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8회초 수비를 마친 KIA 곽도규가 기뻐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근한 기자) 2024년 KIA 타이거즈 마운드의 가장 큰 성과 가운데 하나는 바로 '좌완 사이드암' 곽도규의 성장이다. 정규시즌 동안 좌완 파이어볼러 필승조로 굳건히 자리 잡은 곽도규는 데뷔 첫 한국시리즈에서 하루 2경기 등판이란 쉽지 않은 과제까지 완벽하게 수행했다. 투수 등장곡이 평소보다 길어서 좋았단 곽도규의 침착함과 여유는 이미 베테랑급이었다.
곽도규는 지난 2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와 2차전 경기에 모두 등판했다.
먼저 곽도규는 서스펜디드 1차전 팀이 0-1로 뒤진 7회 초 2사 2루 위기에서 상대 외국인 타자 디아즈와 맞붙고자 마운드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데뷔전을 치른 곽도규는 디아즈를 상대로 단 3구 만에 루킹 삼진으로 돌려보내 실점을 막았다.
KIA는 7회 말 상대 연속 폭투로 인한 동점 및 역전 득점과 소크라테스,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4-1 뒤집기에 성공했다.
곽도규는 8회 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한 뒤 김영웅을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이후 곽도규는 마지막 타자 박병호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뜬공을 잡고 두 손을 번쩍 들며 격한 세리모니를 선보였다.
KIA는 8회 말 김태군의 쐐기 적시타와 9회 초 마무리 투수 정해영의 깔끔한 삼자범퇴로 5-1 승리를 지켰다.
바로 이어진 2차전에서도 곽도규는 8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하루 두 경기 등판을 소화한 곽도규는 흔들림 없이 대타 이성규를 3루 땅볼로 유도해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이어 곽도규는 김현준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KIA는 9회 초 다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을 올려 8-3 승리를 지키고 시리즈 2승을 선점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7회초 2사 2루 KIA 곽도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7회초 2사 2루 KIA 곽도규가 삼성 디아즈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한국시리즈 데뷔전부터 하루 2경기 등판으로 인상적인 결과물을 남긴 곽도규는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생각보다 긴장이 안 됐다. 외부 방해 요소에 흔들리지 않고 1구 1구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하루 두 경기를 등판한 거나 한국시리즈 데뷔전 이런 걸 다 신경 쓰지 않고 평소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라 오히려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라며 강심장의 면모를 보였다.
KIA 불펜진은 서스펜디드 1차전 6회 초 무사 1, 2루 위기를 전상현이 막자 그 순간을 기점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곽도규는 "내가 그 상황에 나갈 수도 있었다고 들었다. 나도 내가 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전)상현이 형이 나가서 정말 잘 막아주셨다. 모두가 믿는 투수답게 우리가 생각한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주셨다. 그 덕분에 불펜 투수들도 한시름 놓고, 우리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을 심어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곽도규는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등판을 마무리하면서 평소보다 격한 세리모니를 보여주기도 했다. 평소보다 길게 튼 투수 등장 곡도 곽도규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곽도규는 "원래 2아웃에서 뜬공이 나오면 어느 정도 타구를 예측하고 더그아웃으로 바로 들어가는 성향이 있다. 맞았을 때 딱 그게 느껴져서 약간 어린 아이처럼 헤벌레 웃으며 뛴 느낌(웃음)"이라며 "확실히 한국시리즈 무대가 재밌다. 경기장 응원 열기가 더 뜨겁게 느껴진다. 솔직히 가장 좋은 건 투수들의 등장 곡을 평소보다 길게 틀어준 거였다. 투수들끼리 평소처럼 5초 정도만 틀어주지 않고 더 길게 틀어준 게 승리 요인이란 말까지 나왔다"라며 미소 지었다.
곽도규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이동해 열리는 3차전과 4차전에서도 모두 등판이 가능하다며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곽도규는 "이미 푹 쉬면서 준비했기에 하루 두 경기 등판이라도 힘이 충분했다. 부담감도 별로 없었다. 2차전 준비할 때도 팔이 가벼웠다. 내일 휴식일도 있으니까 3차전과 4차전에서 모두 던지고 싶다"라며 "유주자 위기 상황에 나오는 것도 지금 몸 상태가 좋아서 재밌게 느껴진다. 우리 팀 타자들이 정말 잘하니까 전혀 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 그냥 자기가 던지는 이닝에만 집중하면 우리는 저절로 승리가 따라오는 팀"이라고 힘줘 말했다.
23일 오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2차전 경기, 8회초 KIA 곽도규가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광주, 김한준 기자
사진=광주, 김한준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