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엑's 인터뷰①]에 이어) 여전히 이달의 소녀 멤버?, 이달의 소녀 출신 가수? 혹은 가수 이브? 이브가 자신의 정체성에 머리를 싸맸다.
최근 이브는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두 번째 미니앨범 '아이 디드(I Did)' 발매 기념 인터뷰에서 "매일 밤마다 나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해 고민한다"고 토로했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만능 엔터테이너 이브는 현재 이러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이달의 소녀로 함께 활동했던 멤버 현진과 여진, 비비, 고원, 혜주는 루셈블로, 희진과 김립, 진솔, 최리, 하슬은 아르테미스로 새출발했다. 이브와 츄만이 솔로 행을 택한 가운데, 이브는 지난 3월 프로듀서 밀릭이 설립한 레이블 파익스파밀에 합류했다.
파익스퍼밀에 합류하게 된 계기를 묻자, 한 치의 고민 없이 대표인 밀릭을 꼽은 이브.
그는 "저는 좋아하는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은데 정작 이것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호한 사람이었다"며 "밀릭 대표님은 그런 저를 보시자마자 캐릭터가 있다고 확신을 주시더라. 대표님이 갖고 있는 스펙트럼이 저와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 같았다. 처음에는 (대표님이) 너무 어려운 음악을 듣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대표님을 통해서 듣는 귀가 넓어졌다"고 이야기했다.
이브는 단순히 무대 위에 서는 '퍼포머'가 아니다. '만능 올라운더' '육각형 아티스트'라는 별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이브는 이달의 소녀 곡은 물론, 루셈블 앨범에도 수록곡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다. 츄의 솔로 데뷔 당시에도 수록곡 '걸스 토크(Girl's Talk)'을 선물하며 힘을 보탰다.
하지만 전작 '루프'와 이번 '아이 디드'까지 두 장의 솔로 앨범에 '이브'라는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브는 "멤버들 앨범에는 참여를 계속했는데 회사에서 먼저 음악적으로 전적으로 믿고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잠깐 저의 작업을 내려놓고 회사가 바라보는 제 모습에 더 집중하기로 했다. 이번 앨범이 '루프'의 마무리 같은 느낌이라 다음 앨범부터 제가 참여한 곡들이 수록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회사가 바라보는' 이브는 어떤 모습일까.
관련해 이브는 "그룹 활동 때는 걸크러시 한 것들을 많이 해서 나중에는 내가 이런 콘셉트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른 것에는 손을 대기 꺼려지는 상황까지 생겼다"며 "점점 갇히는 기분이 들었는데 (지금) 회사에서는 걸크러시한 모습보다도 저의 감성적이면서 소녀 같은 순수함을 많이 끌어내 주셨다. 스펙트럼을 넓혀주신 것에 감사했다. 한층 넓어진 공간에서 제 음악들을 펼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브에게 '곡 작업'을 내려놓는 일이란 생각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그는 "데뷔 앨범에 제가 직접 만든 노래를 싣고 싶었지만 내려놓는 것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다음 앨범부터는 회사에서 배운 지식과 한층 넓어진 스펙트럼으로 저만의 음악을 만들어 가는 싱어송라이터가 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달의 소녀 출신'을 떼어도 될 정도로 이브는 솔로가수로도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루프'는 전 세계 11개 지역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그는 '루프'로 미국 빌보드가 선정한 '2024년 상반기 최고의 K팝 앨범'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브는 "오로지 제 실력만으로 이뤄낸 결과라기 보다는 회사에서 좋은 앨범을 프로듀싱해주셔서 감사하다. 나중에는 제가 작사, 작곡한 곡들로 트랙리스트를 꽉 채워서 인정을 받고 싶다. 색다른 느낌일 거다.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고 했다.
([엑's 인터뷰③]에서 계속)
사진=파익스퍼밀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