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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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만 기다렸다"…'친정' 서울 원정서 'K리그 100경기' 이태석 "내가 '이런 선수다' 모두에게 보여준 경기"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11.03 08:39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포항 스틸러스 수비수 이태석이 친정팀 FC서울을 상대로 K리그 100번째 경기를 치른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원정 경기서 1-1로 비겼다. 전반 32분 강상우에게 선제 실점을 내준 포항은 곧바로 완델손의 동점골이 터지며 적지에서 무승부를 따냈다.

승점 1점을 추가한 서울은 15승9무12패, 승점 54로 4위를 유지했다. 같은 시간 김천상무가 수원FC를 1-0으로 꺾으면서 격차는 6점으로 벌어졌다. 포항 역시 승점 53(14승11무11패)로 5위를 유지했다. ACL 진출권을 놓고 승점 1점 차 살얼음판 경쟁이 이어지게 됐다.

먼저 앞서간 건 서울이었다. 포항 출신 강상우가 박스 왼쪽 골라인 부근에서 완델손과 볼경합 펼쳤고, 볼을 따낸 후 슈팅을 때렸다. 윤평국 골키퍼가 한 번 막아냈으나 튕겨나온 공을 강상우가 재차 밀어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포항이 빠르게 균형을 맞췄다. 전반 37분 코너킥 후 서울이 걷어낸 공을 잡아 후방에서 길게 연결했고, 전민광이 머리로 떨궈준 공을 완델손이 박스 안에서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로 구석에 밀어넣었다. 핸드볼 파울 여부를 봤지만 문제 없이 득점으로 인정됐다.

이후 양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서울은 후반 중반 김주성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온 게 아쉬웠다. 포항도 후반 막판 정재희가 완벽한 기회를 날린 게 뼈아팠다.



지난 여름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적한 이태석은 이적 후 처음으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지난 8월 홈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이태석이 서울 원정을 떠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마주한 이태석은 "처음으로 원정팀 라커룸을 썼다. 원래 들어와서 왼쪽으로 가야 되는데 오른쪽으로 가는 게 많이 낯설었다"면서도 "오히려 경기장에 와서 경기를 뛰다보니 더 반가웠다. 어쨌든 오늘 경기가 상당히 중요했는데 지지 않고 승점 1점을 따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 경기를 치러왔고, 부상 선수도 많다. 전술적으로도 여러가지 변화를 주면서 경기하고 있는데 이틀 운동한 것 치고 이런 결과를 갖고 올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 전 어떤 각오를 가지고 임했는지 묻자 이태석은 "그런 것보다는 팀에서 요구하는 걸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어쨌든 팀에 헌신하고 팀을 도울 수 있는 경기가 됐으면 했는데 잘 된 것 같아서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서울 선수가 아니고 포항 선수다. 포항에 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해야 되는 건 당연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내가) 이런 선수다'라는 걸 이번에 모든 분들에게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경기였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태석은 경기 중 서울의 2004년생 유망주 손승범과 치열한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도 실점을 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고, 경기장 안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경기 후에는 서울 홈 팬들 쪽으로 90도 인사를 올렸다. 이태석은 "사실 오래 있었던 팀이었고, 처음 원정을 와서 경기를 뛰고 팬들 앞에서 인사를 드린 건데 여러가지로 감정, 만감이 교차했다. 서로 인사하고 그런 상황이어서 정신 없었던 것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날 개인 통산 K리그 100번째 경기를 치른 이태석은 "사실 이 날만 기다렸던 것 같다. 100경기를 치르고 내가 이겼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사실 아쉽다"면서 "그렇다고 또 지지는 않아서 기분이 안 좋고 그런 건 없다"며 "아쉬울 건 없다. 서울이나 포항이나 똑같은 팀이고, 포항도 좋은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여러가지 축구 철학도 좋아서 상당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 반겨준 서울 선수로는 린가드를 언급했다. 이태석은 "사실 사적으로도 연락을 많이 하고 있는 선수다. 린가드가 제일 먼저 많이 반겨줬다. 경기 끝나고도 그렇고 전에도 그렇고, 그 외에 포항에 있을 때도 '얼른 와서 같은 경기장에서 뛰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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