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18세에 스페인 라리가 깜짝 데뷔를 이룬 김민수를 스페인 유력지도 극찬하고 나섰다.
김민수를 소속팀인 지로나의 '한줄기 빛'으로 표현할 정도다. 초등학교 졸업 뒤 청운의 꿈을 품고 달려간 스페인에서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1일(한국시간) "어둠 속 지로나의 한줄기 빛, 대한민국의 김민수. 수많은 부상자로 인해 재능 있는 한국 선수에게 1군 진출의 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민수는 지난 20일 스페인 지로나 무니시팔 데 몬틸리비에서 열린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2024-2025시즌 라리가 10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이 0-1로 끌려가던 후반 27분 교체 출전해 꿈에 그리던 1군 데뷔를 이뤘다.
지로나는 전반 44분 미켈 오야르사발에네 내준 선제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지만 김민수의 라리가 데뷔 만큼은 큰 성과로 평가됐다.
2022년 꿈을 품고 지로나에 입단한 김민수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됐다. 지난해 여름, 올 여름 연달아 지로나 프리시즌 일정에 동행했던 그는 이후 2군팀에서 뛰다가 이번 레알 소시에다드전을 앞두고 부상자가 발생하자 1군 '콜업' 대상이 됐다.
당초 1군과 함께 훈련하다가 출전 명단엔 들지 못할 거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산체스 감독은 김민수를 교체 명단에 넣더니 후반 중반 그라운드에 집어넣어 라리가 데뷔전을 치르게 하고 그의 장래성을 인정했다.
이로써 김민수는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 기성용(마요르카)에 이어 한국인 선수로는 8번째로 라리가 무대에 서는 역사를 썼다.
오른쪽 날개로 투입된 김민수는 슈팅을 시도하지는 못했지만 11차례 볼 터치와 함께 6차례 패스에 성공하고 두 차례 볼 경합에서 한 차례를 이겨냈다.
소파스코어는 후반 추가시간을 포함해 23분 정도 뛴 김민수에게 평점 6.5로 그리 좋은 점수를 주지는 않았다.
다만 미첼 감독의 평가는 나쁘지 않아서 김민수를 계속 1군과 동행하게 하며 기회 더 줄 것임을 시사했다.
스페인 유력지 마르카에 따르면 미첼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김민수는 우리와 두 번의 프리시즌을 치렀고, 에너지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슛 능력이 있어 우리가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어 "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엔 출전할 수 없지만 돌아오는 토요일 라리가 경기에선 그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그를 스쿼드에 집어넣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아스는 김민수를 자세하게 다루며 한국에 또 하나의 재능 넘치는 선수가 나타났음은 알렸다.
아스는 "미첼 감독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김민수를 투입했다. 이는 김민수의 지로나 공식 데뷔전으로, 그는 대중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로나와 카탈루냐 지방 축구팬들에게는 알려진 선수"라며 "김민수는 이미 미첼 밑에서 프리시즌을 뛰었다. 1군이 부상자로 가득 차면서 공식 경기에 데뷔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경기가 김민수의 마지막 순간이 될 것 같지는 않다. 김민수는 더 이상 B팀에서 뛰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라스 팔마스 원정을 위해 1군에 남을 것"이라며 "김민수는 지로나 유스 아카데미에서도 가장 큰 기대를 갖고 있는 선수다. 이 타이틀은 몇 달 전까지 이케르 알메나가 갖고 있었으나 거절하기 힘든 경제적 제안을 받고 사우디아라비아로 갔다. 김민수가 이를 이어받았다"고 설명했다.
김민수의 B팀 활약도 소개했다. 아스는 "B팀에서 3골을 넣으며 지로나에서 자리를 잡은 김민수는 페예노르트와의 유스리그 경기에서 최고의 선수, 승리의 열쇠였을 뿐만 아니라 프로축구 선수로서의 자질도 갖추고 있음을 보여주면서 1군에 콜업됐다"고 덧붙였다.
지로나는 오는 23일 홈에서 슬로바키아 구단인 슬로반 브라티슬라바와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3차전을 치른다. 앞서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 네덜란드 유력 구단 페예노르트에 연속으로 패해 리그 페이즈 참가 36개팀 중 상위 24팀에 주어지는 16강 직행 혹은 플레이오프 티켓 따내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브라티슬라바 정도는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김민수는 등록 문제로 브라티슬라바전엔 뛸 수 없고, 26일 라스 팔마스 원정 경기 출전이 가능할 거라는 데 미첼 감독의 생각이다. 지로나가 챔피언스리그와 라리가를 동시에 소화하다보니 김민수에게도 기회의 문이 계속 열릴 가능성이 크다.
지로나는 김민수를 '지로나의 진주'로 부르며 애지중지 키우고 있다. 그는 경기도 광주에 있는 선동초, 광주초를 거쳐 어린 시절 스페인에 넘어간 뒤 해외 생활을 시작했다. 2020년 CE 메르칸틸, CF 담을 거친 뒤 지로나에 2년 전 입성했고 마침내 18살 나이에 라리가 데뷔전을 치렀다.
17세 10개월 만에 라리가 공식전을 누빈 이강인, 18세 7개월 만에 라리가 무대에 선 김영규에 이어 한국인 역대 3번째 최연소 데뷔 기록도 썼다.
김민수가 드디어 라리가에 첫 발을 내디뎠다. '제2의 이강인 스토리'가 나올지 주목받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지로나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