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월드클래스 센터백 출신 감독은 보는 눈부터 달랐다.
김민재의 소속팀인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 뱅상 콤파니 감독을 두고 하는 얘기다. 콤파니 감독이 A매치 브레이크 끝나자마자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를 극찬했다. "훈련장에서 강력한 수비수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뮌헨에 부임하자마자 김민재에 대단한 느낌 받았음을 소개했다.
콤파니 감독은 자신의 느낌 그대로 김민재를 부동의 주전으로 현재 활용하고 있다. 김민재는 2024-2025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뮌헨의 무패 질주에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엔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연구소 CIES가 선정한 전세게 센터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뮌헨은 23일 오전 4시30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025 분데스리가 11라운드 아우크스부르크와의 홈 경기를 치른다. 분데스리가 18개팀이 총 34경기 중 10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뮌헨은 8승 2무(승점 26)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 12를 기록하며 13위에 자리잡고 있다.
이번 경기는 현지시간으로 금요일 밤에 열리기 때문에 11월 A매치 브레이크가 끝난 뒤 분데스리가 전체를 통틀어 첫 경기가 된다.
그런 상황에서 아우크스부르크전 회견이 열렸고 콤파니 감독이 김민재 질문을 받은 것이다.
콤파니 감독은 아주 상세하게 김민재의 장점을 설명했다. 그는 "나도 선수 시절 수비수로 뛰었으며 중앙 수비수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훈련장에 강력한 수비수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는 말로 김민재의 위력을 설명했다.
이어 "항상 한 경기 만으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순 없다. 10~15경기 정도 필요할 때도 있다"며 "물론 수비수들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목표는 더 나아지는 것이며 현재 보유한 선수들에 매우 만족한다.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김민재 질문은 콤파니 감독만 받은 것이 아니다.
막스 에베를 디렉터(단장)도 회견장에서 김민재 질문을 받았다.
애배를은 "김민재는 지난 시즌 전반기에 아주 잘했다. 팀도 그랬다"며 "1월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 바로 경기장에 투입됐고 그러면서 그는 약간 자신감을 잃었다. 우린 여름에 결정을 내렸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 등 두 수비수가 전사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 김민재는 이제 경기 운영 등에서도 적응하고 한 걸음 나아갔다"고 역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김민재의 대반전이다.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나폴리의 세리에A 우승을 이끌면서 최우수수비수까지 수상한 김민재는 여세를 몰아 뮌헨에 이적료 5000만 유로(750억원)에 5년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전반기엔 뮌헨 수비수들이 돌아가며 다치는 바람에 '김민재 혹사론'이 불거질 정도로 굉장히 많은 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아시안컵을 다녀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에서 상대 미드필더 혹은 공격수들의 볼을 일대일 싸움을 통해 적극적으로 빼앗는 김민재 특유의 '공격적 수비'가 통하지 않으면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것이다. 토트넘에서 6순위 센터백으로 밀렸다가 마침 마땅한 수비수가 없었던 뮌헨으로 임대 온 에릭 다이어에게도 주전을 내줘 화제가 됐다.
김민재 축구인생 최고의 위기가 밀려들었다.
김민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의 첫 전성기를 이끌며 월드클래스 센터백으로 활약한 콤파니 감독 부임에 맞춰 국가대표팀 월드컵 예선 여정까지 쉬고 준비한 끝에 2024-2025시즌 개막전부터 주전을 되찾은 것이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분데스리가 10경기를 비롯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경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2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면서 뮌헨 수비의 핵심 지위를 되찾았다.
마침 뮌헨도 분데스리가 무패 행진을 거듭하면서 김민재의 수비 능력도 재조명받고 있다.
물론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좀 더 가야할 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어쨌든 이런 활약에 힘입어 김민재는 지난 11일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 국제스포츠연구소(CIES)가 선정한 전세계 센터백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CIES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센터백 10인을 선정하면서 김민재를 최상단에 올려놨다.
CIES는 자체 지표로 경기력을 분석한 뒤 김민재에게 100점 만점에 91.1점을 매겼다. 김민재는 전세계 센터백 중 유일하게 90점을 돌파했다.
김민재 뒤를 이어 맨체스터 시티의 프리미어리그 4연패를 이끈 포르투갈 수비수 후벵 디아스가 2위에 올랐는데 점수는 89.7점으로 90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리버풀의 이브라히마 코나테, 버질 판 데이크 등 두 센터백이 각각 89.5, 89.4점으로 3위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브라질 국가대표 에데르 밀리탕(89.0점)이다.
세계적인 수비수들을 전부 제치고 김민재가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그리고 센터백으론 세계 최고 실력을 경험했던 콤파니 감독도 김민재의 기량을 깔끔하게 인정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 / 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