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역사를 바꿨다.
패스성공률 100%를 앞세워 유럽을 뒤흔들었다.
김민재가 지난 2003-2004시즌 이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단일 경기에서 103개 이상의 패스를 뿌리고 성공률 100%를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챔피언스리그 역사는 이보다 오래됐지만 축구통계매체들이 선수 개개인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뽑아낸 2003년 여름 이후 '첫 역사'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
김민재는 7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에서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 공격진을 꽁꽁 틀어막아 뮌헨의 1-0 승리에 보탬이 됐다.
김민재가 '촘촘' 수비를 펼치면서 뮌헨의 연패 행진도 끝났다.
뮌헨은 리그 페이즈 첫 경기에서 크로아티아의 디나모 자그레브를 9-2로 대파했으나 이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다크호스 애스턴 빌라에서 0-1로 지더니 스페인 양대 명문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와 원정 경기를 치러 1-4로 대패했다.
벤피카가 유럽의 축구 강국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강팀이어서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는데 김민재가 맹활약하며 뒷문을 잘 잠갔고 독일 축구 최고의 재능으로 불리는 자말 무시알라가 헤더골을 넣어 승리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뮌헨은 2승 2패(승점 6)를 기록, 참가 36개팀 가운데 17위를 기록했다. 20위권에서 일단 벗어났다.
뮌헨은 아울러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바르셀로나전 대패 이후 분데스리가 보훔전 5-0 대승, DFB 포칼 마인츠전 4-0 쾌승, 분데스리가 우니온 베를린전 3-0 완승을 챙겼던 뮌헨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첫 무실점 승리를 일궈냈다.
김민재가 무실점 승리의 중심에 섰다.
김민재는 이날 지상 경합 성공률 100%(6개 성공), 태클 6회, 클리어링 3회, 인터셉트 1회를 기록하며 완벽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게다가 세계적인 수비수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패스 성공률은 100%(113회 성공)를 달성했다. 평소 90%를 넘는 패스성공률을 자랑하지만 벤피카전은 더욱 특별했다.
그렇다고 김민재가 수비라인에서 볼만 돌리는 쉬운 패스만 한 것도 아니었다. 김민재는 이날 긴 패스도 4차례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최후방에서 질 좋은 패스로 뮌헨 빌드업에 깊숙히 관여했다.
경기 직후 축구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2003-2004 챔피언스리그 첫 날 이후 7일가지 103차례 이상의 패스를 시도해 100%를 모두 성공시킨 선수는 없었는데 김민재가 이를 달성했다"고 알렸다.
챔피언스리그에서 102개의 패스를 뿌려 모두 성공시킨 선수는 있었지만 103차례 이상의 패스는 처음이었다는 뜻이다. 김민재는 특히 103개보다 10개 더 많은 113개의 패스를 성공했다.
평소 정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점에서 상위권을 휩쓸던 김민재는 이날 만큼은 '촘촘한 수비'를 인정받아 정성적인 평가가 포함되는 독일 유력매체에서도 경기 MVP를 휩쓸었다.
우선 김민재 기량에 냉랭한 태도를 유지하던 빌트가 평점 1점을 주면서 경기 MVP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독일 언론은 선수의 개인 평점을 1~6점 사이로 매기는데 점수가 낮을수록 좋은 평점이고, 1점은 특정팀의 어지간한 대승이 아니면 한 경기에 1~2명 나올까말까한 점수다.
김민재는 이날 두 팀 선수들 통틀어 유일하게 1점을 얻었다.
빌트는 김민재에 대해 "결정적인 순간 강했고, 안정감이 넘쳤다"는 극찬을 내렸다.
독일 최고 축구전문지인 키커는 김민재에 2점을 줬는데 역시 경기 MVP로 그를 선정했다. 키커는 "수비에서 김민재는 벤피카의 반격을 막으려고 할 때 항상 깨어있었고 3배나 강했다. 뮌헨의 소유권에도 불구하고 그는 좋은 패스 플레이를 즐겼다"며 이날 김민재의 패스를 특히 칭찬했다.
뮌헨을 지휘하는 뱅상 콤파니 감독이 수비라인을 극단적으로 올리는, 수비수들에게 위험한 축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민재의 가치가 더욱 빛난다.
사진=연합뉴스 / 소파스코어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