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전북 현대 위기가 끝이 없다. K리그1 생존조차 불투명해 보이기 시작했다.
전북은 지난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맞대결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전북과 인천에게 모두 승리가 필요한 맞대결이었다. 최하위권 11~12위 간 맞대결이었지만,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이 순위를 뒤바꾸거나 전북이 달아나는 그림이 그려질 수 있었다.
하지만 전북과 인천 모두 꽁무니를 뒤로 뺐다. 두 팀 모두 선제 실점하지 않기 위해 라인을 뒤로 내리면서 서로 슈팅이 나오지 않았다. 양 팀 모두 이날 유효 슈팅이 없을 만큼 결정력마저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전북이 11위(9승 11무 16패∙승점 38), 인천이 12위(8승 12무 16패∙승점 36)를 유지했다.
적어도 9위는 해야 K리그1 잔류를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다. 10위와 11위는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10위는 K리그2 승격 플레이오프 승리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11위는 K리그2 2위 팀과 맞대결을 갖는다. 12위는 2부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전북은 파이널라운드 들어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대구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인 33라운드에 3-4 패배를 당했지만, 3골을 넣었는데 파이널라운드 34라운드부터 36라운드까지 단 한 골도 없다.
전북은 박재용, 김진규에 교체로 전병관, 안드리고, 티아고, 이승우까지 투입하면서 인천의 밀집 수비를 뚫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슈팅이 단 4개에 그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수 중 슈팅을 시도한 선수가 안드리고, 김진규밖에 없었던 점도 아쉬움을 남겼다.
경기장을 찾은 전북 팬들은 답답한 공격에 뿔이 났다. 결국 경기 종료 후 응원석 한 켠에는 "김두현 나가"라는 걸개가 나왔고 야유가 쏟아졌다. 이를 본 조성환 코치는 야유와 감독을 향한 걸개에 화를 내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에도 전북 서포터즈들이 자리를 지키고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이도현 단장까지 불러 대화를 요청했다. 김두현 감독은 계속해서 응원을 부탁했지만, 팬들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결국 양자 간 대화는 팬들의 야유로 끝났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먼저 승점 3점을 가져오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압박감, 부담감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이 든다. 홈 경기인 만큼 이기고 싶었지만, 팬들에게 죄송하다. 어차피 끝까지 싸워야 하는 싸움이다. 선수들과 끝까지 이겨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팀 컬러를 맞춰서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지만, 상대에 기회를 내줄 수 있었고 선수 변화로 해결하려고 했다. 잘 이뤄지지 않았다. 팬들의 마음과 말씀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저희는 한 경기 한 경기 이기기 위해 준비하고 결과는 아쉽지만, 축구가 원하는 대로, 생각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 부분도 있다. 선수들과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를 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결국 결과를 내야 한다. 하지만 지지 않기 위한 경기 운영이 결과를 가져오는지 의문이다. 우승 경쟁이 더 익숙한 전북에게 잔류 경쟁은 익숙하지 않다. '생존'은 무승부보다 무조건 승리가 먼저다.
전북은 오는 10일 오후 4시 30분 홈구장에서 대구FC를 홈으로 불러들인 뒤, 오는 24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광주FC와 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대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한다면, 전북은 적어도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인천과 스타일이 비슷한 대구를 상대로 김두현 감독이 또다시 현실을 택할지, 아니면 공격적으로 승리를 노릴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프로축구연맹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