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의심과 우려를 모두 날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활약해야 잘 되는 팀이라는 것을 복귀전에서 여지없이 입증했다.
손흥민이 복귀전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빙 레전드 위엄을 유감 없이 뽐냈다. 경기 최고 평점을 휩쓸면서 자신이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통쾌한 활약이었다.
손흥민이 재활하는 동안 방출설, 이적설, 퇴출설 등 많은 의심의 영국 언론 보도들이 쏟아져 나왔으나 손흥민은 실력 하나로 잠재우고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환하게 웃었다.
3주간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손흥민이 돌아온 첫 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폭발하며 토트넘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1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에서 스리톱 중 한 명으로 선발 출격한 뒤 토트넘의 4-1 대승을 알리는 마지막 골 주인공이 됐다.
토트넘을 이끄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대승이 굳어지던 후반 25분 손흥민을 빼고 티모 베르너를 집어넣었다.
지난달 말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의 홈 경기에서 허벅지 뒤 근육(햄스트링)을 다친 뒤 3주간 충분히 쉬고 그라운드에 돌아와서 100%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했다.
푹 쉰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들이 막을 수 없는 선수였다.
손흥민은 이날 전반 초반부터 감각을 끌어올렸다. 전반 15분 이른바 '손흥민 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한 것이다. 아크 왼쪽에서 이브 비수마의 패스를 받은 뒤 지체 없이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으나 오른쪽 골포스트를 아깝게 벗어났다. 손흥민도 탄식할 만큼 아쉬운 슛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감각을 예열하더니 후반 들어 맹활약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1-1 무승부를 기록하던 후반 8분 왼쪽 측면 터치라인 부근까지 빠져나간 뒤 오버래핑하던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대각선 전진 패스를 시도했다. 이를 받은 우도기가 컷백 패스를 내주자 이브 비수마가 오른발로 차 넣어 2-1 역전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요즘 높게 평가되는 역전골의 '기점' 역할을 한 것이다.
이어 후반 10분엔 상대 골키퍼 알퐁세 아레올라의 자책골을 유도했다. 손흥민이 오른발 슛 날린 것을 상대 골키퍼 알퐁세 아레올라가 놓쳤는데 이게 마침 앞에 있던 토디보 발을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손흥민 슛이 '2쿠션' 뒤 골이 됐다. 아레올라의 자책골로 기록됐으나 손흥민의 슛이 결정적이었다.
손흥민은 기어코 골까지 넣었다. 후반 15분 웨스트햄 공세를 차단한 파페 마타르 사르가 전진패스를 내줬고 이를 손흥민이 하프라인부터 질풍처럼 치고 들어갔다. 토디보와 일대일 찬스에서 그를 따돌리더니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그대로 왼발 슛을 날렸다. 볼은 골망을 출렁였고, 손흥민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찰칵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지난 8월24일 에버턴과의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홈경기 이후 57일 만에 소속팀에서 골 맛을 봤다.
울러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총 123골을 기록, 현재 아스널에서 뛰고 있는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윙어 라힘 스털링, 1999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트레블 주역인 트리니다드 도바고 축구 영웅 드와이트 요크와 함께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순위 공동 19위를 찍었다.
손흥민이 32년 역사를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에서 최다 득점 20위 안에 진입한 것이다.
손흥민은 사실 이날 해트트릭을 해도 부족하지 않을 만큼 잘 뛰었다. 득점 이후 멀티골을 노렸으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와 땅을 쳤다. 전반 감아차기를 포함해 3골까지 넣을 수 있었다.
지난 7일 손흥민 없을 때 브라이턴 원정에서 2-0으로 앞서가다가 3골 내주고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던 토트넘은 이날 손흥민의 안정적인 리딩 속에 4-1 대역전승을 거뒀다.
손흥민이 이날 경기의 영웅이었다. 각종 축구통계매체 역시 손흥민을 웨스트햄전에서 가장 빼어난 선수로 꼽았다.
'풋몹'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날 31개의 패스를 뿌려 26개를 적중, 84%의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손흥민은 이날 4차례 슈팅을 했는데 슈팅에 대한 기대득점(xG) 총합은 0.28로 나타났다. 그러나 손흥민은 이를 한 골로 완성한 것이다. 지난 시즌부터 극찬받고 있는 손흥민의 골결정력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손흥민은 풋몹에서 8.5점을 획득, 이날 동점포를 터트린 스웨덴 공격수 데얀 쿨루세브스키와 함께 경기 평점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또다른 통계매체 소파스코어에선 손흥민은 8.0점을 얻어 두 팀 선수 통틀어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쿨루세브스키와 데스티니 우도기가 기록한 7.7점보다 높았다. 후스코어드닷컴에서도 손흥민에 8.3점을 매겨 양팀 통틀어 최고 점수를 줬다.
정성적인 평가에서도 손흥민은 단연 최고였다. 런던 연고 구단을 전문으로 다루는 '풋볼런던'은 손흥민에게 9점을 줬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