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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 다시 '정몽규 후보'로…4번째 출마, 2013년 뜨거웠던 경선 재현될까

기사입력 2024.12.02 22:16 / 기사수정 2024.12.02 22:16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뜨거웠던 12년 전 대한축구협회장 경선이 재현될까.

정몽규 현 회장이 논란 속에 4선 도전을 선언한 뒤 대한축구협회에 출마 의사를 공식으로 전달하며 후보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했다.

정 회장은 2일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에 서명한 뒤 협회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은 자동으로 직무 정지 상태가 됐다.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 김정배 부회장이 회장직을 대행한다.

현 회장이 차기 회장에 도전하기 위해선 임기 만료일 50일 전에 선거에 나가겠다는 뜻을 축구협회에 밝혀야 한다. 2일은 임기 만료일인 2025년 1월 21일의 50일 전이다.

앞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축구협회장 출마 선언을 하고 사실상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코리아컵(구 FA컵)이 결승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정 회장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이어 정 회장이 후보자등록의사표명서에 서명함에 따라 이번 선거는 지난 2013년 이후 12년 만에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1월 28일 축구협회장에 처음 입후보해 선거를 치렀다. 당시 선거는 지금도 '역대급' 축구협회장 선거로 꼽힌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지낸 정 회장을 비롯해 축구계 오랜 야당 인사로 자리매김했던 허승표 피플웍스 회장, 재력가로 알려진 김석한 전 전국중등축구연맹 회장, 당시 여당 현역 의원이었던 윤상현 의원 등 4명이 입후보했기 때문이다.

당시 선거는 시도축구협회 회장, 각급축구연맹 회장 등 대한축구협회 대의원 소수만 투표권을 갖고 있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 식이었는데, 1차 투표에선 허승표 회장이 8표, 정몽규 당시 프로연맹 총재가 7표, 김석한 회장이 6표, 윤상현 의원이 3표를 받았다. 정몽규 총재도 까딱하면 결선 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떨어질 뻔 했던 것이다.

그러나 2차 투표에서 대반전이 일어났고 정몽규 후보가 김 회장, 윤 의원의 표를 대부분 확보하면서 15표를 획득, 9표에 그친 허승표 회장을 제치고 역전드라마를 펼치며 회장에 취임했다. 당시 한 후보는 "도무지 표심을 종잡을 수 없었고 정말 힘든 선거였다"고 토로했다.



이후 정몽규 회장은 2017년과 2021년엔 홀로 입후보해 경선 없이 당선됐다.

이번엔 한국 축구 위기와 자신의 축구협회 행정에[ 대한 연이은 실책이 겹치면서 누군가는 그를 제어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경선 분위기가 무르익었고 실제 허 감독이 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여기에 변수는 또 있다. 2002 한일 월드컵, 2018 러시아 월드컵 때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맡았던 이용수 세종대 교수가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명이 회장 자리를 다툰다면 더욱 흥미진진할 전망이다.

정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국내 대기업 31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산업개발의 총수이자 프로축구단 부산 아이파크 오너라면, 허 감독은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끈 축구인 출신이다.

출마가 거론되는 이 교수 역시 선수 출신이지만 허 감독과는 결이 다소 다르다. 축구협회 부회장, 기술위원장 등을 수차례 역임하면서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기술 연구에도 능한 학자적인 면모도 갖춘 인물이다.

일단 정 회장과 허 감독의 양자 구도에선 정 회장이 상당히 우세하다는 게 축구계의 압도적인 관측이다. 3자 구도가 되더라도 헤게모니는 정 회장이 쥘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과거 1994년 울산 현대(현 HD) 구단주를 시작으로 30년 동안 축구계와 인연을 맺어왔다.

축구협회에 여러 방면에서 재정 기여를 할 수 있는 기업가인 데다 '현직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산하 단체장, 시도협회장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선거전에서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축구협회가 불투명한 행정과 무능력으로 질타의 목소리를 받아온 가운데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 논란마저 터졌다.

여기에 기업가로서 지난 2022년 1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축구협회장 임기 중 겪기도 했다. 정 회장은 한국 사회에서 무능한 경영인, 행정인으로 인식되고 있어 그가 다시 축구협회장에 당선된다면 축구계 전반에 대한 국민과 팬들의 실망은 더욱 깊어질 수 있다.

정 회장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왜곡됐다는 입장과 함께 천안에 건설되는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의 완성 등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한 번 더 회장을 해야한다는 생각이다.



허 감독은 정 회장보다는 인기가 나은 것으로 간주되나 행정 능력에선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축구협회 한 해 예산이 1000억원을 넘는 거대 단체인데 이를 이끌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받는다.

허 감독은 경기인 출신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맡아 지난 2년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재선까지 한 허구연 총재처럼 자신도 대한축구협회를 경영할 능력이 있다고 역설한다. 지도자 시절, 무명의 이영표, 박지성을 과감히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으로 키우고, 자신은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행을 이끄는 등 축구적인 감각 면에선 국내 어느 인물과도 비교될 수 없다는 평가가 따른다.

정 회장은 체육단체장 3선 이상에 도전하는 인물이 치러야 하는 스포츠공정위 심사를 통과하면 후보 등록 기간인 이달 25∼27일을 전후해 지난 임기 동안의 소회와 4선 도전의 포부를 밝힐 예정이다.

정 회장은 접수 마감 시한인 2일 공정위에 심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공정위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 여부, 재정 기여 등을 고려해서 심사하는데, 100점 만점에 60점을 넘기면 되기 때문에 통과는 거의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는 내년 1월 8일 열리며, 그에 앞서 선거운영위원회가 내달 12일 구성돼 본격적인 선거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다.

새 회장 임기는 내년 1월 22일 정기총회부터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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