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KIA가 7:5의 스코어로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뤄냈다. 경기 종료 후 KIA 심재학 단장이 정해영과 김도영을 끌어안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202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든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지난 28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7-5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구단 통산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했다.
3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도영은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한 김도영의 시리즈 성적은 17타수 4안타 타율 0.235 1홈런 5타점 1도루 5볼넷.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6회초 2사 1루 KIA 3루수 김도영이 삼성 이재현의 땅볼 타구를 낚아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도영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을 때보다 배로 기분이 좋다.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이라며 "삼성 타자들이나 투수들의 기세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오늘(28일) 꼭 우승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이제 프로 3년 차인데, 형들 중에서는 10년 넘게 우승하지 못한 선수도 있고 하니까 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더 집중했던 것 같다. 내가 힘든 건 힘든 것도 아니었던 것 같다. 오늘로 힘든 게 다 날아간 기분"이라며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그래도 수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은 좋은 것 같다. '이제는 (팀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고, 타격은 안 돼도 수비는 꼭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임했다. 짧은 기간 동안 수비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올해 정규시즌 38홈런-40도루로 뛰어난 타격 능력과 빠른 발을 선보인 김도영은 이번 시리즈에서 도루 1개를 기록하는 데 만족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는 "내가 도루하는 것보다도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또 단기전에서 베테랑 선배님들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고 있었다. 무작정 뛰기만 해선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해서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5회말 2사 만루 KIA 김도영이 삼성 김윤수의 폭투때 주자들을 불러들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경기에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KIA가 3-5로 끌려가던 5회말 2사 만루 김도영과 김윤수의 맞대결이었다. 1구 볼, 2구 스트라이크와 3구 헛스윙으로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김도영은 침착하게 승부를 이어갔고, 풀카운트에서 9구 볼을 골라냈다.
이때 김윤수의 폭투가 나오면서 3루주자 김태군에 이어 2루주자 박찬호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두 팀의 격차가 사라졌다. 경기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는 순간이었다. KIA는 6회말과 8회말에 각각 1점씩 추가했고, 삼성의 추격을 뿌리치고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김도영은 "그때가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이번 시리즈에서 (그 순간이) 타석에서의 마인드가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할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 루킹 삼진을 당하지 말자고 생각했고,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불리한 볼카운트가 됐을 때 '이 타석은 끝났다'라고 생각하고 스윙을 막 휘둘렀는데, 이번에는 내가 지켜야 할 것만 지키자고 마음을 먹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7회말 무사 1루 KIA 김도영이 희생번트를 시도한 뒤 삼성 투수 임창민의 야수선택으로 출루에 성공한 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광주동성고 시절부터 특급 재능으로 주목 받은 김도영은 2022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했다. 2022년 224타수 53안타 타율 0.237 3홈런 1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4, 2023년 84경기 340타수 103안타 타율 0.303 7홈런 47타점 OPS 0.824의 성적을 남겼고, 올해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3월 한 달간 1할대 타율에 머무르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4월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렸고, 141경기 544타수 189안타 타율 0.347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OPS 1.067로 시즌을 마쳤다.
기술적인 발전도 있었지만, 심리적인 안정감도 큰 도움이 됐다.
김도영에게 힘을 실어준 사람은 이범호 감독이었다. 김도영은 "코치를 맡으셨을 때와 똑같이 편안함을 느꼈다. 그랬던 코치님이 감독을 맡으셨기 때문에 그냥 난 내 할 일을 마음껏 펼쳤다. 그래서 감독님께 항상 감사하다"며 "지난해 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을 때 감독님께서 '너는 주전 선수야'라고 확신을 주셨던 게 가장 큰 도움이 됐다. 그 말이 올해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KIA가 삼성에 7:5로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이범호 감독과 김도영이 함께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맛본 김도영은 통합 2연패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더 나아가 타이거즈 왕조 구축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도영은 "충분히 왕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빠졌지만, 선수들이 각자 할 일을 충분히 했기 때문에 계속 순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 선수가 빠졌을 때 공백을 메우는 선수가 나왔다. 또 선수단의 팀워크가 좋았다고 생각한다. 투수, 야수 상관없이 다 어울려서 '원 팀'이 됐던 것 같다. 내년에도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성공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김도영은 이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참가를 위해 야구 대표팀에 합류한다. 그는 "좋은 기운을 갖고 가서 지난해 국제대회에서 하지 못했던 내 플레이를 마음껏 펼치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28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5차전 경기, KIA가 삼성에 7:5로 승리하며 7년 만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 김도영이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