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환 기자) '대구의 왕' 세징야가 대구FC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다만 세징야는 자신의 계약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대구FC는 1일 오후 2시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충남아산FC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홈 경기에서 세징야와 에드가, 이찬동의 연속골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3-4로 패배했던 대구는 이날 경기에서 합산 스코어를 6-5로 뒤집으면서 극적 잔류에 성공했다.
기적은 세징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전반 추가시간 5분 골문 바로 앞에서 공을 낚아챈 세징야는 침착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합산 스코어를 4-4로 맞췄다. 대구는 세징야의 선제골에 힘입어 맹공을 이어갔고, 후반전 들어 에드가의 추가골로 합산 스코어를 역전시켰다.
이후 대구는 후반전 막바지 주닝요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허용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지만, 연장 전반 3분 터진 이찬동의 득점으로 다시 합산 스코어 리드를 가져왔다. 남은 시간 동안 충남아산의 공세를 모두 버텨낸 대구는 다음 시즌도 K리그1 무대에서 보낼 수 있게 됐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지목돼 기자회견에 참석한 세징야는 "충남아산을 칭찬하고 싶다. 왜 그들이 K리그2에서 경쟁력 있는 팀인지 보여준 것 같다"며 "우리가 경기를 시작하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결과를 가져와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경기장 안에서 열정적이고 투지 있게 플레이한 덕에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세징야와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충남아산을 칭찬하고 싶다. 왜 그들이 K리그2에서 경쟁력 있는 팀인지 보여준 것 같다. 우리가 경기를 시작하면서 어떤 방법으로든 결과를 가져와야 했는데,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경기장 안에서 열정적이고 투지 있게 플레이한 덕에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는데 대구와의 동행에 대한 생각은.
의존도 발언에 대해서는 우리 대구가 전체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나는 매년 나이를 먹는다. 2025년에는 조금 더 냉철하고 명확하게 계획을 구성하면 올해처럼 부족한 점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계약과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 구단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비밀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어려울 것 같다.
-플레이오프 득점이 어느 골보다 의미 있을 것 같은데.
이 세 골로 동료들과 이야기를 했다. 어떤 골이 중요한지 생각한다면 1차전에서 나온 두 번째 득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때 우리의 경기력이 올라온 게 보였고, 득점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골이 있어서 홈에서 이렇게 값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래서 1차전 두 번째 골이 인상에 남는다.
-플레이오프를 끝으로 본인의 동상에 대한 의견은.
동상 이야기는 이제 지나간 이야기다. 그동안 많이 헌신했기 때문에 여기 계신 분들이 지지하시면 동상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본인의 축구 인생에 올해는 어떻게 기억될까.
이번 시즌은 대구가 너무 힘들었던 해다. 너무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팀적으로는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60-60을 달성하면서 골과 어시스트를 많이 기록했고, 딸도 얻었다. 이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는 좋았던 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 후 마이크를 잡고 홈 팬들에게 한 말은.
오늘 경기장에 오신 모든 분들 앞에서 하나님께서 능력을 주셨다는 점에 감사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그 덕에 선수들이 능력을 발휘해 우리가 값진 결과를 얻었다.
추가로 많은 분들이 '세징야가 팀을 구했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했다. 코칭 스태프들과 구단 직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준비했다. 하나님으로부터 능력을 받아서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 그래서 세리머니를 부탁드렸다.
-대구가 FA컵(코리아컵) 우승 등 이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본인은 함께할 수 있을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축구를 하고 싶다. 나이를 먹다보니 이런 것들이 힘들다. 우리가 부족한 점들을 잘 보완하고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코리아컵 우승이나 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다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대구와의 계약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런 부분들을 갖고 2025시즌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
한 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게 있다. 갈비뼈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언가 해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사장님부터 시작해 식당에서 음식을 해 주시는 분들까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말 어려운 시즌이었지만 그래도 대구의 모든 구성원들이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사진=대구, 김환 기자/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