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심은경이 오랜만의 국내 컴백작인 '더 킬러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그간 활약을 이어왔던 일본 활동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심은경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더 킬러스'(감독 김종관·노덕·장항준·이명세)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더 킬러스'는 헤밍웨이 단편소설 '더 킬러스'를 대한민국 대표 감독 4인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고 탄생시킨 4편의 살인극을 담은 시네마 앤솔로지다.
이명세 감독이 직접 기획과 총괄 크리에이터로 나서 활약했으며, 영화는 20세기 미국 대표 화가로 손꼽히는 에드워드 호퍼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Nighthawks)'을 비롯해 다양한 예술작품들의 탄생에 영감을 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 '살인자들(The Killers)'을 공통된 모티브로 해 4명의 감독이 다채로운 색깔을 입혔다.
심은경은 김종관 감독의 '변신', 노덕 감독의 '업자들', 장항준 감독의 '모두가 그를 기다린다', 이명세 감독의 '무성영화'에 모두 등장해 활약을 펼친다.
심은경은 "'더 킬러스'는 제게 전환점이 돼 준 작품이다. 늘 저 자신에 대한 의심이 있었는데, '더 킬러스'를 통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구나, 해 볼 수 있구나' 용기를 얻게 됐다. 이런 다양한 장르의 집합소인 영화로 대중 앞에 설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더 킬러스'는 2018년 개봉한 '궁합' 이후 심은경의 6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주목 받았다.
2019년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넓힌 심은경은 '신문기자', '블루 아워', '동백정원' 등에 출연하며 일본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지난 2020년에는 제43회 일본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존재감을 인정 받기도 했다.
'더 킬러스' 개봉 전까지도 한국에서 영화 '별빛이 내린다'의 촬영을 마쳤고, 드라마 '박하경 여행기'에 특별출연하는 등 국내 작품과의 연도 이어갔다.
1994년 생으로, 2003년 드라마 '대장금' 아역으로 데뷔해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어엿하게 성장해 왔다. 마음 속에는 늘 연기에 대한 고민을 품어오며 "이렇게 말하면 좀 부끄럽지만, 이 일을 너무 좋아해서 잘 하고 싶기에 더 그런 것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을 당시도 돌아봤다.
"한국 활동이 힘들어서 일본으로 간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말을 이은 심은경은 "제가 (한국이) 힘들어서 일본 진출을 한다고 해서 잘 된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나. 어릴 때부터 해외 진출 생각도 컸고, 그만큼 많이 해왔었다. 한국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어디서든지 해나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그 중 한 곳이 일본이었다"고 얘기했다.
2018년 현재의 일본 소속사 유마니테와 계약을 체결한 것을 덧붙이며 "그 타이밍에 맞게 일본 진출이 됐던 것이다. 사실 일본에서의 어떤 성과보다는, 그 곳의 현장을 다양하게 경험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것인데, (여우주연상) 수상은 정말 너무 놀랐다"고 떠올렸다.
심은경은 "정말 저는 그날 회사 분들과 '처음이자 마지막 시상식 참석일텐데, 내가 언제 여길 와보겠냐. 배우 분들 보러 가자'는 마음으로 드레스도 차려 입고, 헤어스타일도 예쁘게 하고 갔다. 그런데 정말 일본의 대배우인, 야쿠쇼 코지 님이 (수상자로) 저를 호명하는 것이 아닌가. 진짜 놀랐다"고 전했다.
"'내 이름을 부르실 게 아닌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계속 했다"며 "영상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때 무대로 걸어나가는 데 경련이 일었다. 그 정도로 정말 아무런 소감도 준비를 해두지 않았던 상태였다. 제게는 예상 외의 어떤 성과들이 다가와줘서 감사했고, 겸손하게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해야되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짚었다.
심은경은 "타국 활동의 어려움이 없을 수가 없다"며 "제가 그 현장에 맞춰 적응해나가야 하는 부분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저는 연기 자체를 어려워하는 타입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부분들부터 해나가야 할 것들이 많았는데, 그 때 연기를 연습했던 순간들이 제게는 변화의 계기가 돼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향후 활동 계획도 밝혔다.
심은경은 "(일본 활동 중에도) 한국에서의 작품 출연도 계속 하고는 있었다. 공개가 되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고, 최근에 소식이 알려진 김종관 감독님의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가제)'에도 출연을 하게 돼서 이미 촬영을 다 마쳤다"고 근황을 알렸다.
이어 "앞으로도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하면서 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그 사이에 또 다른 국가의 좋은 작품 있다면, 거부하지 않고 출연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더 킬러스'는 23일 개봉한다.
사진 = ㈜루믹스미디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