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이 14일 대만 텐무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박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타이베이(대만), 박정현 기자)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야구가 곽빈을 앞세워 분위기 반전을 노린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B조 첫 경기에서 대만에 3-6으로 졌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1패를 안고 조별리그 잔여 게임에 임해야 한다.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 공화국, 18일 호주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야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 라운드(4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국의 결정적인 패인은 선발투수 고영표의 부진이었다. 고영표는 2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2회말 천천웨이에게 만루 홈런,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대만은 언더스로인 고영표를 겨냥, 6명의 왼손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결과적으로 고영표가 대만의 왼손타자들에게 2개의 피홈런을 허용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이 14일 대만 텐무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한국은 2회말 6실점의 악몽을 딛고 맹추격에 나섰다. 4회초 김도영의 1타점 2루타와 박동원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만회, 2-6으로 점수 차를 좁히고 반격을 시작했다.
한국 불펜도 힘을 냈다. 최지민이 2⅔이닝 무실점, 곽도규 ⅓이닝 무실점, 김서현-유영찬-조병현이 나란히 1이닝 무실점으로 대만이 도망가는 걸 허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 타선은 7회초 대타 나승엽의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 대만 투수진 공략에 실패했다. 결정적으로 게임 초반 발생한 6점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대만에게 승리를 헌납했다.
한국은 일단 14일 쿠바전 승리가 급선무다. 선발투수로 공식 발표된 곽빈이 쿠바 타선을 상대로 최대한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주는 게 중요하다.
곽빈은 2024 시즌 소속팀 두산 베어스에서 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쳤다. 30경기 167⅔이닝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거뒀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수확하고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함께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곽빈(두산 베어스)이 14일 대만 텐무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조별리그 B조 2차전 쿠바와의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곽빈은 국제대회 경험도 풍부하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성인 대표팀 데뷔전을 치렀다. 2023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서는 일본전에 선발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선보였던 바 있다.
곽빈은 2024 WBSC 프리미어12 최종 리허설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 2이닝 1피안타 1사구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구속 150km를 찍으며 컨디션이 올라왔음을 입증했다.
쿠바가 한국전 선발투수로 예고한 리반 모이넬로는 '강적'이다. 모이넬로는 2017년부터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고 있어 아시아 타자들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모이넬로는 단순히 NPB에서 뛰고 있는 흔한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이 아니다. 통산 성적은 331경기, 463⅓이닝, 30승 14패 4세이브 135홀드, 평균자책점 1.92로 특급이다.
일본프로야구(NPB)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고 있는 쿠바 야구 국가대표팀 에이스 리반 모이넬로가 14일 대만 톈무 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전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모이넬로는 올해 선발투수로 전환, 25경기, 163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1.88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94에 불과했다. 이닝당 1개에 육박하는 155개의 탈삼진을 잡아낸 부분에서 알 수 있듯 타자들을 구위로 압도하고 윽박지르는 유형의 피칭 스타일을 보여줬다.
소프트뱅크는 모이넬로가 1995년생으로 젊은 데다 현재 구위와 기량을 높게 평가, 2024 시즌 종료 후 계약기간 4년, 총액 40억 엔(약 362억 7960만 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곽빈과 한국 타선은 쿠바와 모이넬로를 넘어서야만 슈퍼 라운드 진출을 위한 희망의 불씨를 크게 키울 수 있다.
사진=대만, 박지영 기자/엑스포츠뉴스 DB
박정현 기자 pjh6080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