변화가 있다"며 '대가족'을 이야기한 이유를 전했다.
양 감독은 "가족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하면 어떨까. 모든 가족이 비슷하지만 다 다르다"며 "가정들이 서로 보듬어주고 챙겨줄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가족'은 11일 개봉한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